거제시는 지심도 주민 강제 이주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근선l승인2020.08.04l수정2020.08.0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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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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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동백섬 지심도에서 섬 주민들이 추방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거제시가 관광개발을 목적으로 지심도 주민들을 강제 이주 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하자 거제시는 단전, 단수는 물론 행정대집행으로 강제 철거하겠다는 위협까지 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객선(도선) 운항을 중지시키겠다는 위협도 가했습니다.

지심도 선착장에는 파도를 막아줄 방파제가 없어서 입출항시 위험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도서개발 사업비 120억 원으로 방파제를 만들어 주려 했는데 최근 거제시는 석연찮은 이유로 사업비를 반납해 버리기 까지 했습니다. 참으로 치졸한 행태입니다. 관광 개발을 위해 주민들을 겁박하고 강제로 쫓아내려는 후진적 행정이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거제시는 지심도 주민들을 내쫓은 뒤 지심도를 “역사와 생태가 함께하는 힐링 관광지”나 “자연 생태 공원”등을 계획 중이라 합니다. 섬 주민들이 사라지면 섬의 역사도 사라지고 맙니다.

섬 주민들을 사지로 내몰고 섬의 역사를 단절 시키면서 만드는 ‘역사와 함께 하는 힐링 관광지’란 대체 누구를 위한 관광지일까요? 또 수십년 살아온 터전에서 주민들을 내쫓고 만드는 “자연 생태 공원”은 누구를 위한 공원일까요? 큰 섬 거제의 관광 산업 부흥을 위해 작은 섬 지심도 주민을 희생양 삼아도 좋다는 발상은 전체주의에 다름 아닙니다. 지심도의 주인은 주민들이지 결코 관광산업이 아닙니다.

지심도는 수백 년 된 고목 동백나무가 섬 전체 면적의 70%를 뒤덮고 있는 동백의 섬입니다. 10만여 평의 땅에서 15가구의 35명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은 섬이지만 년 평균 20만 명이 찾아오는 경남의 대표적 관광 섬입니다.

그런데, 지심도 주민들은 일제 강점기에 이미 섬에서 쫓겨 난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낸다면 거제시가 일제와 다른 점이 무엇이겠습니까? 과거 군사 독재 정권도 섬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내지 않았었습니다. 거제시가, 관광 산업이 군사 독재보다 더 무서울 줄 주민들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심도의 원주민들은 1936년 일본군 주둔을 위해 강제로 이주 당했다가 해방 후에야 다시 섬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부에서는 주민들에게 건축물 등기를 해주었지만 일본해군 앞으로 등기되어 있던 토지는 주민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대한민국 해군이 다시 빼앗아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1971년부터는 국방부와 토지 사용료 지불 계약을 맺고 임대료를 납부하며 살아 왔습니다. 오랫동안 자기 땅에 세 들어 사는 서러운 세월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7년 거제시가 국방부로부터 지심도 소유권을 매입하자 주민들은 땅을 되돌려 받을 꿈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거제시는 국방부로부터 소유권을 이관 받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거제시는 소유권 이관 후에도 토지를 주민들에게 되돌려주지 기는커녕 주민들을 쫓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채소를 길러먹던 텃밭의 경작도 금지 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허가 식당영업 등의 이유로 각종 단속과 제제를 가하며 주민들의 목줄을 조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국방부 소유 시절 보다 오히려 더 힘들어졌습니다. 거제시는 처음부터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줄 생각도 없으면서 주민들을 속였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거제시는 81년 만에 지심도의 소유권을 반환받았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이것은 진정한 반환이 아닙니다. 국방부에서 거제시로의 소유권 이전일 뿐입니다. 과거 지심도는 단 한 번도 거제시의 소유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환 받아야할 주체는 거제시가 아니라, 지심도의 주민들입니다. 지심도 주민들은 여전히 자기 땅의 이방인들입니다.

지심도 주민들은 대부분은 농어촌 민박 허가를 받아 합법적인 영업을 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몇 가구는 국립공원 지역 내 불법 식당 영업을 하는 등 일부 실정법을 어긴 것을 인정 합니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래서 국방부 소유일 때는 거제시도 묵인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거제시가 주민들을 범법자라 비난하며 단속하고 개발의 걸림돌로 매도하는 것은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 뒤 지심도 개발을 밀어붙이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합니다.

2000년 화재를 비롯해 그동안 지심도는 낚시꾼들이 낸 불로 섬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 뻔한 일이 수차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화재를 진압해 섬을 지켜낸 것은 주민들이었습니다.

주민들이 아니었으면 지심도의 원시림은 이미 불타 없어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지하에 저장된 몇 만 톤의 기름에 불이 옮겨 붙었다면 아마도 섬 전체가 사라지고 말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거제시는 관광개발을 이유로 섬을 지켜낸 주민들을 추방하려 합니다.

주민들의 소망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원래대로 섬에 남아 살기를 원합니다. 식당 영업을 양성화 해 살길을 찾아주길 바랍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국립공원지역이라 식당 영업 양성화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거제시의 주장과는 달리 국립공원 내 식당 영업의 양성화는 가능합니다. 국립공원이면서도 주민들이 자유롭게 생업을 이어가면서 살 수 있는 방안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공원 구역 ‘마을 지구 지정’을 얻으면 됩니다. 국립공원 내 마을 지구 지정은 국립공원에서 해제 되지 않고도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부에서 만든 좋은 제도입니다. 마을지구로 지정 되면 주택의 증개축은 물론 신축도 가능하게 됩니다. 당연히 합법적인 식당영업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국립공원에서 해제되지 않고도 마을지구 지정을 통해 식당영업 등을 하며 활발히 살아가고 있는 섬들도 있습니다. 신안 영산도, 진도 관매도, 거제 내도 등이 그런 섬입니다. 국립공원 측에서는 이들 섬의 마을 주민들을 제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명품마을로 지정해 예산지원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에서도 주민들의 삶은 지속 되어야 한다는 철학 때문입니다.

마침 금년이 10년마다 돌아오는 국립공원 구역 조정이 있는 해입니다. 지심도 역시 구역 조정을 신청해 마을지구 지정을 받으면 주민들은 섬을 떠나지 않고도 합법적인 영업을 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이라 합법적 영업이 불가하다는 거제시의 주장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거제시도 주민들을 기만하려 그런 것은 아니라, 몰라서 그랬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러니 거제시는 주민들을 쫓아내기 위해 더 이상 주민들을 겁박해서는 안 됩니다. 섬 주민들을 쫓아내고 하는 개발이 가장 나쁜 섬 개발입니다. 섬 주민들과 공존하는 섬 개발이 돼야 합니다.

거제시는 지심도 주민들의 강제 이주 시도를 즉각 멈춰 주시기 바랍니다. 지심도 주민들도 함께하는 상생의 개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아울러 과거 일제와 해군에 의해 강제 수용 당했던 토지의 소유권도 이제는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마땅합니다.

* 이글은 2020년 6월 30일 작성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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