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칠곡군청 출장비 부당수령! 눈먼 돈인데, 뭐 어때?

▲ 칠곡군청 전경

겨우 두 달간 출장비 부당수령 금액이 2,200만원?

본지가 취재한 사실에 의하면 칠곡군이 작년 11월과 12월 제도개선이란 취지로 각 부서에 자체적으로 맡겨 보고받은 출장비 부당수령 금액이 불과 두 달 기간에 2천2백만 원이나 된다.

이 사실은 정식 감사가 아닌 각 부서에서 자체적으로만 보고된것을 인식한다면 제대로 감사받았다면 도대체 얼마나 법을 어기고 출장비를 부당하게 받았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실제 본지가 취재하면서 적발한 일부 부당수령자는 여기 포함되어 있지도 않았다. 정리하면 각 과에서 이것이 전부라고 보고한 부당수령 금액만 두 달에 2천2백만 원이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 아닌가?!

▲ 특히, 사실로 드러난 부당 수령 당사자들의 조사는 둘째치고 환수 금액 부분도 2천2백이 아닌 4천4백이 되어야 마땅한데 가산금 없이 환수한 사실은 가산금 추징은 물론 상습적인 의도의 공무원은 형사 고발조치까지 하며 심각한 부패의 기본으로 일벌백계하고 있는 타 지자체의 경우와 대조적이다.

본지가 확인한 칠곡군 건설국의 2019년 9월~2020년 5월의 결과를 보면 자체환수 이후에도 여전히 부당수령이 행해지고 있었다.

현재 지방공무원법 46조 3항에 의하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에는 받은 금액의 2배의 범위에서 가산하여 징수할 수 있다”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 건설국의 2019년 9월~2020년 5월 기간만 봐도 관용차량을 사용하면 1만 원을 제하고 받아야 하는 규정을 뒤로하고 2만 원을 부당으로 받아 1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이(13명,33건)있다.

▲ 2019년 1월 9일 세올 시스템으로 개편 전 출장시간이 ‘09:00~13:00 시 4시간’ 또는 ‘13시~18시 5시간’ 등 고정되어 작성되어 있어 임의로 작성된 의혹이 든다.

▲ 출장지를 ‘관내 일원’, ‘왜관 등 3(8)개 읍면’ 등으로 모호한 명목을 달거나 목적지를 기록하지 않은 부분이 대다수로 보였고, 출장시간은 1~2시간밖에 되지 않으나, 이동시간과 업무 수행시간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출장으로 판단되는 허위작성 의혹이 드는 기록이 많다.

▲ 4시간 미만 출장에 2만 원을 받는 부당수령과(19명, 59건) 상습적 점심시간 포함 출장은 더 심각하게 보인다.(주로 일 2회 출장 중 11;00~13;00. 11;30~13;30 등으로 표기되어있다.)

모 부서 한곳의 점심시간을 포함한 출장은 이해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담당부서 A 과장은 2019년 72건 중 70건, 2020년 184건 중 94건에 B 직원은 2019년 76건 중 34건, 2020년 84건 중 45건, C 직원은 2020년 53건 중 12건, 2020년 53건 중 11건이 점심시간 출장이다. (점심시간도 출장으로 포함해 여비지급이 된다.)

당사자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 내용의 답변을 들어보니, '일부러 점심시간에 나간 것은 아니다. 그 시간에 확인할 업무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 부서의 서무직원은 세올 시스템에는 지급된 금액까지는 연동되지 않아 정보공개청구 자료에 오타가 있었다는 답변도 덧붙였다.

취재 결과 만나본 감사팀에서는 분명 개선과 재발 방지 의지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출장비 부당수령의 심각성은 1만 원 2만 원의 쌈짓돈 꿍치기로 시작돼 결국은 관행이 되어 업무 효율성마저 져버리는 결과에 이르렀다.

또한, 혈세가 부당하게 새어 나갈 수도 있는 것을 알 수 있었겠지만, 실과를 책임지는 과장과, 국장을 성역 없이 명확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자면, 현실적으론 인사권자인 단체장의 굳은 의지와 무한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행정공무원 출신으로 공무원들의 근무기강이 무너지면 일어날 수 있는 행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칠곡군수로 3선째 역임하고 있는 칠곡군수는 이 상황을 몰랐을까?

지금껏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걸 외면했다면 단체장의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고, 몰랐다면 보고체계를 무시하고 단체장을 조직적으로 속여 허수아비로 만든 감사팀은 물론이고 각부서 실과장들의 사직서를 요구해야 하는 심각한 사안 아닌가.

칠곡군청은 전방위적으로 행해진 출장비 부당수령의 문제를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관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취재하면서 만난 왜관읍 D씨는 “터질게. 터졌다. ‘정치인들의 기억이 안 난다’라는 말과 ‘공무원의 관행이었다’란 말은 90년대 이후 아직도 최고의 방패막이로 쓰이는가.“ 라고 말했다.

북삼읍의 E씨는 “10년을 검토해보면 어떨까?” 두 달의 자체조사로 2천2백만 원이면 외부감사 결과로는 얼마나 군민 혈세를 횡령했단 것인가? 하루빨리 자체조사한 가산 징수금액부터 환수해야 마땅하고, 군민들의 이름으로 칠곡군수와 공무원 전원을 고발 조치하여야 한다. 아울러, 시민감사팀을 꾸려서 주민이 전수 감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함께 농사지어 독을 채우자 하며, 머슴같이 일하는 군민들을 가볍게 여기고

구멍 난 쌀독을 감추는 주인같이 행세한 모양새인 군수와 공무원들...

‘나랏돈은 먼저 보는 이가 주인이다?’ 라는 속된말이 있다지만 4시간 2만 원 출장비를 탐내 그 많은 숫자가 여비규정 위반에 대한 무감각증과 지속적 형태를 띤 것은 절대 가볍지 않은 심각한 사안이다. 출장신청 결재 기능이 무너져 있고 사후관리 시스템조차 볼 수 없는 기이한 불합리성의 결과를 드러낸 칠곡군청의 자정능력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행정안전부에서는 수당,여비 등 부당수령행위 가산징수금 강화로 환수금액을 현행 2배에서 최대 5배로 늘리는 “지방공무원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2020년 8월 18일 입법 예고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