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본부장 직무대행 천춘배/ 이하 화물연대)는, 12월 1일 오후 1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이대근 화물연대본부 대외협력국장의 사회로 ‘남동발전 영흥화력 화물노동자 사망사고 유가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1월 28일 안타깝게도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화물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화물노동자가 스크류에 깔려 목숨을 잃은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또다시 국가 공기업 발전소에서 화물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것이다.

▲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2월 1일 오후 1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이대근 화물연대본부 대외협력국장의 사회로 ‘남동발전 영흥화력 화물노동자 사망사고 유가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고인에 대해 묵념을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화물연대는, 먼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11월 30일 고(故) 심00님의 유가족들과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을 다녀왔고, 사고 현장 CCTV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가 밝힌 내용과

유가족이 확인한 CCTV 내용은 달랐다

이어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가 유가족에게 설명한 사고 발생 상황과 이후 대처의 내용은, 유가족이 확인한 CCTV내용과 달랐다”며, “유가족이 확인한 CCTV 내용으로 판단해 봤는데,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가 발전소 전체에서 벌어지는 업무에 대한 안전의식만 있었더라면 발생하지 않을 사고였으며, 최소한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11월 30일, 한국남동발전은 <유가족에게 사과와 위로를 표한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정작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에서는 유가족에게 허위사실을 브리핑하는 등 사고 이후에도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한국남동발전이 배포한 보도 자료는, 교묘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 화물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문제점에 대해서, 유가족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고인에 대한 추모묵념, 유가족 발언(고인의 아들), 조성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의 조사결과 발표, 시민사회를 대표해 정병욱 민변노동사회위원장(변호사)의 발언, 천춘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직무대행의 요구사항 발표로 이어졌다.

▲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2월 1일 오후 1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이대근 화물연대본부 대외협력국장의 사회로 ‘남동발전 영흥화력 화물노동자 사망사고 유가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인이 된 화물노동자의 아들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유가족(고인의 아들) 발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유가족(고인의 아들) 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28일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안전장치 하나 없이 부당한 일을 하시다가 황망하게 운명을 달리하신 고 심00님의 아들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아버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명확한 사고발생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사고현장 방문과 CCTV열람을 통해 그동안 아버지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셨는지 새삼 확인하게 되었고, 사고경위 또한 얼마나 조작되었는지도 알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화력발전소 측에서 설명해준 구호 조치에 대한 브리핑과 실제 영상은 큰 차이가 있었고, 저는 또 한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아버지의 죽음이 정말 억울하고, 아버님과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CCTV 확인 결과, 사건 발생 후 제대로 된 구호조치 없이 바닥에 많은 피를 흘리며 생명을 잃어가던 아버지를 방치했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일어나고 골든타임에 관리감독관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관내119에서는 현장 출동에 왜 15분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며, 어떠한 필요조치를 취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둘째, 아버지의 직업은 운전기사입니다. 제가 아는 한 운전기사란 화물을 문제없이 단단히 묶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운전기사란 물건을 싣고 내리는 일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건을 안전하게 올리고 내리기 위한 담당자는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셋째, 열악한 근무환경입니다. 안전띠를 착용하고는 제대로 된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살기 위해 착용했던 안전띠가 죽음의 띠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안전띠에 다리가 걸려 많은 분들이 상해를 당했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안전띠를 걸기위한 안전 바는 손으로 당겨도 고무줄마냥 출렁거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사고경위에 대한 설명도 없이, 모든 책임을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고 일한 아버지에게 전가하려는 화력발전소 측의 태도입니다. 진심어린 사과와 유족에 대한 따뜻한 말이 선행되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누명을 벗겨드리고, 향후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위 분들에게 열심히 도움을 받아 저와 같은 가족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직도 차가운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하루빨리 진실이 규명되어 내일이라도 당장 아버지를 편안한 하늘나라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저의 간절한 바램이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너무 소중한 우리아빠, 너무 사랑합니다. 그곳에선 부디 행복하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가족 올림”, 감사합니다.

 

영흥발전, 조사결과 사고 은폐!

이어, 조성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조성애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영흥화력 브리핑 자료와 CCTV 기록영상 내용과 불일치하다며, 응급구조 상황 시간대별로 정리해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가 허위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현장 브리핑에서 영흥화력 안전품질실장은, “119가 도착하기 전에,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제어실 노동자가 119에 신고했다고 하는데, 실제는 석탄재를 상차하기 위해 온 화물노동자가 119로 신고 한건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 화물노동자가 사고 현장을 목격하자마자 전화를 했고, 계속 전화기를 들고 고인 주변을 오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내 119가 출동하는데 11분 이상 걸린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된다”며, “사고 후 사내 119에 연락한 시간이 언제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의 허위 보고(응급구조 상황 시간대별 정리 내용)

왜 화물노동자가 상차 작업을 해야 하는가?

이어, 영흥화력본부가 상차 작업을 하지 않은 것이라는 보도자료에도 반박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이하 ’영흥화력‘)는, 지난 11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다.

첫 번째, 발표된 내용 중 “화물차 기사들이 상차 역무가 기계 설비에 의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화물차 기사는 맨홀개방과 설비접속 등의 역무를 진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화물운송 노동자에게 차 위에 올라가 넘치는지 만차 시까지 지켜봐 달라고 한 공지사항

이에 대해, 조성애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우선 BCT차량의 특성 상 맨홀(뚜껑)을 개방하고 다시 잠그는 것은, 화물노동자의 업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설비접속은 명확히 상차 업무의 일환이고 이러한 업무는 화물노동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아니다. 별도의 작업인력을 투입해 설비접속 및 화물(석탄재)의 적재작업을 진행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노동자들은 과거에는 현장에 이러한 상차 작업을 하는 별도 인력이 존재했다고 증언한다. 이러한 인력이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화물노동자들이었다. 고인 역시 이 작업을 하다가 끝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장을 출입하는 화물노동자의 증언에 따르면, 영흥화력 역시 설비접속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화물노동자가 수행하는 상하차 작업이 고유한 업무가 아니라는 점은 고용노동부의 지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화물의 상하차 업무를 위해 수반되는 작업은, 화물노동자가 수행해야할 업무가 아니다. 또한 영흥화력은 설비접속을 화물차 기사가 수행했다는 내용을 이미 자신들의 발표자료로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인 1조 업무가 아니라는 주장,

그렇다면 홀로 일하다 방치되어도 된다는 말인가?

두 번째, 발표된 내용 중 2인 1조 업무가 아니라는 한국남동발전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국남동발전은 11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은 작업여건 등을 감안 시 2인 1조 작업장이 아니었다”고 밝히며, 그 근거로 “연료환경설비운전 적정운영인력 산정용역(2019, 11. KMAC)결과 2인 1조 구성이 필요한 작업은 컨베이어벨트 운전원과 밀폐공간(옥내저탄장)으로 한정하며, 석탄회 운송작업은 2인 1조 대상 작업이 아님. 하지만 추후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성애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제42조, 제43조, 제44조, 제49조를 근거로 “연료환경설비운전 위험장소인 엘리베이터 홀 등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대한 해소방안은, 상부 난간대, 중간 난간대, 발끝막이판 및 난간기둥으로 구성된 안전난간 설치를 통한 추락 등의 위험을 방지,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 설치,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 조치 설치,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설치와 근로자 안전대 착용, 높이 2미터 이상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필요한 조명 유지 등의 해소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 연료환경설비운전의 상주 하청업체에 대한 인력충원 문제만 다루어 석탄재 반출, 중량물 운반 등 화물노동자의 안전 문제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고, 태안화력발전소 스크류 압착 사고와 이번 영흥화력발전소 추락사고 등에 대한 안전 문제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흥화력(1~4호기)의 회처리 설비운전 업무의 인력은 증가하지 않아, 본 연구용역의 목적이었던 연구용역 P.3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제시되는 인력부족 역시, 하나의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 연료환경설비 운전 근로자의 안전 강화를 위한 적정 운영인력 산정 ­- 연료환경설비 내 위험요인(위험장소, 위험작업, 위험물질)을 식별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인력운영 기준 수립 ­- 근로자의 피로누적에 의한 안전사고, 안전관리 등 근로자에게 간접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업무환경 등)을 식별하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운영 기준 수립 ► 연구용역 P.3

따라서, “억울하게 고인이 된 화물노동자는 추락을 피할 수 없었으며, 추락 후에도 방치되어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밝혔다.

 

차 위로 올라가는 계단, 안전난간 부재하지 않았다는 주장하나

실제로는 무용지물이었으며,

위험요인에 대한 파악에 따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뿐 아니라, “차 위로 올라가는 계단, 안전난간이 부재하지 않았다는 주장하나, 실제로는 무용지물이었으며, 위험요인에 대한 파악에 따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천춘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직무대행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원청의 사과와 유가족 보상, ▲화물노동자 상하차작업 전가금지 및 상하차 작업 설비 개선, ▲안전운임제 전면 확대적용,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요구사항을 밝혔다.

요구사항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요구사항> (1)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원청의 사과와 유가족 보상 - 한국남동발전 11월 30일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사고현장이 2인 1조 대상작업이 아님, ▲차량에 상차업무는 기계설비에 의한 자동상차로 화물노동자의 상차업무가 아님, ▲ 고정식 계단 및 안전난간대 설치되어 있으며, 안전설비 구축 등 고려에프에이(하청업체)에 고지하였음을 밝히며, 원청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음 - 원청인 한국남동발전은, 하청업체인 고려에프에이에 책임전가 및 상차 작업 중 고인의 과실 등으로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음 - 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작업자 부족, 안전조치 미흡)을 명확히 밝히고, 원청차원의 책임을 물어야 함 (2) 화물노동자 상하차작업 전가금지 및 상하차 작업 설비 개선 - 상·하차 전담인력배치 - 상·하차 안전작업 매뉴얼 작성 - 상·하차 작업 설비 개선 (3) 안전운임제 전면 확대적용 -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속·과적 등 위험한 운송으로 내몰리는 화물노동자의 적정운임을 보장하여,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운임제가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화물노동자에 한해 일부 시행됨 - 한국표준산업분류표상 시멘트에만 적용되어 슬러지, 석탄재, 돌가루 등은 미 적용됨. BCT차량으로 운송되는 품목으로 적용확대 (4)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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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기자  reapg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