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광복(光復)!

빛 광, 회복할 복. 빛을 회복한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광(光)은 '영예롭게'라는 뜻의 부사적 기능이다.

중국에선 가게에 손님이 오면 "환잉광린(歡迎光臨·영예롭게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인사를 한다. 그 '광' 역시 광복에서 '광'의 용법과 같다.

따라서, 광복이란 '영예롭게 (무엇인가를) 회복한다'는 의미다.

한국인에 있어 광복은, 일제에 빼앗겼던 땅과 주권을 도로 찾았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으로 '해방'(解放)이란 단어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광복과 해방은 다르다.

광복은 빼앗긴 것을 다시 찾는 주체적·능동적 개념이다.

반면, 해방은 구속이나 억압을 풀어 놓아준다는 뜻의 타율적·수동적 개념이다.

'노예 해방'이란 말에서 보듯 해방은 누군가로부터 '풀어 놓아줌'의 은혜를 입었다는 의미가 있다.

광복(光復)이라는 어휘의 표현에는, 치욕적 일제 강점의 해방에 이어 민족의 자주적 주권이 회복된 독립의 의미가 순차적으로 담겨있다. 광복은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음을 뜻하는 말이다.

광복(光復)을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렇다.

1895년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다. 일제는 외교권에 이어 사법권과 경찰권을 빼앗고 이완용 등의 친일 내각을 앞세워 우리의 국권을 강제로 빼앗았다.

그 후, 35년간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긴 채 일제의 식민 통치를 받게 된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연합군에 패하면서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했다.

광복의 어원은, 당나라 때 편찬된 역사서 진서(晉書) 환온전(桓溫傳)에 나온 '광복구경'(光復舊京)에서 유래한다.

광복구경은 옛 도읍을 회복한다는 뜻이다. '환온전'은 동진(東晉)의 장군이자 정치가였던 환온(桓溫)의 기록이다. 조조, 유비, 손권의 삼국시대가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에 의해 통일되었다.

그는 국호를 '진'(晉)으로 정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진은 '8왕의 난'이 일어나 분열됐고 그 틈을 타 북방 이민족들이 남하했다.

화북 지역은 5개 이민족이 세운 16개의 국가가 난립했다.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 시대의 개막이다. 진은 강남지역으로 쫓겨나면서 동진으로 재건됐다. 동진의 초대황제 사마예의 숙원사업은 북벌을 통한 '고토(古土) 회복'이었다.

이때 북벌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환온이었다.

환온은, 출정에 앞서 황제에게 다음과 같은 상소문을 제출했다. "북방 이민족에 정복당한 중원을 되찾아 도읍을 다시 회복하겠습니다(光復舊京, 疆理華 也作 光復舊物)"라는 내용이었다.

8월 15일은, 제76주년 광복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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