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애인단체들, “연수구 장애인 학대시설 철저히 조사하여, 강력히 처벌하라!”

지난 6일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이용자 A씨가 식사 도중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SBS 보도를 통해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식사 중 김밥 먹는 것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현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시설 종사자는 A씨의 행동을 제압한 상태에서 억지로 음식을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안타깝게도 기도가 막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이 기자회견을 진항하고 있다.@사진 제공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기자회견에서 신영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와 관련해,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연수구청 현관 앞에서 장종이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학대시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강력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조영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장, 문강석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연수지회장, 신영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의 규탄 및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발언이 있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의 사법당국과 연수구에 대한 주요 요구사항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진행할 것,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일벌백계할 것, 학대 피해자 및 학대시설 이용자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이다.

▲ 기자회견에서 조영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기자회견에서 문강석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연수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고남석 연수구청장과의 면담 내용은?

기자회견 이후 장애인단체들과 연수구청장(구청장 고남석)과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연수구청장 면담에 관련해, “연수구청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과 사과를 하였고, 우선 경찰수사와 관련해서 적극 협조하기로 하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수구청장은 “장애인주간보호센터의 폐쇄도 고려하고 있는데, 이용인이 다른 센터로 옮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답했는데, 이 부분은 면담에 참여했던 장애인단체 성원들도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연수구청장은 “현재 주간보호센터는 시설이 노후화되어 있기도 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선학동에 발달장애인적업훈련센터가 완공되니 이쪽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때까지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해당 센터의 법인과 관련해서 운영가능한 법인을 공모할 것인지? 아니면 구청에서 직접 운영할 것인지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장애인부모연대는 “사건이 개인의 일탈을 넘어서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현장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관련기관 TF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추경을 통해서 예산을 마련하여 9월 이후 구성키로 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날 밝힌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장애인 학대시설 철저히 조사하여 강력히 처벌하라!

연수구청장은 즉각 면담에 응하라!

장애인 학대시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이용자 A씨가 식사 도중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SBS 보도를 통해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식사 중 김밥 먹는 것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현했고 지속적으로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시설 종사자는 A씨의 행동을 제압한 상태에서 억지로 음식을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안타깝게도 기도가 막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에 우리는 연수구와 사법당국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라.

사건 발생 후 A씨의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몇 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A씨의 부모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지속적인 학대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시설 운영상의 부실과 연수구청의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부모의 국민청원 내용을 토대로 볼 때, 해당시설은 이용인들의 대한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되었는지, 기관은 운영을 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것인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연수구청은 책임을 다하였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A씨 사망사건은 발달장애인 학대와 부실한 운영, 지자체의 형식적인 관리감독 등이 누적된 부실한 구조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우리는 A씨의 사망사건 뿐만 아니라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청한다.

둘째,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그동안 시설에서 발달장애인 인권 침해나 학대 등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대체로 가벼운 형량의 처벌이 내려져왔다.

이는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인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살인이다. 그러나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유사 사건들은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로 다루어져 왔다.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정상참작 되어 나온 재판결과들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우리사회에 만연해있음을 사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이번 사건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 철저히 무시된 결과로 발생한 사건임을 명백히 밝히고, 당사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관련자들에 대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셋째, 학대 피해자 및 학대시설 이용자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해당 시설은 연수구의 많은 장애인 가족의 염원으로 2014년 연수구 직영으로 설립되었다. 직영 1년 만에 돌연 민간위탁으로 전환하여 2015년부터 운영되어 왔다.

민간위탁으로 전환되며, 서비스 질 하락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학대발생시설은 마땅히 폐쇄되어야 하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연수구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해 뚜렷한 대책 없이 폐쇄하는 것은 남은 발달장애인 이용자들과 그 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히는 일이다.

또한 학대에 노출되었던 시설 이용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와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