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선거 때 볼만한 블랙 코매디 냇플릭스 영화 중에 돈 룩 업(Don't Look Up)이라는 게 있다.

"에베레스트 산 크기의 혜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지구 멸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영화 ‘돈 룩 업’은, 지구와 인류에게 닥친 절대절명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다.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 한다던가, 혜성이 지구로 떨어진다는 설정은, 그동안 많이 봐왔던 터라 또 그렇고 그런, 뻔한 재난 영화가 한 편 더해지는 건 아닌가 싶지만 ‘돈 룩 업’은, 그동안의 재난 영화가 보여 왔던 문법과 다른 길을 간다.

천문학과 대학원생인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천체 관측 중 새로운 혜성을 발견한다. 기쁨은 잠시, 담당 교수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박사는 이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기껏 6개월 14일 남았다.

그들은 이 위기를 널리 알리고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관료들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들은 생일 파티나 즐기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일 오라고 말만 한다.

‘돈 룩 업’에서도 인류에게 닥친 심각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유머와 위트를 더해 신랄한 풍자극을 완성했다.

소행성 충돌이라는 거대한 재난이 다가오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지하고 무관심한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냉소적으로 담아내 재미와 공감은 물론,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실컷 웃다 가도 씁쓸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돈 룩 업’이 그리는 현실이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지구 멸망의 위험 앞에서도 바로 눈앞에 놓인 이익과 소셜 미디어에만 집착하는 영화 속 ‘대중’은 지금 당장 우리들 일상과 닮아 있다.

중요한 게 무엇인지 놓치고, 외면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대변한다.

영화의 결말이 아프면서도 통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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