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수 ; 개미뉴스 강원도 주재기자

지난 7월 21일부터 22일까지 원주시에서는 '2017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설명회'가 개최됐다.

지자체 절반이 최저임금 위반이라는 조사결과를 얼마 전에 민주노총에서 발표한 바 있다. 노동부가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최저임금 산정방법을 바꿈으로써 최저임금 위반 논란에서 벗어나는 편법을 가르쳐주어서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원주에서 전국의 800여 명의 지방자치단체 예산담당자들이 모인 가운데 '2017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설명회'가 개최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밖에서는 민주노총의 원주지부의 항의집회가 개최됐다. 중부일반노조 조합원들이 가장 많이 참석했다. 이선인 전국 일반노조 위원장은 “전국의 지자체 예산담당자들이 적법한 임금을 산정할 것과,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원주시에서도 최근 2년 간 연속해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위반으로 감사원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다음 년도 인건비를 책정할 때, 당해 연도 최저임금을 기본으로 해서 산정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 해에는 무조건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법을 위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행정자치부가 작성한 설명회 자료집에는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자치단체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 근로자 보수를 예산에 편성한 사례가 발생'하였으며, 따라서 '최저임금법이 정하는 사항을 준수하도록 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명시'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부의 지침처럼 편법으로 최저임금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상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최저임금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은 그야말로 최저한도의 임금이다. 그러니 최저임금 위반하지 않은 걸 자랑이라고 할 수는 없을 뿐 아니라, 정부기관에서 최저임금 위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대응은 문제가 있다. 노동자들에게 일을 시키려면 제대로 된 임금을 주고 일을 시켜야 한다. 하루의 노동을 통해서 적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제대로 된 사람대접이다.

당장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없다면, 일반노조의 주장처럼 시중노임 단가라도 적용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는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뿐 아니라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체제의 선진국들 중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경제살리기’라고 판단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노력하고 있다. 이미 1만 원 이상 지급하는 국가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경제살리기 해법은 역주행을 하고 있다.

2017년 최저임금이 노동계가 빠진 상태에서 결정됐다. 시급이 6,470원이다. 1일 임금은 51,760원(6,470원×8시간)이다. 월 209시간을 기준해 보면 월급은 1,352,230원이 된다. 노동자∙서민들이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그렇게 목소리 높여 외쳤지만, 다 무시되고 시급이 6,47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자∙서민들의 주머니에 돈이 없는데 경제가 살아 날 리가 없다. 노동자∙서민들의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소비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살아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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