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대한법률경제신문사 대표이사 등

세인트키츠네비스(Saint Kitts and Nevis)를 아는 사람들은 얼마 안 된다. 조세회피, 국적 세탁, 특별한 사업 아니고는 이런 나라를 연구할 필요가 없다.

중앙 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있는 나라이다. 거기 작은 점처럼 연결된 남부 섬들이 '앤틸리스 열도'다. 이 열도의 북쪽 섬들을 리워드제도라고 하는데,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화산섬인 세인트키츠와 네비스,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두 섬을 묶어 33년 전 독립한 나라가 '세인트키츠네비스 연방'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다툼 끝에 1782년 세인트키츠섬에 대한 영국 통치가 확립되었고, 이듬해 네비스섬과 함께 영국령이 되었다. 1967년부터 영국 연방주로 지내다 1983년 9월 19일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 연방으로 독립하였다.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서 가장 늦게 독립한 신생국이다.

수도인 바스테르(Basseterre)는 세인트키츠의 남서 해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카리브 지역의 주요 환적항이다. 현재는 애칭이었던 세인트키츠 네비스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지만, 정식 명칭인 세인트크리스토퍼 네비스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해안선의 길이는 135㎞이고, 면적은 261㎢로 경기도 고양시만 한 땅에서 지금 강원도 태백시 수준인 5만 1,936명(2015년 현재) 명이 산다. 미주 대륙에서 가장 작고 가장 늦게 홀로 선 나라다.

아프리카계 흑인이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식민지 초기부터 사탕수수 재배와 제당업이 주산업이었지만 2005년 이후 중단되었고, 현재는 관광업과 역외 금융업이 주요 산업이다.

요즘 세인트키츠네비스(Saint Kitts and Nevis)라는 나라의 중요한 돈벌이는 국적 장사다. 25만 달러를 예금하거나 40만 달러를 투자하면 국적을 준다. 인터넷 공간에 브로커가 판을 친다. 방문도, 의무 체류도 필요 없다.

카리브해 낙도로 떠나 자식을 한국을 지배할 권력자로 키우겠다는 한국의 이상한 맹모(孟母)들이 찾는 곳이다. 몇 년 전 남미 온두라스 위조 여권으로 자녀를 국내 외국인 학교에 넣었다가 걸렸던 우병우의 처제가 이번엔 아예 다른 국적을 얻어 자식을 다시 외국인 학교에 입학시켰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새 조국' 세인트키츠네비스가 어디쯤 붙어 있는지 알기나 할까. 우 수석 처제 덕분에 세상 별별 나라 공부를 다 해본다.

'낙도(落島)의 알거지'에서 '미국의 아버지'로 성장했고, '아메리칸 드림'의 선구자였던 알렉산더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다. 초대 재무장관으로 중앙은행을 만들고 경제의 초석을 다졌다. 미 헌법의 기초자(起草者)이기도 하다. 덕분에 10달러 지폐 속 인물로 대접받고 있지만 그의 인생엔 그늘이 있었다.

출신 때문이다. 평생 맞수 토머스 제퍼슨을 비롯한 '건국의 아버지들' 중엔 출신지가 달라도 힘깨나 쓰는 집안 출신이 많았다. 해밀턴은 영국 식민지였던 세인트키츠 네비스 연방에서 태어났다.

남편이 못마땅해 섬으로 도망 온 프랑스계 여인이 영국계 소상인 남자와 동거하다 낳았다. 얼마 후 해밀턴의 아버지는 도망갔다. 어머니는 그가 열 살 때 숨을 거뒀다. 유산도 못 받았지만 그에겐 인내와 성실, 도전적 글과 말솜씨, 탁월한 정치력이 있었다.

해밀턴과 왕년의 단거리 육상 스타 킴 콜린스가 세상에 세인트키츠네비스(Saint Kitts and Nevis)를 알린 거의 유일한 국민들일 것이다.

독립 후 백인이 사라지고 사탕수수 농장에 끌려 온 흑인 노예의 후손이 국민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문이 남지 않아 이제 사탕수수 농업은 파산 지경이다. 갱들이 설쳐 치안은 불안하다.

그런데 이 나라 국민이 되겠다고 제 발로 국적(國籍)을 얻은 한국인이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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