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초과이윤세(windfall profit tax) = 횡재세

세금은 중요한 일을 한다.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비용이고, 살림살이며, 소득 분배의 자원이다.

민주주의는 세금혁명이다.

요새 도입을 원하는 세금은, 횡재세로 불리는 초과이윤세(windfall profit tax)다.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법인이나 자연인에 대하여 그 초과분에 보통소득세 외에 추가적으로 징수하는 소득세다.

이는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수익에 부과하는 것이어서, ‘횡재세’라 부르기도 한다.

이 초과이윤세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업종에 부과해, 사회복지 등 분배정책에 사용되기도 한다.

횡재세 대상은, 코로나 백신으로 돈 번 회사들과 막대한 석유이익을 챙긴 엑손모빌(석유회사)이다.

“엑손모빌(석유회사)이 지난해 하느님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지난달 에너지 기업 공격에 나섰다.

지난해 수익을 거론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보다 몇 배 더 벌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유회사, 은행, 건설회사 등이다.

정부는 고공행진 하는 기름값 안정화 대책으로 유류세 인하 카드를 잇따라 내놓지만 정유회사들은 정부가 발표하는 예상 인하폭에 턱없이 못 미치는 ‘찔끔’에 그쳤다.

정유사가 마진을 챙기는 기회가 됐다. 국내 정유 4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조7668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조 5079억원, 100% 이상 늘었다. 2분기도 1분기와 비슷할 전망이다.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 2 월에 5~7 달러였던 정제마진이 5월 첫째 주에 24.2 달러까지 오르는 등 매주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유사들이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정유회사 폭리에 세계 각국이 초과이윤세 즉 ‘횡재세’ 칼을 빼 들고 있다.

영국 정부는 “석유 가스 기업들이 혁신이 아니라 전쟁으로 떼돈을 벌었다”며 기존 법인세에 25%를 더 얹어 세금을 부과한다. 미국도 기존 법인세에 21%의 연방세를 추가로 물리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정부들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한국 정치권도 ‘횡재세’가 논의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 세계적 추세대로 횡재세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토지개발에 따른 초과이득을 환수하는 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유류세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도 필요하다. 1994년 교통세로 도입됐을 때는 10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과세 기한을 3년 주기로 연장해 2024년까지로 늘어났다.

국민 고통을 바탕으로 이익을 취하는 정유회사, 은행, 건설회사 등은 정상이 아니다.

남들이 피 흘리는 대가로 그저 얻은 횡재세다.

이건 정확히 말하면, 영국의 전설적 의적 로빈후드에서 유래된 로빈 후드세(Robin Hood tax)다.

'로빈후드세'는 탐욕스러운 부자들에게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을 돕는 로빈후드와 유사하다 붙여진 이름이다.

로빈후드 영웅담엔 물론 비극이 있다. 모든 세금이 그렇다.

재산을 뺏긴 자들이 그걸 만회하려고 서민들을 더 수탈하면서 서민들의 고통과 가난이 더 심해진 것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로빈후드 효과'다.

스웨덴은 1910년 부유세를 도입해 복지국가의 상징이 됐지만, 투자와 창업이 위축돼 실업률이 급증했고 결국 폐지했다.

프랑스 역시 이런 이유 때문에 나라를 탈출한 사람이 수천 명. 명배우 알랭 들롱도 그중 하나다.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미국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세금은 죽음과 마찬가지로 유쾌하지 못한 현실이지만 세금이나 죽음을 폐지할 수는 없다'라고 했다.

정부가 조세원칙과 부의 분배, 공정과 상식,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게, 합리적으로, 제대로 고치길 기대한다.

특정산업, 특정 회사, 특정 직업만 돈벌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세금은 중요한 통치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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