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창희 녹색당 인천시당 운영위원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9.24 기후정의행진에 인천시민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거리에 나선 녹색당과 노동당의 당원들입니다.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 속을 살고 있으며, 기후재앙을 향해 맹렬히 돌진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뉴스를 틀면 지구 어딘가에서 몇백 년만의 이상기후가 찾아왔다는 뉴스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럽 각지에서는 과거 기록적인 가뭄시기에 만들어진 '헝거스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합니다. 독일 엘베강에서 모습을 드러낸 헝거스톤에는 '내가 보이면 울어라'라고 써있다고 합니다.

1616년에 만들어진 이 헝거스톤에는 가뭄이 흉작, 식량부족, 물가상승, 굶주림 등을 불러왔다는 내용도 함께 담겨있다고 합니다.

기후위기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에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들이닥쳤습니다. 몇해 전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대형산불이 수개월간 불타며 수억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호주산불의 경우, 서울시 면적의 658배의 삼림이 불타올랐다고 합니다. 이런 모든 자연재해(인재인가?)는 기후위기를 다시 강화시키는 되먹임 작용을 합니다.

거대한 산불 같은 재해 자체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재해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대응에서도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마련입니다.

올해 4월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가 승인, 발표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기온 1.5℃ 상승 도달 예상 시점이 2021~2040년으로 앞당겨졌습니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분명히 이해해야합니다.

한국 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의 통계에 따르면, 10대 그룹이 국내 온실가스의 36%를 배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공기업인 한전과 그 자회사를 포함하면 국내 온실가스의 64%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민간기업 중 최다 배출기업이며 국배 배출량 기여도가 12~13%에 이릅니다.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이자 영흥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남동발전(주)는, 1년에 4252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이는 통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천시에서 배출하는 모든 온실가스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양입니다.

이들을 그대로 두고는 기후위기대응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의 주범은 이들이며 그에 따른 책임이 막중합니다.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 시장을 도입하고 탄소에 가격을 매기면, 시장의 효율성이 동작하고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습니다.

한국 민간 기업 중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지만, 탄소배출권을 팔아 5,0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포스코의 사례 등에서 시장을 중심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시도의 한계를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귀가 따갑게 들어온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일회용이 아닌 장바구니를 사용하며, 일회용 컵이 아닌 텀블러를 사용하고, 자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애용하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자는 등의 기후문제에 대한 시민 개인의 실천을 강조하는 이야기말입니다.

이것들 모두 의미가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절대 파국으로 치닫는 기후위기의 방향을 돌려세울 수 없습니다.

개인의 소비의 영역이 아니라 거대자본의 이윤을 위한 활동 생산의 영역에서부터 문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기업들의 수입, 제조, 유통 등의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여야합니다.

공기업의 에너지 생산을 신재생에너지로 적극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진정 책임있는 자들에게 온당한 책임을 요구하지 않을 때, 올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던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 침수위험지역에 사는 사람들, 그를 복구하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위험에도 출퇴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같은 일을 겪어야할지 모릅니다.

인천시민여러분!

9.24 기후정의행진 추진위원으로 함께 해주십시오.

9월 24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이들이 모두 모이려고 합니다.

수없는 세월동안 쌓여온 화석연료를 초단기간 내에 뽑아내 불태우며 이윤만을 극대화해온 기업들에게 온당한 책임을 요구해야합니다.

끊임없는 성장만을 우선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지구의 생태적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라고 외쳐야합니다.

성장과 이윤이 아닌 생태적 평화와 평등, 정의로운 기후위기 대응을 외쳐야합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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