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지하철 무임(무상)승차 연령상향을 반대한다!

- 노인복지법에 따른 65세 이상 무임승차는, 무상교통복지

- 노인연령을 높인다고, 노인빈곤 문제가 사라지지 않아

- 노인빈곤율 OECD 1위인 나라에서, 노인복지 후퇴시키면 안 돼

- 노인연령인상은, 기초연금 등 관련되는 법률을 종합 검토해야

- 지하철 적자 요인은, 시설투자보수·관리운영비!

정부가 예산 지원해야

o 무임승차 나이 상향은, 노인복지 후퇴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상승차가 서울지하철 적자 요인이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이 무임승차 한다고 적자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가공된 거짓논리이다.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출퇴근 시간에 65세 이상 노인 탑승으로 인해, 요금을 내고 타는 다른 승객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어 손실이 발생하면 모를까, 65세 이상 노인이 탑승했다고 손실이 발생한다는 논리는 매우 허구적이다.

지하철 적자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술책이다.

만약, 노인 무임승차 혜택을 없애 노인들이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하철 적자가 사라지거나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지하철 요금을 어떻게 책정할 것이냐의 문제일 뿐이다.

공공교통요금인 지하철요금을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이용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냐, 아니면 국가가 일정부분을 보전할 것이냐의 정책적 선택의 문제이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서울지하철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기획재정부는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이며 반대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인복지법> 26조(경로우대) 위반이다.

이런 논리라면 머지않아 70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만큼 적자가 발생하면 노인연령을 75세, 80세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65세 이상 전체 노인이 모두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이가 들고 연로해지면 지하철 이용을 할 수 없게 된다.

최근 유엔에서는 0~17세는 ‘미성년자(underage), 18~65세는 ‘청년(Youth or young people)’, 66~79세는 ‘중년(Middle Aged)’, 80세 이상은 ‘노인(Elderly or senior)’, 100세 이상은 ‘장수 노인(Long-lived elderly)’ 등 새로운 연령 구분이 논의 중이다.

우리나라도 수명이 늘어나고 노인건강이 향상되어 노인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노인연령을 높이는 것과 복지를 후퇴시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노인의 경우도 소득이나 재산, 직업에 따라 계급·계층 간 격차가 커지고, 건강상태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출산율의 하락과 농촌에 거주하던 청장년층이 도시로 이주함에 따라 60~70대가 청년회 회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시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 연령이 72.6세라고 조사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여전히 대부분의 직장 정년은 60세이고, 노인노동자 비율이 늘어난다고 해도 고용이 불안한 저임금 단시간 노동자일 뿐이다.

따라서, 노인기준연령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이것과 연동해 65세 이상 무임(무상)승차 등 복지혜택을 줄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o 재산과 소득의 차이는 세금으로 형평성을 제고할 문제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가 적자의 원인처럼 오도된 것은, 용어 사용이 잘못도 크다. ‘공짜’라는 의미의 ‘무임승차’를 ‘무상승차’로 바꿔 불러야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요금을 내지 않고 버스나 전철을 이용한다. 이 경우 무임승차라 하지 않는다.

만약, 이를 무임승차로 규정한다면 지하철 적자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급식의 경우 ‘무임급식’이라 하지 않고 ‘무상급식’이라 부른다.

만약, 무임금식이라면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연간 ‘급식비적자’라고 주장할 것이다.

당연히 조세재정을 통해 정부가 지원한다. 이를 시행하지 않으려다 오세훈 시장은 임기 도중 사퇴한 바도 있다.

무상승차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이를 상향하거나 개인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미국은 최대 50% 할인한다거나, 일본처럼 소득에 따라 할인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 방법은 현재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처럼 매년 재산과 소득의 변경에 따라 할인율을 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도 소득이나 재산의 정확한 파악 등 행정적 비용이 수반된다.

대가족이 분열하고 1인 가족이 증가하는 핵가족 시대가 되었지만, 우리사회는 여전히 가족공동체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노인의 재산(소유여부)과 소득(이전 소득 포함)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할인혜택을 재산으로 차등으로 하기보다는, 재산을 직접 소유하고 있든 아니면 자식들에게 양도했든 재산세를 부과하면 될 것이다.

소득으로 차등하는 문제 역시 요금을 차등할 게 아니라, 연금을 포함해 소득에 따라 세금을 형평성 있게 부과하면 될 일이다. 세금을 통해 정부재정을 확충하고, 국가기간산업이자 공공교통시설인 지하철 운영비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o 지하철 무임승차를 세대 간 갈등으로 몰아가서는 안 돼

노인의 지하철 무상승차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면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데, 이 경우 청장년들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는 특정 세대가 다른 세대에 일방적으로 지원해주는 제도가 아니다. 복지는 계층적 사회적 연대이기도 하지만, 세대 간 연대이기도 하다. 이것은 전통적인 품앗이처럼 공동체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원리이다.

한편으로 노인은 무조건 세금을 내지 않고 혜택만 본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노인에 따라 다르지만 노인도 재산이나 소득이 있는 경우 세금을 납부한다. 소비세는 세대를 불문하고 공히 10% 부담한다.

오히려, 재산도 없고 실업상태에 있거나 일자리가 있더라도 비정규 단시간 노동으로 근로소득세 면세점 이하의 낮은 소득이라면, 재산세나 소득세가 없는 청년들도 많을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가 시행된 지 39년이 지났다.

올 해 우임승차 혜택을 받게 되는 만 65세 노인의 경우, 약 30여 년간(60세 정년 기준으로) 낸 세금으로 선배나 부모세대들이 지하철 무임승차에 기여했다.

그들이 지금부터 85세까지 지하철을 무임승차 한다고 해도, 20년 밖에 혜택을 보지 못한다. 물론 건강을 유지하고 장수한다면 자신이 기여한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머지않아 지금 요금을 내고 승차하는 청장년층도 65세가 되면, 다음 세대의 도움으로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니 공평한 일이다.

o 노인활동의 사회경제적 효과가 더 커

- 무상승차 버스까지 확대해야

노인들이 무상승차를 통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을 두고, 지하철의 적자나 손실 요인으로 바라보는 것은 잘못이다. 노인들이 무상으로 지하철을 이용해 활발하게 외부활동을 함으로써 노인우울증 감소, 교통사고 감소, 의료비 절감, 지역관광활성화 등에 기여해 더 많은 사회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분석과 주장도 많다.

지하철 무상승차를 줄일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인 버스까지 노인들의 무상승차를 늘려야 할 것이다.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역차별을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수명이 늘어나 선진국이 되었지만, 마지막 20여년을 병에 시달린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1천만 노인시대에 노인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다. 작년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개인별 연간 진료건수 중 최고 1200여건이라 발표했다.

300일 기준으로 하루 4곳의 병의원을 다닌 셈이다. 가히 의료쇼핑이라 할 만하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노인의 이동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하고 동시에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노인의 수도 급격하고 감소하고 있다. 동시에 배우자 사별 등으로 독거 노인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인우울증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이유까지 겹쳐 노인자살률이 세계 최고수준이다. 노인들이 집에만 갇혀 있지 않고 외출하는 것은, 장려해야 할 일이다.

수도권에서 춘천, 양평, 문산, 아산 등 장거리 지하철의 경우, 노인 무임승차가 아니면 탑승률이 줄어들 것이다. 이 경우 수도권에서 이동하는 노인수기 줄어들 것이고, 소비 또한 줄어들 것이다.

o 지하철 적자원인은 공공시설유지관리비 증가 탓, 정부와 서울시 예산지원 늘려야

정부와 지자체는 지하철 적자가 노인 무임승차 때문이라며, 노인빈곤율 세계 1위의 노인복지 후진국에서 그나마 존재하던 작은 복지조차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서울지하철 영업손실은 연간 5천억 원 정도였는데, 그 중 노인들의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2~3천억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연간 영업손실은 1조원에 달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적자 원인이 노인 무임승차가 아니라, 공공시설유지관리비 상승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물론, 요금을 인상하면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것은 공공요금손실분에 대한 국가책임을 포기하는 일이다.

국회에서는 여야가 공익서비스손실보전(PSO : Public Service Obligation)을 위한 예산확보에 동의했지만, 이 역시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무임승차는 중앙정부가 결정하고 책임은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복지법 제26조(경로우대) ①항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65세 이상 노인에게 수송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39년째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노인 무임승차 논란은, 부자세금 깎아주고 가난한 노인들 주머니 털어가려는 모략이다.

노인연령을 높이려면 <노인복지법>의 경로우대 조항을 ‘교통복지’ 차원에서 다른 법률로 이동하거나 새롭게 제정해야 한다.

동시에 기초연금 등 65세 기준과 관련 된 모든 법률을 제·개정해야 한다. 단순히 설문조사나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만으로 제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무임승차를 ‘70세’로 높인다는 것은 너무나 자의적인 판단이다.

설령, 노인들의 무상승차로 인한 전국 지하철 연간 손실액 5,500억 원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2023년 정부예산 639조원의 0.086%, 보건복지부예산 109조원의 0.5%에 불과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공공예산 즉,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지하철 무임(무상)승차 연령상향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구호>

- 노인빈곤률 세계 1위인 나라에서 교통복지 축소 왠 말이냐!

- 지하철 적자원이 노인무임승차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 지하철 적자원인은 시설관리유지비 증가 탓이다!

- 지하철 무임승차가 아니라, 학교‘무상급식’처럼 ‘무상승차’다!

- <노인복지법> 위반하는 지하철 무임승차 70세 상향 시도 중단하라!

- 무임승차를 둘러싸고 노인과 청년의 세대갈등 조장 말라!

- 무임승차는 공동체 사회의 세대 간 연대다!

- 지금 무임승차 노인들은 젊은 시절 부모와 선배세대들의 무임승차를 지원했다!

- 노인무임승차는 이동과 건강증진으로 의료비를 감소시킨다!

- 노인연령 상향이 노인복지 축소 이유가 될 수 없다!

- 정부는 지하철에 공공교통 예산을 지원하라!

2023. 2. 15.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 / 평등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