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노동•정치•사람 운영위원 진해드림요양병원 원장

건설노동자들(타워크레인)에 대한 월례비 없애자.

찬성한다.

근데 그럼 그간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연장근로나 장비 추가투입 기피 및 타워크레인 임대구조도 모두 없애자.

타워크레인은 건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다. 그래서 예전에는 건설사가 타워크레인을 모두 직접 소유했고 조종사도 직접 고용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게 외주로 넘어갔다. 그러면서 타워크레인 임대업체들이 건설사와 임대계약을 맺고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건설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싸게 임대계약을 맺으려고 한다.

필요한 타워크레인 숫자도 최소화한다. 그렇게 부족한 숫자로 싸게 임대계약을 맺어놓고도, 공사기간(이하 공기)은 또 최대한 단축하고 싶어 한다.(공기가 바로 돈이니까. 공사비의 대부분을 PF대출 등 대출로 조달하는 입장에서 공기가 늘어나면 바로 이자 등 금융비용이 늘어난다.)

그래서 실제로는 이렇게 되었다.

타워크레인 숫자는 적은데 추가 작업 즉 연장근로를 요구한다. 또 원래는 타워크레인을 추가투입하거나 트럭이나 지게차 등 다른 장비를 동원해서 운반해야 할 자재들까지 전부 타워크레인으로 옮겨달라고 한다. 그럼 일이 훨씬 빨라지거든.

거푸집 철거 같은 것도 타워크레인에게 맡긴다. 원래 이건 타워크레인 업무가 아닌데도.

자, 그럼 조종사 입장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연장근로와 추가 업무, 과도한 노동강도를 그대로 인정해야 하나?

그리는 못하겠다고 하니까, 그럼 별도로 돈 더 줄테니까 해달라고 한다. 이게 월례비다.

(사실은 하나가 더 있다.

타워크레인이 어느 자재를 먼저 옮기는가에 따라, 해당 작업을 하는 하청업체들의 작업시간 내지 공수가 상당히 달라진다.

그래서, 하청업체들이 우리 쪽 작업을 먼저 해달라고 주는 돈도 있었다.

즉, 일종의 급행료다.

이건 원래는 하청업체들이 업종별로 모아서 주었다. 우리 업종부터 먼저 해달라고.

그런데, 원청에서 하청에 주는 돈이 적다보니 하청도 빠듯하고, 그래서 최근에는 아예 원청에서 직접 월례비를 지급하는 경우도 많다)

즉, 월례비는 건설노조나 노동자가 먼저 달라고 한 게 아니다.

연장근로와 추가 업무를 통해 공기 단축을 하고 싶은 건설사와 하청업체들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먼저 주겠다고 한 것이다.

실제로 건설노조는 월례비 주지 말고 정상적인 임금으로 계산하자고 했음에도, 건설사들은 이에 대해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건설노조나 노동자들도 월례비라는 이상한 명목의 돈 안 받고 싶어 한다. 정상적으로 임금으로 계산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니 월례비 다 없애는 거 적극 찬성이다.

대신 연장근로나 추가 업무 시키지 말라. 과도한 작업속도도 강요하지 말고.

이건 산재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월례비 없애고 정상적으로 임금으로 계산하면 된다.

겉으로는 노조의 뒷돈 어쩌고 하면서, 실제로는 온갖 편법을 노동자에게 요구하지 말고. 솔직히 월례비 없어지고 공기 늘어나면 건설사들이 훨씬 더 아쉽다.

노동자들이야, 공기 늘어나는 만큼 일하는 날짜도 늘어나니까 실제로는 별 손해가 없다.(타워크레인 조종사가 고소득 어쩌고 하는데, 1년 내내 일이 있는 것이 아니란 걸 생각해라. 일당 적어져도 일하는 날짜 늘어나면 노동자 입장에선 나쁘지 않다.)

원칙대로 하자꾸나.

대신, 건설사는 더 이상 무리한 요구 하지 말고.

더 아쉬운 쪽이 누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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