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을 주당 36시간으로 단축하라!

주 69시간으로 연장 시도한 대통령은 사과하고, 노동부장관을 문책하라! 허영구l승인2023.03.21l수정2023.03.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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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AWC한국위원회 대표

노년알바노조(준)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인 2021년 7월 19일, "게임 같은 거 하나 개발하려고 그러면 정말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주 100시간, 한 20시간 일해야 된다는 거야. 그리고, 한 2주 바짝 하고 그다음에 노는 거지"라며 주당 120시간까지 일해야 한다고 내뱉은 바 있다.

그리고, 정권을 잡은 뒤 노동유연화 전략의 일환으로 장시간노동체제를 강제하는 주 69시간제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권이 늘린 주52시간제를 훨씬 뛰어넘어 고무줄처럼 잡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는 하루 8시간, 주 40시간제 노동제를 파괴하고 세계적인 노동시간 단축추세에 반하는 조치였다.

노동시간 연장과 탄력노동제 실시는, 그 동안 자본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내용이었다. 일이 있을 때는 많이 하고 일이 없을 때는 쉰다는 논리는, 얼핏 그럴듯해 보인다. 거기다 감언이설로 쉬는 시간을 저축하면 안식 월, 한 달 살기 등 휴가를 보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본 입장에서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임금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손쉬운 방안일 뿐이다.

반면, 자본에 고용되어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하루하루 살아가는 노동자들에게는 장시간 노동으로 산재위험에 노출되며, 건강을 잃을 수 있고, 실질임금을 삭감당할 수 있다.

노동시간 연장기도는 더 많은 노동착취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자본의 기본적인 전략인데 이를 자본가 정권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2004년부터 실시된 주5일제, 주40시간 노동제는 5인 이하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았고, 노조조직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다수의 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한편, 시간당 임금단가가 낮은 저임금 구조에서는 생계를 위해 노동자 스스로 야근, 특근 등 장시간 노동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7월부터 공공기관 및 공기업과 300인 이상 민간 사업장, 2021년 7월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52일제가 시행되었다.

역시 5인 이하 사업장은 이 조차 적용되지 않는다.

전 세계 노동자계급이 목숨을 바쳐 노동시간을 단축시켜 왔지만, 노동과 자본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그 틈을 비집고 자본은 노동시간 연장을 기도한다.

지난 3월 6일 이정식 노동부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한 노동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지옥의 시간”이라며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론도 반대가 많아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고 특히 엠지(MZ)세대들도 반대한다는 것이 밝혀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일주일 만에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대통령 자신은 물론이고 이를 주도한 노동부장관은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하기야 윤석열 정권이 어떤 사건이나 정책에 대해 사과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 게 일상이다.

또 며칠이 지나지 않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주 69시간’에 극단적 프레임 씌워져 진의가 제대로 전달 안 됐다”고 책임회피성 발언을 하고 있다. 주당 69시간이야말로 산재위험과 노동자 건강에 위해를 가하는 ‘극단적’ 노동시간이다.

노동자는 일정한 기간(시간) 몸과 마음을 움직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품과 서비스는 인간노동의 축적물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에 대한 대가를 온전히 보상받지 못한 채, 착취당한다.

그리고, 노동시간이 연장되거나 노동 강도가 강해질수록 착취율은 증가한다.

자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노동자를 장시간 노동에 내몰아, 지금보다 더 추가 착취하는 데 밑자락을 깔아주려 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

양대노총이 직권남용으로 고소하는 것과 별개로, 관변을 넘어 자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를 앞세워 주당 69시간제를 추진한 이정식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만약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해임시켜야 한다.

노동운동 진영은 자본과 자본가 권력의 노동시간 연장 기도를 막아내야 한다.

동시에 노동시간 단축투쟁에 나서야 한다, 주40시간노동제(주 5일제)를 주36시간노동제(주 4.5일) 이하로 변경시키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장시간 노동을 넘어 여가와 휴가를 늘리고 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과학기술발전에 따라 줄어드는 일자리와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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