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에 대한 혐오를 중단하라

이장규l승인2023.05.08l수정2023.05.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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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건설노조에 대해서는, 이미 몇 번 글을 쓴 바가 있어서 다시 언급을 안 하려고 했지만, 건설노조 간부 분이 노조 탄압에 항의해서 분신사망하신 후에도 여전히 상황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

돌아가신 분의 유서에 따르면, 정당한 단체교섭을 공갈이라고 사법처리하는데 대한 분노가 가장 컸다고 보여진다. 노조가 무슨 파렴치범이 되어버렸는데, 이런 식으로 사람의 자존심 내지 살아가는 의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모욕일 수 있다는 걸 윤석열 정권이나 보수들은 잘 모른다.

건설노조가 채용 관련해서 교섭을 시도하는 것은 건설업종의 특성상 당연한 것이다.

권두섭 변호사의 인터뷰에도 잘 나오듯이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는 분들은 이 인터뷰를 꼭 읽어보시길. 기본적인 쟁점에 대해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건설업종은 상시적으로 고용되는 일반적인 다른 업종과는 전혀 다르다.

공사 기간에만 고용되므로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게 되며, 공사 기간의 채용과 관련해 교섭하는 것은 건설업이나 이와 비슷한 업종에서는 외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당장 노조는 직업안정법 상 노동자 공급의 주체다. 즉 건설업이나 항만 등 그때그때 일거리가 있는 업종에 대해 노조가 채용에 관여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보장되어 있다.

게다가 건설노조의 요구는 채용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을 채용에서 배제하거나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채용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 판에 차별하지 말라는 요구가 뭐가 문제인가? 어차피 최종 결정은 사측이 하는 것이고, 칼 들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채용 요구 내지 배제 금지 요구를 하면서 사용자측을 압박해서 문제라고?

원래 단체협상 과정에서는 서로 일종의 압박을 한다. 사측도 단체협상 과정에서 이런저런 각종 압박을 하듯이, 노조 쪽에서도 집회 등으로 압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냥 말로만 해서 잘 되면 좋지만, 그것만으로 잘 안 되고 현실적으로는 힘의 불균형이 있으니까 단체행동권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압박을 했다고 그걸 공갈이라고 처벌하면, 단체협상 과정에서의 상당수 행위가 공갈이 된다. 그리고 사측도 공갈로 걸릴 수 있는 행위가 많고.

노동법은 일반 민법이나 형법과는 기본 취지 자체가 다른데, 이걸 일반 형법과 똑같은 식으로 처벌하겠다는 것 자체가 노동법이 뭔지를 전혀 모른다는 것일 뿐이다.

일도 안 하면서 돈 받아간다는 것도 그렇다.

원래 노조전임자에게는 타임오프 형식으로 노조 활동에 필요한 시간만큼은, 유급으로 인정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건설업은 이것도 상시고용이 아니다보니, 한 달에 몇 공수 분을 타임오프 형식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이것도 법적으로 보장된 것인데, 이걸 일도 안 하고 돈 받아간다는 식으로 왜곡선전하면 곤란하다.

그런 식이면 건설노조 아니라도 노조 상근자 상당수가 일 안 하고 돈 받아가는 것인데, 이걸 보장하는 것이 노동법의 취지다.

채용 요구든 전임자 타임오프든 다 법에서 보장하는 정당한 노조활동인데도, 이걸 공갈이니 빨대니 뭐니 하면서 수십 명을 처벌하려고 날뛰고 건설노조 사람들을 무슨 몹쓸 놈 취급하는데, 그걸 그대로 인정해야 한단 말이냐? 별 생각없이 거기에 맞장구치는 것들도 문제가 많고.

혐오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진짜 가장 널리 퍼진 혐오는 젠더혐오나 그런 것 이전에 노동에 대한 혐오다.

노동자가 무슨 천민 내지 파렴치범이나 무능력자 취급 받는 것. 그러면서 코인이니 주식이니 뭐 그런 불로소득에만 다들 눈이 벌겋고, 자신의 노동으로 땀흘려 일해서 벌겠다는 건 무슨 패배자들이나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노동에 대한 혐오를 중단하라.

윤석열 정권은 물론이고, 노동을 무시하는 모든 자들은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기본소득론자들 일부도 비슷하다.

예전에 기본소득 관련해서 노동당에서 논쟁할 때 지금은 기본소득당으로 간 누군가가 그랬다. '노동은 최대한 안 하는 게 좋은 것이지, 왜 노동을 해야 하느냐'고. '노동을 최대한 안 하기 위해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좀 어이가 없었다), 이 세상을 실제로 만들어온 것이 노동자의 노동임을 무시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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