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고려대안암병원 미화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에 지역사회가 함께함을 선포한다

“숨이 막힌다”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서이초 교육노동자 일기장에 적힌 문구였습니다. "소장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책임져야 한다" 70대 경비원 박 모 씨가 숨지기 약 20분 전 남긴 유서 내용입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갑질과 횡포로 인해 숨이 막힐 정도의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출근길이 지옥길이 되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용역회사 관리소장의 횡포는 이제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장관리자와 소장들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현장 노동자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했습니다. 노조할 권리를 박탈하기 위해 온갖 술책과 방법을 지금도 동원하고 있습니다.

고대안암병원 미화용역업체 태가비엠 현장소장은, 오랜 기간 악질적인 방법을 동원해 고려대안암병원 미화노동자들에게 갑질을 일삼았습니다.

태가비엠 현장소장 및 관리자들은 고대안암병원새봄지부 노동자들을 타켓 삼아 지속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저질렀으며 일상 곳곳에서 뿌리 깊은 차별과 배제를 겪게 했습니다.

새봄지부노동자들은 온갖 괴롭힘에 오랜 기간 방치되었고 현장소장의 부당한 행위는 점점 그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현장소장은 대기시간 중 새봄지부조합원이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모습을 촬영한 후 그것을 빌미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민원을 구실삼아 제3자 앞에서 면박을 주는 등 직장 내 갑질의 전형적인 행태를 반복해왔습니다.

새봄지부조합원이 주간근무 이동을 요구하자, 일거에 묵살했고 해당 조합원을 고립시키기도 했습니다. 부당한 업무 할당과 업무 배제는 일상이었습니다.

태가비엠 현장소장은, 새봄지부조합원을 수술실·중환자실·응급실 등 근무 여건이 어려운 곳에만 부당 배치했습니다. 현장소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노동자들 위에 군림해 왔고, 그 결과 노동자들은 현장소장의 괴롭힘에 못 이겨 올해만 10명이 퇴사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3월부터 고려대안암병원 새봄지부 미화용역업체인 태가비엠㈜에 잘못된 현장소장의 퇴출과 재발방지를 요구했으나 6개월 가량 묵살당했습니다.

새봄지부는 현장증언대회를 개최할 만큼 현장소장의 부당한 노동탄압에 대해 알렸습니다. 이 사태를 방관한 태가비엠이 책임있는 태도로 나와 철저한 진상조사에 임하길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태가비엠은 책임을 회피했고 분쟁을 이유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지부장만 징계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였습니다.

도리어 당사자인 현장소장은 병원 로비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는 조합원의 모습을 채증하고 정당한 노조 활동을 공공연하게 탄압하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태가비엠 또한 사태를 방관하고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이 자신들의 영업을 방해했다며 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노동탄압이 새봄지부 노동자들에게 가해졌습니다.

정당하게 노조할 권리를 행사한 노동자들에게, 특히 원하청이라는 이중구조 속에서 현장 관리소장들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를 견제·감시할 방법이 전무해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는 작금의 사태는 비단 고대안암병원새봄지부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오늘 모인 고대안암병원이 자리한 성북구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고려대학교 및 다른 학교 학생들은 더 이상 고려대병원에서 자행되는 부당한 노동탄압을 좌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고대안암병원새봄지부 투쟁 승리를 위한 지역사회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고대안암병원새봄지부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며 지지 지원과 연대로 공동 투쟁의 길에 나설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직장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 일삼는 태가비엠 현장소장 퇴출하라.

하나. 해고자 복직 및 공정한 배치전환 시행하라.

하나. 단체협약 준수하고 차별과 괴롭힘 없는 평등한 일터를 보장하라.

또한 원청인 고려대학교의료원의 책임 또한 막중합니다. 고려대안암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노동탄압, 노조탄압과 인권침해의 현장을 애써 못 본 채 할 게 아니라, 같은 현장에서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일하는 미화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하는 데에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고대의료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합니다.

고대안암병원새봄지부 투쟁 승리를 위해 새봄지부와 고대의료원지부, 진보정당, 지역 시민사회단체, 학생 단위가 함께하는 공동대책위원회 발족과 공동투쟁을 선포하는 바입니다.

2023년 7월 26일

고대안암병원새봄지부 투쟁 승리를 위한 지역사회 공동대책위원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고대의료원지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지역본부,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북부지역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정릉종합사회복지관지회, 성북시민사회연석회의, 북부노동연대, 인디학교, 성북구 노동권익센터,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노동당 성북구지역위원회, 정의당 성북구지역위원회, 진보당 성북구지역위원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