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인천 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

2023년 12월 3일은,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며, 큰우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주관하고 인천광역시와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한 2023 인천 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가 2023년 11월 30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인천복지방송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올해로 23년을 맞은 인천 장애우대학은 인천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와 장애학”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 및 권익 향상을 위한 시민강좌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 2023년 11월 30일 오후 4시부터 인천복지방송 스튜디오에서 큰우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관, 인천광역시와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주최로 ‘2023년 인천 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제공 :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번 인권토론회는 ‘발달장애라 명명된 이들을 위한 평생교육과 연립생활’이라는 주제로 현재의 제도 틀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하기 위한 새로운 상상력을 제시해, 토론자와 시청자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논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인권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임수철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은 “발달장애로 명명된 정신적 장애인들의 사회 통합 및 자립생활에 대한 희망과 대안은 못다 한 숙제처럼 항상 제 마음을 짓눌러왔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의 평생교육과 판에 박히고 일률적인 ‘자립생활’을 뛰어넘는 ‘연립생활’이 논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면서 인권토론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발제를 맡은 윤상원 인천청선학교 특수교사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이 그들의 연립생활에 기여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현장 특수교사로서 느끼는 고민을 나누고자 토론회에 참여했다”면서 “사람은 사회적 존재로 어떤 한순간도 자립 또는 독립적으로 살았던 적도 혹은 살아갈 수도 없다. 우리는 모두 서로 직간접적으로 타인들과 관계 혹은 타인들이 만든 문화적 도구들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으므로 ‘자립생활’ 대신 ‘연립생활’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을 독립적인 소비자로 보고 그들이 혼자서 결정하고 살아가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자립생활 모델이 오히려 동네에서 실질적인 참여가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가 서로 의존되어 살아가고 있음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이나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연립생활 모델에 기반할 때, 발달장애라 명명된 이들이 고립되지 않고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상원 특수교사는 영국의 ‘적극적 위험 감수 정책’을 소개하면서 “발달장애라 명명한 이들에게 위험을 감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 실천적 이익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위험을 경험하고 대처하면서 개인은 배움과 발달을 위한 기회를 마련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평생교육과 연립생활은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정책을 채택하여 발달장애라 명명된 이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김재웅 서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의 평생교육을 ‘교육’이라는 좁은 그릇에 감히 담으려 하지 마라”고 주장하면서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 각기 다른 의미의 평생교육 색깔이 존재해야 한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개개인의 존엄성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그 자체로의 인정과 함께 교육이란 잣대를 자기 스스로 해석하고 설정하여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발달장애인의 평생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웅 센터장은 “‘적극적 위험 감수 정책을 통해 위험을 피하지 않고 대면하며 배움과 발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발제자의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실패할 권리를 고민하지 않는 행정과 현장의 비겁함은 결국 발달장애 인권에 대한 감수성 부재의 결과이며, 발달장애인이 평생교육 기회의 문턱에 진입조차 못 하고, 최중증이라는 이유로 거부와 배제의 문제 시민으로 전락하는 이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평생교육은 장애 정도에 따른 대상자로서의 객체가 아니라 온전한 시민 주체로 정당한 기회를 제공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조항주 사단법인 활짝미래연대 대표는, 한국에서 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에 대한 양육 부담으로 인해 경제생활이나 사회생활은 물론 평생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류재연, 2017)을 소개하면서 “장애인 평생교육의 범주 안에 장애 자녀를 둔 부모 및 비장애 형제자매를 위한 교육 활동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항주 대표는 “발달장애라 명명된 이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이야기하며 들으며 장애로 인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나 도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동료상담가가 배치된다면 연립생활의 주체자로 발달장애로 명명된 이들이 상호적 관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토론자인 양승은 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대표는 발달장애라 명명된 아들의 부모로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소개하면서 “발달장애라 명명된 이들이 거주자의 이웃과 그 공간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살아가려면 구청과 행정복지센터, 지역의 공동체 단체, 시민단체, 노동조합, 평생교육센터 등이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발달장애라 명명된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승은 전 대표는 지원 체계의 구축을 위해서는 “발달장애라 명명된 당사자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당사자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나 지원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교육 또한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돌봄과 살아감을 사회화하는 부분을 강화하여 발달장애라 명명된 이들이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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