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학생들, “교육부와 인천대는 총장직선제를 즉각 도입하라”

▲ 9월 19일(화) 오전 11시 인천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학생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인천대는 총장직선제를 즉각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 안지완 학생(인천대학교 젠더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 젠장 대표)이 기자회견 사회를 보고 있다.

9월 19일(화) 오전 11시 인천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인천대학교 제34대 FIRE 총학생회 등 학생들이 모여 안지완 학생(인천대학교 젠더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의 사회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인천대는 총장직선제를 즉각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인천대 구성원의 동등한 참여가 보장된 총장직선제를 인천대와 교육부가 나서서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발언한 전가람 인천대학교 제34대 FIRE 총학생회 회장은 “우리 대학은 비리 사학을 몰아내고 시립 대학으로 발돋움했으며 현재는 법인화의 문제를 안고 있지만, 국립대학으로까지 불과 80년 만에 역동적인 변화를, 그리고 성장을 학내 구성원의 힘으로 일궈낸 대학이다. 하지만 대학이 2013년에 법인화가 되면서 우리의 손으로 총장님을 뽑던 총장직선제라는 최소한의 구성원의 권리마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총장직선제를 실시하는 국공립대학들이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선정에서 제한을 받고 지원금을 환수 당했을 뿐만 아니라, 간선제로 총장 후보를 선출해도 교육부가 임용을 거부하거나 2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뽑힌 총장들은 이사회와 교육부, 기재부 등 외부인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런 대학에서 교육에 대한 철학이 가능하고,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이 과연 가능하겠는가?”라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제 정부가 총장직선제와 재정지원사업의 연계를 폐지했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민주주의의 문제는 왕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를 왕으로 만드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의 민주주의는 총장을 몰아낸다고 해서 실현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가 지도자와 미래를 결정하는 주체와 주인임을 보여줘야 한다. 총장직선제와 학생참여로 대학 민주주의 실현하자.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의견을 공문을 통해 인천대학교 본부에 보냈다. 교수, 직원, 조교, 동문까지 모든 인천대학교 구성원들이 꼭 우리의 리더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 발언에 나선 김찬유 인천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연대 대표는 “인천대 청소노동자들은 인천대가 생긴 이래로 차별 속에서 일을 해왔다. 간접고용 노동자로서, 여성노동자로서, 청소노동자로서 차별을 받았고, 책임져야 할 대학본부는 이들의 차별을 방치했다. 대학 본부는 비용 절감을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직접이 아닌 간접으로 고용했으며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에는 용역업체가 부당하게 임금을 삭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윤 추구가 제1의 목표가 된 대학, 비용 절감에 혈안이 된 대학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화된 대학에서 청소노동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인학연은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책임지고 개선할 총장을 바란다. 무제한적인 이윤 추구에 제동을 걸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숨 쉴 수 있는 노동조건을 마련할 총장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인천대 총장 선출 구조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의 바람이 반영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총장직선제를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고근형 학생(대학 민주화를 위한 대학생 연석회의, 서울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마지막 발언으로 고근형 학생(대학 민주화를 위한 대학생 연석회의, 서울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 회원)이 발언했다.

고근형 학생은 “인천대는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법인화된 대학이다. 깊은 연대의식을 느낀다. 법인화 이래 대학의 민주주의와 공공성이라는 측면은 많은 부분 훼손되었다. 서울대 교수, 교직원, 학생들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세 가지 요구를 내걸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시흥캠퍼스 사업 중단, 시흥캠퍼스 투쟁에 따른 학생 징계 중단, 성낙인 총장 퇴진과 민주적 총장직선제 도입이라는 세 가지 요구”라고 밝혔다.

이어 “2012년 법인화 이래 많은 문제가 끊임없이 있었다. 2014년 성낙인 총장을 선출할 때 당시 성낙인 총장 후보는 2위로 추천되었다. 그러나, 이사회가 1위 후보를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성낙인 후보를 총장으로 선출하는 독재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 12월에는 한겨레 신문이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을 공개하여, 서울대 총장 선출에 박근혜 정권이 개입했음을 밝히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 법인화 이래 서울대의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밖에 없는 이사회의 독재적인 구조가 법인화 체제에서 강제되었다. 시흥캠퍼스 사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대같은 경우 곧 총장 선출이 있고, 총장 선출 방안을 논의하는 이사회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학 민주주의와 공공성 회복을 위해 각고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대학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에 함께하자. 저희도 열심히 대학 민주주의, 총장직선제 부활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 조하은 인천대 도시과학대학 학생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하은 인천대 도시과학대학 학생회장, 최현정 인천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정진우 인천대 정보기술대학 학생회장, 옥승혁 인천대 경상대학 학생회장, 조수빈 인천 지역 대학생 맑스주의 세미나 모임 맑자 회원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어,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보장하는 인천대 총장직선제 도입하라!”, “학생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총장직선제 도입하라!”, “총장직선제 도입으로 대학 민주화 실현하자!”며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문 전문>

대통령도 직선제로 뽑는 나라에서, 총장님도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는 나라이다. 우리의 부모, 선배들이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피 흘리며 목숨 바쳐 싸워온 결과이다. 87년 6월 항쟁을 통해 우리의 부모, 선배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대로 국가의 주권이 진정 국민에게 있다면, 국민의 대표를 직접 선출할 권리는 당연하다. 그들은 이를 거리에서의 거대한 물결로 역사에 관철시켰다.

그리고 이 흐름은 대통령 직선제 쟁취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 흐름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를 확대하려는 시도로 이어졌으며, 권력에 대한 구성원들의 민주적 통제로 나아갔고 그렇게 대학에도 총장직선제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국립대학법인’ 인천대에서 총장직선제는 어디에도 없다. 그나마 지금으로부터 5년 전 2012년 미추홀 신문 기사에서 총장직선제를 언급한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마지막 직선제 총장 선거에서 학생들은 4%의 반영비율을, 직원들은 10% 반영비율을 보장받았다. 비록 학생, 직원 반영비율은 낮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참여는 원천 배제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구성원 손으로 직접 선출할 수 있었던 총장 선출 제도였다.

그러나, 이 제도는 인천대 법인화와 함께 조용히 역사의 한순간으로 사라졌다. 남은 것은 총장 선출권을 가진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이사회와 총장 추천권을 가진 총장추천위원회뿐이다.

지난 2016년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은 15명 총장추천위원 중 한 자리를 보장받았다. 우리는 이것에 만족해야 하는가?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주의가 의결권이 아닌 추천권이며, 추천권의 15분의 1 인정에 감지덕지해야 하는가?

온 국민의 투쟁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촛불항쟁 이후 대학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화여대에서 학생이 참여하는 총장직선제가 현실이 됐다. 비록 학생보장비율이 8.5%밖에 안 되는 한계적인 총장직선제이지만, 박근혜 적폐에 맞선 학생들의 투쟁으로 이를 쟁취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사립대학에서의 총장직선제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한 성과이다.

인천대와 마찬가지로 사립대, 국립대도 아닌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에서도 학생들이 박근혜 적폐 성낙인 총장 퇴진과 총장직선제 실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외국어대학에서도 교수에게만 보장된 총장직선제를 개혁하여 학생참여를 보장하라는 요구로 총학생회가 학생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김상곤 교육부장관 역시 국공립대 총장 선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총장직선제와 정부재정지원사업의 연계를 폐지하는 소극적인 대처에 불과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이제 시작이다. 여러 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학 민주화, 총장직선제 운동에 인천대도 동참할 때이다. 교수, 직원, 학생, 조교, 비정규직 노동자 등 모든 구성원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총장직선제를 인천대에서 실현하자. 총장직선제는 대학 민주주의의 최소한이다. 최소한도 실현되고 있지 않은 지금의 현실에 누가 만족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대학의 민주주의가 투표할 권리 하나 쟁취한다고 완성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총장 투표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대학에서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교육부가 의지가 없다면 전국의 교육, 대학 주체들과 함께 교육부를 압박할 것이다. 국회가 의지가 없다면 주권자로서 국회를 압박할 것이다. 인천대학교가 의지가 없다면 인천대 구성원들과 함께 인천대학교를 압박할 것이다. 국립대학법인 인천대법이 문제라면 우리가 직접 법을 바꿀 것이다.

-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보장하는 인천대 총장직선제 도입하라!

- 학생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총장직선제 도입하라!

- 총장직선제 도입으로 대학 민주화 실현하자!

2017년 9월 19일

인천대 총장직선제 촉구 학생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인천대학교 제34대 FIRE 총학생회, 인천대학교 총운영위원회, 인천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연대, 인천대학교 젠더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인천 지역 대학생 맑스주의 세미나 모임 맑자, 대학 민주화를 위한 대학생 연석회의(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비상대책위원회, 이화여대 동아리연합회, 이화여대 사범대 학생회, 서울대 미술대학생회, 서울대 사범대학생회, 서울대 인문대 반 학생회장 연석회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학생회,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생회, 상지대 총학생회,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 한신대총학생회, 한신민주화를 위한 학생모임, 청주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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