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법에서 정한 규정조차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첨단시설을 갖춘 세계적인 공항이라는 홍보를 무색하게하고,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 시급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2018년 1월 25일, 제보를 받은 본지 기자는 인천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김순미 활동가(지체장애1급, 전동휠체어사용)와 동행 취재를 했고, 제보는 상당수 사실로 밝혀졌다.

먼저, 장애인화장실을 찾으려 했던 기자와 김 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공공시설에 의무적으로 설치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형유도블럭(선처럼되어 있다)이 장애인화장실로 연결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앞에 겨우 점형유도블럭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화장실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럭의 정의 @출처 ; 네이버

▲ 3층 출국장의 여자화장실 앞. 선형유도블럭이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입국장이 있는 1층이었다. 이곳은 화장실로 연결된 선형유도불럭, 점형 유도블럭이 아예 없었고, 동행한 김 씨는 “공공시설에서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럭이 없는 곳은 처음 보았다”며 한숨을 짓기도 했다.

또한, 김순미 씨의 지적에 의하면 남녀화장실 사이에 있는 비상용 전화는 성인 비장애인의 머리 높이에 있어서 김 씨와 같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위급 시에 비상 전화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1층 입국장 화장실 앞. 유도블럭이 아예 없다.

▲ 장애인에게는 너무 높게 설치된 비상 전화기

그리고, 김순미 씨는 "장애인용 화장실 내 변기 옆에 유아용 변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전동휠체어가 회전을 할 수 없었다"며, “이런 경우라면 실질적으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다. 옆의 비장애인화장실에는 비데가 설치되어 있지만, 비데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장애인화장실 변기에는 비데가 없다”며 분노하기도 했다.

▲ 유아용 변기로 인해, 전동휠체어의 회전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비데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 비장애인 화장실에 비데가 설치된 모습. 장애인 화장실에는 비데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장애인의 이동편의를 위해 필수적으로 설치되어야 하는 시설이 설치되어있지 않거나, 설치되어 있더라도 이용에 제한이 많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당장 부적절한 시설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행한 김순미 씨는 “공공시설이든, 민간시설이든 편의시설이 완비되어야만 시설사용 허가가 나는데, 이처럼 허술한 상태에서 허가가 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설계, 시공, 감수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 반영이나, 철저한 검증을 거친 후에 사용 허가를 내주어야 하며, 기존의 검증 시스템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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