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은 일제를 따라한다

진영을 떠나 가해자는, 이 세상에서 매장 시키고 재기불능으로 만들어야 김흥순l승인2018.03.06l수정2018.03.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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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 세계서 ‘미투’ 운동에 침묵하는 유일한 나라 ; 일본

- 한국의 갑질 권력 가해자들이, 일본 성노예 위안부 보는 태도와 닮아

- “왜 긁어 부스럼 내나” 피해자에 더 가혹한 현실

- 직장사회, #미투 운동 억누르기

- “조직 반하는 돌발행동” 치부하며, 되레 “트러블메이커” 비난

- 가해자들 대부분 상사·임원들, 사회 기득권 적폐 권력들

- 상황 왜곡·희석 분위기 조장 만연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성(性) 격차 보고서’에서 일본은 선진국 중 최하위권으로, 지난해 남녀차별 보고서에서 일본은 조사 대상 144개국 중 114위, 한국은 118위다.

일본은 성노예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태도에서 나타나듯 발뺌, 사과거부, 범죄가 아닌 자발적 참여 등으로 호도하고 있다.

아베와 친한 인사의 성폭행은 신고했지만 기소조차 안 되는 현실이다.

방송에서도 “베개 영업” 등 피해자 폄하가 여과 없이 방송되는 구조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한국 위안부 문제에도 무관심하고 무책임하다.

지난해 10월, 할리우드의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고발에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은 미국을 넘어, 지구촌 전체를 강타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월 말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폭로 이후 미투 운동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미투 운동이 일어나지 않고 있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외신들은 미투 운동에 침묵하는 일본을 분석한 기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들 기사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여성이 있다. 일본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28)’다.

이토는 2015년 일본 최대 민영방송사 TBS의 고위 간부인 야마구치 노리유키(53)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대부분의 성폭행 피해자들이 그렇듯 이토 역시,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사건 발생 5일 뒤에야 경찰서에 달려갔다.

경찰은 처음에는 사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이토가 호텔 CCTV 영상 등을 증거로 확보한 뒤에야 마지못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경찰은 야마구치를 체포조차 하지 않았고, 검찰 역시 질질 끌다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당시 야마구치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가까운 사이라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잠깐 나왔지만, 언론이 관심을 보이지 않자 곧바로 시들해졌다.

하지만, 이토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지난해 야마구치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당시 온라인 댓글들은 이토가 야마구치를 유혹했으며, 유명인의 삶을 망치려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일부 여성들도 이런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 사회의 침묵과 싸우리라 결심한 이토는, 이런 내용을 지난 10월에 발간한 책 ‘블랙박스’에서 고발했다.

성범죄 전문 변호사 쓰노다 유키코는 일본의 진보적 시사잡지 ‘주간 금요일’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토 문제는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또 피해 사실을 어렵게 공개한 여성들이 같은 여성들로부터 비난받는 일이 잦은 일본에서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추’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 이토 하루카를 비롯해, 몇몇 여성들이 이토 시오리의 폭로를 보고, 과거에 자신이 당했던 성추행 경험을 밝혔다가 도리어 비난만 받았다.

심지어, 인기 개그맨 오기 히로아키는 TV 프로그램 ‘바이킹’에서 와인스타인 성추문 스캔들을 다루면서 “성추행을 폭로한 사람들 중에는 ‘베개 영업(자발적 성상납)’을 한 사람도 매우 많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오기 히로아키 이외에도 일본에서 미투 운동을 폄하하는 발언이 공중파에서 버젓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해외 언론은 체제에 순응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뿌리 깊은 남존여비 사상도 미투 운동 확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인들을 침묵하게 만들었고,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동정심조차 갖지 않게끔 했다고 분석했다.

한국도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역사적으로도 고려시대 환황녀, 조선시대 공녀, 일제 위안부 등의 문제에서 보인 태도가 지금의 미투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사회나 직장이나 여전히 여러 형태로 미투 운동을 억누르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상황을 왜곡 또는 희석시키거나, 피해당사자를 트러블메이커로 만드는 식의 분위기 조장이다. 진영에 따라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고 나서는 괴상한 윤리의식이다.

대부분 가해자가 연장자, 상사, 임원, 권력이라 더 이상 조직에서 일을 못해도 괜찮다는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의 미투가 성공해야,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 진영을 떠나 가해자는, 이 세상에서 매장 시키고 재기불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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