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역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재개발사업, 친기업적 악법조항 개정해야 실현된다. 류재선l승인2018.04.03l수정2018.04.03 13:2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류재선 / • 도시재생연구소장

• 부천시 뉴타운·재개발

비상대책합회 공동대표

• (전)부천시 재개발

비상대책위원회 고문

어제 JTBC에서 방송된 내용이다. 아파트를 무려 70채를 사들이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니, 세입자들에게 시가보다 비싸게 사라고 협박까지 했단다. 코메디가 아니고, 실제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 아파트의 역습은 시작에 불과하다. 점점 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제 부천에서는 이와 비슷한 어처구니없는 뉴스가 있었다. 삼정1-2구역에서 부천시조례(시장 직권으로 재개발사업을 해제할 수 있는)가 통과되어, 해산동의서를 징구하자, 분양신청자 한 분이 현금청산자대책위 사무실을 방문하여, 해산동의서를 징구하는 현금청산자를 상대로 시비를 걸고, 폭행까지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뉴스도 있다. 부천시 공무원 중엔 “주민들이 사업을 중단하면 매몰비용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라고 질의하면, "매물비용을 주민들이 물 수도 있다"고 대답하는 공무원이 있다고 한다.

모국어의 훌륭한 장점을 악용하는 사례다. “물 수도 있다는 말은 안 물 수도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 공무원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되면, "내가 언제 문다고 했냐, 물 수도 있다고 했지"라고 발뺌을 하기 위한 교활한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왜 이렇게 교활한 어법으로 주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경험에 비추어 보건데, 재개발 담당 공무원은 사업이 중단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부천시의 재정이지 국민이 아니다. 그들에게 국가는 있어도 국민은 없다. 그들에게 정부의 재정은 고민이 돼도 시민의 살림살이는 절대 걱정거리가 못된다. 그러니 원주민을 내쫒는 재개발임을 알고 있지만,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조합에서는 아예 홍보요원들을 고용하여 주민들을 상대로 그럴듯하게 겁박을 한다. 그러나, 사실은 매몰비용과 관련된 그들의 주장은 주민들을 겁박해서 재개발 조합을 해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숨어있다.

건설자본과 공무원들의 영혼이 이 지경까지 타락해 있는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수익도 생기지 않는 이 글을 쓰고 앉아 있다. 매몰비용은 사업을 중단하게 되었을 때, 회수할 수 없는 기 투입된 사업비용을 말한다.

재개발사업에서 조합이나 건설사가 사업성도 없는 개발을 강행하기 위해 물 쓰듯 비용을 써버린 뒤, 사업이 중단되면 기 사용된 비용을 조합원들이 물어내야 할 경우가 있을까? 그렇다. 

주민들이 사업비를 물어내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뉴타운 재개발사업에서 사업절차가 "관리처분계획총회"를 통과한 이후라야 책임이 발생한다.

다시 말해서, 관리처분계획 총회 이전 단계에서 사업이 중단되면, 조합원들이 매몰비용을 물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재개발사업은 '관리처분계획 총회'를 통해 자신의 재산을 현물로 출자하겠다는 결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합의 임원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왜냐하면, 외부로 부터 대여금을 차입해 올 때, 사업이 잘못되면 책임을 지겠다는 "연대보증"을 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도 사실상 사업이 중단되었을 때, 매몰비용을 물어낸 사례는 현행 도시정비법 하에서는 없다.

왜 그럴까? 첫째, 현행법상 건설사가 대여해준 자금을 조합 측 임원들에게 요구할 경우, 자치단체를 상대로 매몰비용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현행 도시정비법에서는 건설사가 법인세의 혜택을 받으려면, 조합임원들을 상대로 채권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합의각서를 자치단체에 제출해야 비로소 매물비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질문하기도 한다. "자치단체에 매몰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막 바로 연대보증을 선 조합임원들에게 매몰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

그것은 실제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왜 그럴까?

첫째, 그동안 잘 써먹은 조합임원들을 토사구팽하고 그들을 상대로 매몰비용을 요구할 경우, 엄청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재산이 다 날아갈 위기에 처한 조합임원들은 사면초가가 되어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건설사는 사회적 지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건설사는 결코 떳떳한 입장이 아니다.

둘째, 위와 같은 위험부담 외에도 재개발사업이 온갖 부패덩어리인데, 사지로 몰린 조합임원들이 자신이 죽을 지경에 몰리면 가만히 있을까? 그동안 이런 저런 불법행위에 들러리 선 사람들이 건설사의 비리를 폭로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은 불문가지다.

그러니, 건설사는 그동안 숱하게 많은 곳에서 뉴타운 재개발사업이 중단되었어도 매몰비용을 연대보증을 선 사람들에게도 요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치단체에서 보상해 주는 매몰비용으로 만족하고, 나머지는 법인세를 감면 받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잊지 말아야할 중요한 내용이 한 가지 있다. 법대로 투명하게 진행된 사업이라면 매몰비용은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건설사가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한 투자금이다. 시장에서 기업의 실패는 당연히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건설사의 투자금 손실을 국민의 세금으로 물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법을 만들 2012년 당시 국회의원들은, 어떤 명분으로 기업의 투자금 손실을 국가가 보존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을까?

사업성이 없는 곳에서 출구를 만들려면 건설사가 물러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개발지역이 확정되면, 사업성 분석부터 하고 대드는 것이 기업이다. 그들은 이미 사업성이 없는 곳임을 확인하고도 들어간 상태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곳에서 실제 건설사가 순순히 물러난 경우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전국에서 그런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사업이 중단된 곳은, 모두 주민들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혀서 중단되었다.

왜 그런 것일까? 기업은 재개발사업을 강행하면 돈이 되는데, 시민들을 어여삐 여겨 스스로 사업을 중단할리 만무하다. 자본이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면 인류가 끝없이 허우적대던 고해의 바다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결과는 사실 삼척동자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2년 매몰비와 관련된 입법발의가 있을 당시, 이런 법은 건설사를 위한 법이지 절대 주민을 위한 법이 아니라고 외치던 필자의 외침은,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하는 국회의원의 커다란 마이크 소리에 파묻히고 말았다.

그들은 여전히 국회의원이다. 아무튼 그들에 의해 정부에서 매몰비용을 지원하는 법과 세금혜택을 주는 유인책이 한시법으로 통과되었으나, 그 법에 의해 건설사가 스스로 사업을 중단한 곳은, 전국에서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천의 모 의원은 이 법을 발의한 것이 자신이며, 자신이 뉴타운 재개발 해결사라고 자화자찬을 했다. 뉴타운 재개발 해결3법을 자신이 발의해서 뉴타운이 해산된 것처럼 홍보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도 그 뻔뻔한 얼굴을 지울 길이 없다.

나는 지금도 모든 개발행위는 법대로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친기업적인 악법 조항을 개정하는 한편, 건설사들이 부당하게 진행하다 중단된 곳에는, 기업이 투자금에 손실을 보도록 하는 것이 정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하지 않고 신중하게 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불법 부당한 방법과 방만하게 사업을 운영해 가는 재개발사업의 관행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그로인해 국민들의 혈세는 엄한 곳에서 줄줄 새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역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정신 차려야 한다.

아파트의 역습, 도시의 재앙뿐만 아니라 전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다.

배울 것이 없어, 일본의 실패한 부동산정책 마저 따라 배우나?!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와 함께하는 방법 4가지>

1. 기사 공유하기 ; 기사에 공감하시면 공유해 주세요!~

2. 개미뉴스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gaeminews/?pnref=lhc

3. 개미뉴스에 후원금 보내기 ; (농협 351-0793-0344-83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4. 개미뉴스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jIWEPBC4xKuTU2CbVTb3J_wOSdRQcVT40iawE4kzx84nmLg/view

류재선  eamdc@hanmail.net
■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개미뉴스>의 모든 기사는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를 따릅니다.
   ☞ 「개미뉴스 편집가이드」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협동조합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405-806) 인천광역시 남동구 경인로 611간석오피앙 1차 202호  |  대표전화 : 032-424-7112  |  팩스 : 032-429-6040
등록번호 : 인천 아 01227  |  등록일 : 2015년 03월 31일  |  발행인 :   |  청소년보호 책임자 :   |  편집인 : 이근선
깊게 보는 개미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2020 개미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