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월) 오전 11시 인천대학교 본부 앞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은 비정규직 없는 대학이다! 청소노동자 투쟁 학생 연대”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3일(월) 오전 11시 인천대학교 본부 앞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은 비정규직 없는 대학이다! 청소노동자 투쟁 학생 연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비정규직 없는 인천대 만들기 공동대책위원회와 제35대 인천대학교 새봄 총학생회, 생명대 학생회, 예체대 학생회, 중앙동아리 한울소리”가 함께 참석했다.

비정규직 없는 인천대 만들기 공동대책위원회는 “인천대학교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학생연대 인학연, 인천대학교 젠더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 젠장, 인천지역 대학생 맑스주의 세미나 모임 맑자, 도시대 학생회, 사회대 학생회, 경영대 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은 “제대로 된 정규직화, “기본급 17% 인상, 인원충원”을 요구로 내 건 인천대학교 청소노동자 투쟁이 벌써 한 달을 넘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앙부처인 국립 인천대는 2018년이 되기 전 파견, 용역 노동자에 대한 노사협의체를 꾸렸어야 했지만, “일이 너무 많다. 학교에 돈이 없다” 등의 이유로 본부는 이를 유보했고, 오히려 인천대는 “법인” 국립대이기에 사립대학법을 따른다며, 또 다시 하청업체를 입찰하여, 간접고용 구조를 이어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하지 못한 기본급이 사업비로 책정되었으며, 오래 전부터 요구해왔던 인원충원의 약속 역시 이행되지 않았다. 인천대학교에서 여전히 청소노동자들은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지난 3월 29일, 학생총회 요구였던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 안건이 2,662표로 가결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본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구체적인 협의체를 만들기에 앞서, 설명회를 열어 노동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도, 장소도 아직 미정인 상태이다. 고용불안과 고강도 노동, 임금 삭감이 일상인 노동자들의 현실은 어디에도 없다.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래서, 인천대 공대위는 “학생들이 연대하고 있음을 학내 뿐 아니라, 사회에 공론화하고 실직적인 협의체를 꾸리는 의미 있는 성과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내고자 학생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현재 동국대에서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른 학교의 정원감축 시도로,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대학 본부의 비용 감축을 위해 인원 감축 등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했던 연세대‧홍익대‧고려대 등에서 학생들과 학내 노동자들의 연대 활동으로 학교 측의 시도가 좌절된 바 있다”며, “대학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는 상황에서, 인천대학교에서도 학생과 노동자가 손잡고 노동자의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5분 발언이 이어졌고, 마지막에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다.

먼저, 인천대학교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학생 연대, 인학연 대표 조수빈 학생이 ‘청소노동자 투쟁 연대의 의미 및 이유’에 대해 발언했다.

이어, 인천대학교 35대 새봄 총학생회 총학생회장 조하은 학생이 ‘학생총회 안건 상정과 통과의 과정, 공동투쟁의 의미’에 대해 발언했고, 8대 도시대학 도담도담 학생회 학생회장 최재봉 학생이 ‘미화원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인천대학교 젠더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 젠장 김지형 학생이 ‘여성노동자의 삶과 여성의 삶이 동떨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발언하고, 최금옥 여성노조 인천대분회 분회장이 ’인천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투쟁하는 이유‘에 대해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 없는 인천대 만들기 공대위 집행위원 안지완 학생이 ‘앞으로 공동투쟁의 의미 및 지향점’에 대해 밝혔다.

▲ 23일(월) 오전 11시 인천대학교 본부 앞에서, 열린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은 비정규직 없는 대학이다! 청소노동자 투쟁 학생 연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두 학생의 발언 내용을 소개한다.

먼저, 인천대학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연대, 인학연 대표 조수빈 학생의 발언 내용이다.

- 청소노동자 투쟁 연대의 의미 및 이유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대학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연대, 인학연에서 나온 조수빈이라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저는, 우리학교 청소노동자들도 정규직 될 수 있는 거구나, 학교가 함부로 대하지 못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법인화 국립대임을 내세우며, 정규직화를 피해가고, 같은 법인화 국립대인 서울대도 정규직화를 진행했지만, 학교는 교섭조차 안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학교 청소노동자들은 매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지만, 매년 고용불안에 떨어야 되고, 얼굴도 못 본 사장은 매년 바뀝니다. 항상 인원이 부족해서 휴가는 쓰지도 못하며, 과로로 쓰러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유 없이 임금이 깎이기도 합니다.

인학연의 탄생배경도 임금삭감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용역회사가 바뀌는 과정에서 임금삭감이 이루어졌고, 이러한 간접고용이 계속 이루어지는 한, 매년 투쟁을 지속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원충제문제도 심각합니다.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청소노동자 한명 당 학생 수는 타 대학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습니다. 학교는 말로만 인원충원을 약속하지만, 항상 협상시기가 다가오면, 나 몰라라 합니다.

이것은 우리학교 청소노동자만의 일이 아닙니다. 동국대에서는 최저임금의 상승을 핑계로 학교는 정원감축을 시도하였고, 삭발식과 점거 농성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학교뿐만이 아닙니다. 점점 비정규직 일자리는 늘어나고 있고, 비정규직이 당연시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는 비정규직이 만연합니다.

학문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이 대학에서조차도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의 일자리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비정규직은 우리학생들이 당면한 일이고, 내가 있는 이 대학에서부터 바꿔나가는 것이, 미래의 우리들의 일자리를 바꿔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없는 세상, 차별없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학생과 노동자가 함께 연대해야 할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인천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젠장' 김지형 학생의 발언이다.

- 여성노동자의 삶과 여성의 삶이 동떨어지지 않는 이유

안녕하세요? 인천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젠장의 김지형입니다.

저는 2014년도에 입학을 했는데, 그 때 청소노동자들이 요구했던 인원 충원, 기본급 인상, 정규직 전환이 제가 졸업을 하게 된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메아리 없는 외침인 것이 너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 건물에 한두 사람이 청소를 하고, 쉬는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하고, 휴가가 있어도 학기 중에는 쓰지도 못하는 것이 정상입니까? 그저 남들처럼 조금 숨 돌리면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 과한 요구인가요?

학교는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의 요구를 무시하고, 오히려 더 많은 공간을 더 깨끗하게 청소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비용은 최저로 쓰면서, 일은 최대로 시키고 싶나요? 세상에 공짜 노동은 없습니다.

학교는 청소노동자의 노동을, 여성노동자의 노동을 그만 착취하십시오. 학교는 당장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십시오. 새벽부터 쉬는 시간도 없이 중노동에 시달려도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들에 손에 쥐어지는 돈은 작년 12월 기준 근로소득세, 건강보험, 국민연금을 제외한 152만 5,380원이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근로자가구 하위10%인 141만3000원으로, 하위 10%에 가까운 돈입니다. 여성노동자들은 반찬값이나 벌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가장으로 생계를 짊어지고 중노동을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는 그녀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용역을 통해 간접고용하면서 여성노동을 값싼 노동으로 전락시키고 착취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 마십시오. 청소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일할 수 있다면, 여성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에 대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 학교 미화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저의 문제입니다. 최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남성 지원자들에게 점수를 주며 여성이기 때문에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여성들은 채용과정에서부터 성차별을 겪고,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도 출산, 육아를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어 비정규, 저임금 일자리를 찾게 됩니다.

우리나라 시간제 노동자는 266만명 중 여성은 71%이고, 전체 여성노동자의 21%가 시간제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가부장성은 여성노동에 대한 일반적인 저평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노동은 남성에 의해 이뤄지며, 여성은 가사노동에 한정한다는 가부장적 상식은, 여성노동에 대한 저평가를 뒷받침해 줍니다. 여성노동자들은 많이 일하고 적게 받고, 멋대로 임금이 깎이고, 차별과 편견이 난무해도 견뎌왔습니다.

여성노동이 없다면 세상은 돌아가지 않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이 없다면, 우리 학교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한 번은 월급이 안 나와 학교 본부를 찾아갔더니, 당신네 회사 가서 받으라고 했답니다.

용역회사는 전국을 돌면서 1년에 한 번씩 바뀌는데, 학교가 청소노동자들의 제대로 된 구성원으로, 청소노동을 제대로 된 노동으로 인정한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며 버티는 삶을 거부합니다. 우리 학교에서 여성노동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때까지, 함께 싸우겠습니다. 구호 외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학교는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제대로 된 임금을 책정하라!"  감사합니다.

기자회견 마지막 순서로 경영대, 생명대, 한울소리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 전문은 다음과 같다.

(기자회견문)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은 비정규직 없는 대학이다! 무한 경쟁과 차별의 시대를 넘어, 함께 연대하고 요구합시다!   우리는 무한경쟁과 차별, 소외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태어난 우리는 입시경쟁의 학창시절을 거치고 취업공장인 대학을 지나, 내 것이 아닌 나라의 ‘근로자’가 되기까지 평생을 쫓기듯 숨 막히게 살아갑니다. 우리는 평생 ‘경쟁에서 지는 것은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경쟁의 패자를 차별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된 우리는, 학점이 낮고 스펙이 부족하면 언제 경쟁에서 도태되고 ‘비정규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에 스스로를 채찍질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동료를 짓밟으라고 명령하는 무한경쟁과 차별의 논리는 정말로 그저 당연한 것입니까? 경쟁은, 우리의 존엄한 삶과 행복을 보장해주나요? 언제 경쟁에서 낙오될지 모르고, 대학에서의 성적이 곧 노동시장에서의 ‘비정규직’과 ‘정규직’,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별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지금 여기, 우리의 행복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연대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은, 차별과 경쟁의 시대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입니다. 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없이 지금의 인천대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학교 당국은 그들을 몇 년 후면 재고용을 걱정해야 하는 ‘기간제’로, 인천대를 위해 일하지만 인천대 당국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간접고용직’으로 취급해 왔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했습니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고, 학교를 운영하는데 진배없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원래 비정규직이었다’는 이유로, 임금과 고용조건에서 차별을 감내해야 했던 것입니다. 직접고용, 인원충원, 기본급 인상은 변화의 시작일 뿐입니다. 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직접고용, 무기계약직화 방침에 따라 인천대학교는 청소노동자들을 ‘기간제’, ‘간접고용’ 신분에서 벗어나게 했어야 하지만 유보의 태도로 상황을 방관했습니다. 인천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직도 당장 해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며, 혹시나 이후에 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당하지는 않을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학교 당국은 언제나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이윤을 창출하려 하기에, 이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임금을 비롯한 노동 조건을 제대로 보장한 ‘진정한 정규직화’를 위한 움직임입니다.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손잡고 대학을 바꿔야 합니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문제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곳입니다. 대학은 교육과 노동이 이루어지고, 학생과 노동자가 매일을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공간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인천대의 노동자들을 옭아매고 있는 경쟁과 차별, 비용절감의 논리는 곧 이 공동체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대학은 우리를 평생 옭아매 온 차별과 경쟁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며, 노동자를 차별하고 인간보다 이윤을 우선해 왔습니다. 바로 그 논리와 방향성이 여태 학생의 의견보다 돈벌이를, 학생의 수업권과 교육권보다 이윤과 효율을 중시해 온 대학을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용과 효율보다 교육과 노동이, 사람이 먼저인 대학을 만들기 위해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하고 함께 요구합니다. 더 존엄한 삶을 위해,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그리고 대학을 더 대학답게 바꾸기 위해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손잡고 나섭니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더욱 존엄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갑시다. 2018. 4. 23. 비정규직 없는 인천대 만들기 공동대책위원회(인천대학교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학생연대 인학연, 인천대학교 젠더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 젠장, 인천지역 대학생 맑스주의 세미나 모임 맑자, 도시대 학생회, 사회대 학생회, 경영대 학생회), 제35대 인천대학교 새봄 총학생회, 생명대 학생회, 예체대 학생회, 중앙동아리 한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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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