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운동의 분화, 반핵평화운동으로 방향을 바꾸게 될까?

‘핵폐기 전국넷’의 다섯 번째 전국투어토론회, 강원도 삼척에서 개최 이건수 기자l승인2018.09.07l수정2018.09.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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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5일 오후에 강원도 삼척 삼척평생학습관에서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의 전국투어 ‘한반도 비핵화시대와 반핵운동’ 다섯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9월 5일 오후에 강원도 삼척 삼척평생학습관에서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의 전국투어 ‘한반도 비핵화시대와 반핵운동’ 다섯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삼척은 시민들이 똘똘 뭉쳐서, 정부의 세 번에 걸친 핵발전소 유치 시도를 막아낸 바 있으며, 삼척시장 소환운동 등 강원도 반핵운동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이번 토론회는 대전, 서울, 대구, 부산에 이어서 열렸으며, 문재인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계기로 분화하기 시작한 탈핵운동 진영의 대응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그동안 탈핵운동의 중추역할을 했던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2018년 5월 15일 해산하였으며, 2012년 창간 이후 전국적 탈핵운동의 흐름을 전하고, 소통의 장으로 역할을 했던 ‘탈핵신문’도 2018년 4월을 마지막으로 휴간 중이다.

한국의 반핵운동은, 후쿠시마 핵사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기존의 핵발전소 주변 주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반핵운동이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과 광범위한 참여 속에서 전문가와 대도시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탈핵운동’으로 성격이 바뀌어 진행되어 온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는, 탈핵운동의 소통과 연대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문재인 정부와 협조관계에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녹색당 일부는 대안에너지운동으로 방향을 바꾸었으며, 공론화에 대하여 비판적인 진영에서는 그동안의 탈핵운동이 반핵운동으로 성격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핵발전소 반대운동에 그친 점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핵폐기 전국넷’의 전국투어 토론회는, 후자의 입장에서 탈핵운동을 반핵평화운동으로 전환하여 방향성을 명확히 하자는 주장이 공론화를 시도하는 토론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국투어 토론회는 6월 7일 대전토론회를 시작으로, 6월 22일 서울토론회, 7월 13일 대구토론회, 8월 9일 부산토론회까지 진행된 바 있다. 그동안 김준한 탈핵신문 발행인을 필두로 각 지역의 주민단체, 탈핵운동단체, 종교계, 의료계, 학계, 환경운동단체, 평화운동단체, 시민운동가, 노동운동가, 지방의회 의원 등이 토론회에 참석하여 각 지역과 부문의 의견을 교류하고, 탈핵운동의 방향에 대하여 토론을 벌였다.

매번 토론회에서 발제를 해준 김준한 신부(천주교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탈핵운동에서 반핵평화운동으로 지향성을 명확히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그동안 독립적으로 이루어졌던 핵무기 반대와 핵발전 반대운동을 한반도 평화라는 목적으로 새롭게 통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핵발전과 핵무기는 분리되지 않으며, 핵발전이 언제든 핵무기로 전용 가능하기 때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핵무기 반대 뿐 아니라, 핵발전도 근본적으로 반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런 방향성 속에서 “기존의 핵발전소 반대운동도 고준위 페기물을 이용한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반대로 운동의 중심을 이동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노동당 부대표인 이경자 대전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집행위원장은 대전 원자력연구원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각종 사고와 불법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핵무기로 전용이 얼마든 가능한 핵재처리실험을 하는 곳이며, 대한민국 핵진흥정책의 산실로서 거대한 핵카르텔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 지난 9월 5일 오후에 강원도 삼척 삼척평생학습관에서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의 전국투어 ‘한반도 비핵화시대와 반핵운동’ 다섯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김광호 웹진 '사회주의자' 편집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한편, 삼척 토론회에서는 노동운동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탈핵운동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김광호 웹진 ‘사회주의자’ 편집위원은, “나날이 증대하는 전력소비를 핑계로 핵발전이 정당화되는 만큼 전력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며, 특히 최대전력소비처인 산업부문에서의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심야노동 등 “노동시간의 획기적 단축이 필요하고, 산업부문에서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자들과 노동운동이 핵발전을 거부하고, 중단시키려는 계획과 실천을 할 때야 비로소 탈핵운동은 본 괘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핵문제에 대한 대중적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성율 원주녹색연합 상임대표는 “각국 정부와 자본이 핵문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통제함으로써, 핵무기 중심의 안보논리를 정당화했다”며, “끈질기고 지속적인 대중들의 공적인 토론만이 핵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독점을 깨뜨리고, 아래로부터 운동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의 전국투어 ‘한반도 비핵화시대와 반핵운동’ 다섯 번째 토론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핵폐기를 위한 전국네트워크’의 전국투어 토론회는 삼척에 이어서 10월 초로 울산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계속되는 토론회를 통해서, 탈핵운동의 분화가 반핵평화운동으로 방향을 바꾸는 결실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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