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동길 / 비영리 민간단체 NPO 주민참여 대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김춘수, 꽃)

인천 중구는 ‘2억 원’을 주었다. 그러자, “시장”에 가격이 형성되었다.

'백종원 골목식당'을 찍으려면, ‘2억 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국 지방자치단체 담당공무원들에 전파시켰다.

이것은 어떤 생각을 사회구성원들 간에 '공유된 현실'로 받아들이게 한 것이다. 어떤 대상이나 현상이 실제는 존재하지 않거나, 무가치 하다고 할지라도, 다수의 개인들이 대상과 현상에 대해서 비슷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그 대상과 현상은 '실제(實際)하는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저, 사연을 보내는 정도로 출연했을 수 있는 방송이었다. 인천 중구청이 '2억 원'의 세금을 주기 전에는 말이다.

그러자, 너도 나도 '2억 원'을 주고 광고를 찍고자 하였다고 한다. 인천 중구청은 이를 자랑스럽게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말이다. 일단, 시장 가격이 형성된 후에는 가격은 '우상향'한다. 그 '자원"(프라임 시간대에 방송에 광고할 기회)을 욕망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가격은 올라간다. 희소성 프레임이다.

그리고 '기점설정'이라는 문제도 있다. 우리 인천 중구청 공무원들은 알고 했는지, 모르고 했는지, 부지불식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광고비의 초기 값을 설정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아파트 가격 문제에서 보여 진다. 부동산의 초기 가격을 어느 가격대에 시작하는냐는 그 최종가격에 영향을 준다. 아파트 가격 담합을 위하여 아파트 부녀회가 주변 부동산에 압박을 행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2억 원에 '앵커링' 되었던 것이다. 처음 부른 호가에서 +/-로 오고 가며 그 '자원'의 가격을 형성된다. 인천 중구청은 이러한 점을 몰랐거나, 간과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여파는 이미 진행되었다.

<NPO 주민참여>는 지자체에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광고하기 위하여 '공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을 확인하였다.

즉, 인천 중구청이 기점 설정한 그 지점, '앵커링' 된 그 ‘2억 원'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SBS 측은 정치된 비즈니스 모델을 날려 버렸을 수도 있다고 추정된다.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으니 문제 될 거 없다는 식의 태도는, '공공재'를 활용하는 방송국다운 문제 해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억 원'을 달라고 한 게 먼저인가, 준다고 한 측이 먼저인가는 법적 측면의 문제일 것이다. '공익 가치'를 강조하면서,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 하였다면, 그것은 큰 문제이다.

협찬은 광고 보다 음성적 측면이 강하다. 광고비 지출에 있어서 '투명한 절차'가 있다. 지역 언론사에 하는 100만 원 짜리 광고조차도, 한국언론진흥재단을 경유한다.

<NPO 주민참여>가 백종원 골목식당 논란이 불거지기 아주 오래 전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하여 확보한 인천 중구청의 '광고비' 지출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을 경유하였다.

'2억 원'은 큰 돈이다. 100만원이 200개 모여야 되는 돈일 것이다. 거기에 국가예산이라는 이름표가 붙는다. 사적 지출에 이렇게까지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

인천 중구청은 언론진흥재단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측에 혈세 2억 원을 지출한 점에 관하여서, <NPO 주민참여>에게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하였다.

몰랐다고 하여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거짓말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일을 더 키운다.

중구청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미디어오늘, 2018. 10. 23.). 신포동 우현로, 그 골목에서 진행하던 다른 정책 사업에 대해서도, '2억 원'의 광고비를 쓰고자 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7년 12월경 그 골목에 있었던 '도소매 상점 거리 사업'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그 골목에 반드시, 청년몰을 유치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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