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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무 순환경제연구소 소장 (전)노동당 정책위원 |
“순환경제”는, 이미 정부와 산업계에서 ESG의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어 정책적으로 열심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존의 경제성 패러다임을 가지고서 기존의 공학적인 사고 틀에서 순환경제에 접근하고 관료적 성격의 행정력을 동원하여 속히 성과를 내려는 조급함이 있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방식들은 모두 근대화 내지는 산업화 이후에 생겨난 것들입니다. 지금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서 지금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은, 지금과 같은 경제 체제가 물적인 측면에서 어떤 구조로 되어 있고, 현재의 상태는 어떠하고 앞으로 어떻게 되어 갈지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이고, 그 다음에는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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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의 체계적 인식을 위해서 맑스주의 경제학과 국제정치경제 분석 등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위해서는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 또는 과정 철학이 근대적인 기계론적 패러다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보입니다. 나아가서 구대륙과 신대륙 곳곳의 토착문화가 보전해 오고 있는 종교와 철학, 민속 등에서 순환적인 사고방식과 경제철학을 배우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 다음에는 한국사회가 유지하고 있는 경제가 어떤 모습과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기존의 경제발전론적인 관점이 아니라, 물질흐름과 생태학의 관점에서 그려내는 한국경제론이 필요합니다.
한국경제에 관한 물질흐름을 파악하려면 우선 관세통계 정보(https://unipass.customs.go.kr/ets/index.do )를 통해서 국내로 들어오는 원재료와 중간재를 물질별로 중량단위로 파악하고, 농립어업 및 광업 통계를 통해서 국내에서 조달되는 원료물질들을 종류별로 파악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생산 및 서비스 등의 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수량, 인구와 경제활동인구 등 인적자원을 집계하여 한국경제의 현재 상태를 진단할 기초자료로 삼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에너지원별로 생산과 소비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을 파악하는 것도 직접적인 가시적 물질흐름과 병행해서 중요합니다.
이러한 물질흐름 측면에서 한국경제를 통계적으로 파악하고 그려내는 것이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 이러한 한국경제의 물질관련 통계가 한국의 지리에 관한 지식과 결합되어 순환적인 관점의 한국경제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게 됩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지식 구축의 토대 위에서 전통적인 식생(植生)과 문화의 역사, 그리고 근대 이후의 산업 발달의 경제사를 연구하고, 경세(經世)적 관점에서 문화와 식생을 고려하여 앞으로 유망한 산업경제 그리고 이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체계가 제시될 수 있다면, 순환경제가 한국에서 어느 정도 구체적인 대안 경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경세적 대안 제시과정에서 근대화와 고도성장기에 자리 잡은 관료행정의 관행들을 탈색하고 인재양성 위주의 문화적인 접근방법이 채택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근대 이전의 종교, 철학적 전통들이 발굴되고 재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약 <순환적 관점에서의 한국경제론>을 책으로 구성한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 순서가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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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한국경제의 물질 및 에너지 흐름 1. 제1차 산업과 해외로부터의 물질 투입 2. 생산 및 서비스 산업과정의 물질흐름 3. 에너지 자원의 도입과 에너지 생산과 소비 4. 한국의 소비생활과 폐기, 재활용 제2부 한국의 경제 지리적 구조 1. 한국의 수계(水系)와 지역구분 2. 각 지역의 식생과 문화 3. 각 지역의 근현대 경제발달사 4. 각 지역의 인구구조와 생태 및 경제산업간의 관계 제3부 한국경제의 자연순환에의 적응 가능성 모색 1. 지역별 인구 및 물질 순환 체계의 구축 가능성 2. 지역간 물류, 교통과 생태환경의 조화 가능성 3. 순환경제 패러다임에 맞는 인재양성 체계 구축 가능성 4. 한반도 차원의 교류와 순환을 위한 지역 행정 및 자치 제도의 구축 제4부 한국경제의 위기와 경제변동 1. 한국의 경제표 - 재생산도식 분석 2. 성장위주의 경제학 패러다임의 비판적 분석 3. 재산권 제도, 기업 제도의 비판적 분석 4. 환경파괴 양상, 폐기물 처리 시스템 제5부 정책 및 운동의 대안 1. 여러 사회경제 이론적 대안 탐색 2. 산업, 에너지 행정 시스템의 개혁 3. 교육, 주택, 도시 정책의 개혁 4. 사상, 철학, 학문, 문화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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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내용이 제대로 채워질 수 있으면, 책을 발행할 뿐 아니라 이어서 순환경제학회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점차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변화가 가능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낡은 사고방식과 낡은 경제 패러다임을 가지고 이미 달라진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쳐 가면서 산업경제를 부흥시키려고 무리한 일을 거듭하고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길을 찾아내어 그 길을 넓혀 가는 데 힘을 써야 할 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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