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10가지 주요 요구사항>

1.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TF 구성과 대통령 면담

2.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피해유형별 지원대책 수립, 피해자 상담 및 지원 시스템 개선

3. 피해주택 경매 일시중지, 긴급주거지원 제도 개선

4. 피해자 금융지원 강화 : 대출연장 보장, 대환대출 및 버팀목대출 지원요건 완화, 경락자금대출 도입 등 지원 강화

5. 전세사기 피해구제 특별법 제정 : 임차보증금채권 및 주택 공공매입, 임차인 우선매수권 부여, 조세채권 안분 등

6. 경매 시, 당해세(국세, 지방세) 감면 또는 변제순위 조정, 제도개선 소급적용

7. 상속재산 처리 절차에 공공 개입 : 상속포기, 상속재산파산

8.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처벌, 범죄수익 환수

9. 주택 수선유지 및 관리 부실 문제 해결

10. 피해자 의견을 반영한 전세사기·깡통전세 재발방지 대책 마련

<출범 기자회견문>

전세사기는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사회적 재난입니다.

너무나도 억울하고 비통합니다. 벌써 세번째 죽음입니다.

지난 2월 대책위에서 함께 활동하던 한 사람의 동료를 떠나보내고, 아직도 그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는데, 우리는 또 다시 두 사람의 아까운 젊음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전세사기 사실을 가족에게도 차마 알리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그들의 죽음은 또 다른 가족을 잃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어렵게 만나 서로의 고통과 억울함을 나누고 작은 희망의 끈이라도 잡으려 함께 노력했던 이들을, 우리는 끝내 놓치고야 말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지난 2월 첫 희생자가 나왔을 때, 우리는 서울역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침묵 추모행진을 벌이며, 정부의 전향적인 대책 마련과 전세사기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외쳤습니다. 더 이상의 죽음은 막아야 한다고, 너무나도 절박하게 외쳤습니다.

그러나, 이후 나온 정부대책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해소해주기는커녕, 더 큰 절망에 맞닥뜨리게 했습니다. 희생자의 조문까지 와서 ‘선지원 후회수’까지 검토하겠다던 국토부 장관의 말은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지난 주말 두 명의 희생자가 추가로 나온 이후에야 국토부 장관은 부랴부랴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의미없는 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이러한 와중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단 한마디 말조차 없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합니까.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선순위 권리자가 있는데, 세금이 체납되어 있는데 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그 집에 들어갔냐고. 개인의 사기사건인데 왜 국가가 세금을 써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원해야 하냐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말입니다.

명백한 2차 가해입니다. 피해자가 대부분 2030세대라 사회경험이 적어 제대로 몰라서 전세사기를 당했다고요?

전세사기 피해자들도 자신의 전 재산을 걸어 전세계약을 하는데, 충분히 꼼꼼히 알아보고 계약을 합니다. 죄라면 오히려 집을 살 자본이 없어서, 적은 소득에 대출이자 부담이라도 줄여보려고 노력한 게 죄입니다.

바지임대인과 건설회사,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인, 부동산컨설팅 업체들이 짜놓은 덫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잘 짜여진 조작으로 부풀린 시세, 임대인의 수십 억대 세금 체납 사실도 미리 알 수 없는 허술한 제도로 인해, 누가 피해자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개인적인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입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 범정부TF를 구성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이제라도 전면적인 피해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주택에 대한 경매를 일시중지하여 추가적인 정부대책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십시오.

피해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을 대폭 완화하십시오.

전세사기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선지원 후회수’, 피해임차인의 우선매수권을 보장해주십시오. 그냥 둬서는 절대로 해결될 리 없는 상속재산 처리와 조세채권 문제에 적극 개입하십시오.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통해, 범죄수익을 환수하고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십시오.

오늘 우리는 전국에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제안합니다.

이제 더 이상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고, 함께 힘을 합쳐야 합니다. 무분별한 전세대출과 묻지마보증, 등록임대주택 관리와 보증보험 부실에 책임이 명백한 정부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함께 외쳐야 합니다.

제4, 제5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서로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소통의 공간을 만들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 끊임없이 외칠 것입니다.

오늘이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가 끝장나는 길의 첫 걸음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십시오. 전세사기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2023년 4월 18일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