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의료재단, 시립병원 수탁운영하자마자 임금·노동조건 개악!

- ‘단체협약에 보장된 임금’ 주지 않고 ‘강요된 연봉제 임금’ 지급

- 시립병원 위·수탁 계약서, 설치·운영 조례, 근로기준법 모두 무시

위수탁계약서와 조례 준수하지 않는다면,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돼

빛고을의료재단은 <근로조건 보장>이냐 <계약해지>냐 선택하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광주시로부터 광주시립병원(광주시립제1요양병원과 광주시립정신병원)을 5년간(2023.2.1 ~ 2028.1.31)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빛고을의료재단이 광주시립병원 설치·운영 조례와 위수탁 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조건 보호·준수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빛고을의료재단(이사장 은광석)은 2월 1일 광주시립제1요양병원과 광주시립정신병원을 위탁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7개월 동안 ▲취업규칙 일방 변경 ▲호봉제를 연봉제로 일방 변경 ▲단체협약 개악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복지를 축소하는 등 근로조건을 대폭 후퇴시켰다.

호봉제를 연봉제로 일방 변경함에 따라 직원들의 임금은 삭감되었고, 단체협약에 보장된 ▲각종 수당(면허수당, 위험근무수당,정근수당 등) 삭제 ▲교통비 삭제 ▲요양보호사 휴게수당(월 10만원) 삭제 ▲콜수당(1일 5만원, 일직비 7만원) 삭제 ▲유급 하계휴가(2일) 삭제 ▲무료 예방접종 삭제 ▲선택적 복리후생제도(10만 포인트) 삭제 ▲건강검진휴가(4시간) 삭제 ▲청원휴가 축소 ▲진료비 감면 축소 등 근로조건과 복지는 대폭 후퇴됐다.

[참고] 기본급이 삭감된 사례

▲ 연봉제 도입 후인 4월 기본급이 연봉제 도입 전인 3월 기본급보다 28만 7734원 삭감됨 @자료정리 : 보건의료노조

[참고] 총액이 삭감된 사례

▲ 연봉제 도입 후인 4월 총액이 연봉제 도입 전인 3월 총액보다 38만 3628원 삭감됨 @자료정리 : 보건의료노조

그러나, 빛고을의료재단측의 임금 삭감과 복지 후퇴 조치는 ▲종사자 고용안정 보장 확인서 ▲광주시립병원 위수탁 계약서 ▲광주시립병원 설치·운영 조례 ▲광주광역시 사무의 민간위탁 조례를 위반한 것으로 정상적이지도 않고 정당성도 없다.

첫째, 광주시립병원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복지를 후퇴시킨 것은 빛고을의료재단이 작성하여 광주광역시에 제출한 <종사자 고용안정 보장 확인서>와도 상충된다.

빛고을의료재단이 광주시립병원 위수탁 과정에서 2022년 11월 28일 작성하여 광주광역시에 제출한 <종사자 고용안정 보장 확인서>에는 “수탁자로 선정되면 현재 근무 중인 직원과 요양보호사, 환자와 직접 관련된 부서의 직원을 기존과 동일한 조건 및 보다 나은 조건으로 전원 고용승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수탁 과정에서 기존과 동일한 조건 및 보다 나은 조건으로 고용승계하겠다고 확인서를 제출한 빛고을의료재단이 광주시립병원을 수탁받자마자 기존 근로조건을 대폭 후퇴시킨 것은, 약속 위반이자 기만이다.

[참고] 빛고을의료재단이 광주광역시에 제출한

<종사자 고용안정 보장 확인서>(2022년 11월 28일 작성)

▲ 종사자 고용 안정 보장 확인서(고용승계 확인서) @보건의료노조

둘째, 빛고을의료재단은 수탁기관이 준수해야 할 근로조건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

광주광역시와 빛고을의료재단이 체결한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운영 위수탁 계약서] 제10조는 노동관계 법령 준수와 근로조건 준수 의무,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확약서 작성 등 근로조건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위수탁 계약서 제10조 제2항은 계약할 때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확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고, 제1호에는 <근로계약 시 책정된 임금의 지급>을 준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운영 위수탁 계약서 제10조(근로조건 보호) ① “의료법인”은 소속 노동자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동관계 법령을 준수하고,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지급 등 근로조건 준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의료법인”은 계약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확약서를 작성하여 “시”에 제출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1. 근로계약 시 책정된 임금의 지급 2. 퇴직급여 지급, 4대 보험료 납부 등 법정 사업주 부담금 관련 의무 준수 3. 사전승인 없는 재위탁이나 하도급 및 파견 4.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준수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시립병원을 위탁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 2월과 3월에는 기존 수탁업체인 우암의료재단과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빛고을의료재단은 과반수 노조가 있는데도 ▲호봉제를 연봉제로 변경 ▲휴업수당 삭제 ▲경조휴가 축소 ▲하기휴가 삭제 ▲휴게시간 변경 ▲진료비 감면 축소 등 다수의 취업규칙 조항을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불이익하게 변경했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계약서 서명을 강요했다.

연봉계약서 서명은 직원들을 일일이 부서장실로 불러 “얼마가 깎일 테니 그렇게 알고 서명하라”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빛고을의료재단은 “직원의 70% 이상이 연봉계약을 체결했다”면서 4월 임금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빛고을의료재단은 <단체협약에 보장된 임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과반수 노동조합을 배제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강압적으로 연봉계약서를 체결한 후 <연봉제 임금>을 일방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96조는 단체협약과 어긋나는 취업규칙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빛고을의료재단이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호봉제를 연봉제로 취업규칙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무효이다.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제96조(단체협약의 준수) ①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

셋째,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요양병원 설치·운영 조례]를 위반했다.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요양병원 설치·운영 조례] 제9조는 수탁자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요양병원 설치·운영 조례 제9조(수탁자 의무) ① 수탁자는 정신질환자 및 치매와 노인성질환자의 진료와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하여야 하며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한 쾌적한 환경조성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수탁자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수탁받은 재산 등을 관리하여야 한다. ③ 수탁자는 정신병원 및 요양병원의 시설과 사용하는 공유재산을 정신질환자 및 치매와 노인성질환자 진료에 사용하여야 한다. ④ 수탁자는 관계법령과 이 조례 및 위ㆍ수탁 협약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하지만,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시립병원 설치·운영 조례 제10조에 명시된 ▲진료와 인권보호에 최선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 이행 ▲조례 및 위수탁 협약사항 준수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립병원 위수탁 협약사항에 명시되어 있는 ▲근로자의 고용·노동조건 개선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근로조건 준수 등의 협약사항은 전혀 준수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한 방식으로 임금과 근로조건을 후퇴시켰다.

넷째,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광역시 사무의 민간위탁 조례를 위반했다. [광주광역시 사무의 민간위탁 조례] 제22조(수탁기관의 의무) 제7항은 “수탁기관은 민간위탁 사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고용·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빛고을의료재단은 근로자의 고용·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취업규칙 개악 ▲단체협약 개악 ▲호봉제를 연봉제로 일방 변경 ▲조합원 6명 해고 등 고용·노동조건을 후퇴시킴으로써 광주광역시 사무의 민간위탁 조례를 위반했다.

지난 8월 18일 빛고을의료재단과 교섭했으나, 

조속한 파업 해결과 진료 정상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지난 8월 18일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광역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조합과 조속한 파업 해결과 진료 정상화를 이룩하기 위한 노사 대표교섭을 시작했다.

빛고을의료재단은, 여전히 만성적인 시립병원 적자운영을 거론하며 임금 삭감과 복지 축소, 연봉제 시행 의지를 드러냄으로써 조속한 파업 해결과 진료 정상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지급, 근로조건 보호, 기존과 동일한 조건 및 보다 나은 조건 보장, 근로자의 고용·노동조건 개선 노력은 광주시립병원 위탁조건이자 수탁자의 의무사항이다.

이를 위반하는 것은, 위수탁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요양병원 설치·운영 조례] 제12조는 다음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병원 운영의 위탁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요양병원 설치·운영 조례 제12조(위탁의 해지) 시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병원 운영의 위탁을 해지할 수 있다. 1. 수탁자가 제9조(수탁자의 의무)의 의무를 위반한 때 2. 수탁자가 위탁조건을 위반한 때 3. 수탁자가 운영 및 관리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때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빛고을의료재단은 종사자 고용안정 보장 확인서, 광주시립병원 위수탁계약서, 광주시립병원 설치·운영 조례 등에 명시된 대로 직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 복지를 보호하고 존중할 것인지, 아니면 계약해지 당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상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복지를 축소시켜 광주시립병원을 운영하려는 빛고을의료재단의 작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빛고을의료재단이 수탁 운영과 동시에 추진한 일방적인 임금 삭감과 복지 축소, 연봉제 강행 등을 전면 철회하지 않는다면, 파업 해결과 조속한 진료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노조는 "기존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보장하면서 만성적자를 해결하기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사태 해결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보건의료노조, 광주 시립병원 장기파업 사태 해결위해

지난 18일 2차 산별집중투쟁 전개!

한편, 광주시립요양ㆍ정신병원지부가 파업 65일차, 광주시립요양병원지부가 파업 43일차를 맞이한 지난 18일 보건의료노조가 광주에서 또 다시 산별집중 투쟁을 전개했다.

▲ 광주시립요양ㆍ정신병원지부가 파업 65일차, 광주시립요양병원지부가 파업 43일차를 맞이한 지난 18일 보건의료노조가 광주에서 또 다시 산별집중 투쟁을 전개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18일 오후 2시 광주시립 제1요양ㆍ정신병원 앞에서 전국의 지부장 및 전임간부 3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 사태 해결과 진료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25일에 이은 2차 산별 집중투쟁으로 진행됐다.

빛고을의료재단이 광주시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은 광주시립 제1요양ㆍ정신병원에는 기존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이 있으나, 빛고을의료재단은 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임금체계와 근무 형태 등을 변경하며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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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기자  reapg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