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 “강원도가 나서서 지방의료원 적자 문제 해결하라!”

우리는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하라! 이근선l승인2024.05.22l수정2024.05.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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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공공의료 확충 강화 위한 예산을 편성하라!

공공의료 위해 온몸 바쳐 헌신했다. 그런데, 임금체불이 웬말이냐!

모두를 위한 공공의료! 먼저, 사람에게 투자하라!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 정상화 위한, 적정 의료인력 확보하라!

▲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본부장 함준식)가 21일(화) 오전 11시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본부장 함준식)는 21일(화) 오전 11시 강원도청 앞에서 서명오 강원지역본부 조직부장의 사회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도의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함준식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이어서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의 투쟁사, 김소영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사무처장의 연대사가 있었다.

마지막 순서로 노은주 원주의료원 지부장과 박종훈 속초의료원 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 함준식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 김소영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참가자들은 정부와 강원도는 5개 지방의료원의 공공의료 기능 정상화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확대해야 하며, 특히 시급하게 감염병 전담병원에 대한 회복기 추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의 35개소 의료원들 모두 같은 상황

▲ 전국의 지방의료원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홈페이지 갈무리

강원특별자치도에는 강릉의료원, 삼척의료원, 속초의료원, 영월의료원, 원주의료원 등 총 5개소의 의료원이 있다.

전국적으로는 총 35개소의 의료원이 있다. 35개소 의료원 중 28개소(김천의료원은 복수노조)가 보건의료노조에 가입되어 있다.

강원도 뿐 아니라, 전국의 의료원 노동자들이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다음은, 이날 밝힌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강원도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 기자회견문

▲ 기자회견문 낭독 - 노은주 원주의료원 지부장(좌)과 박종훈 속초의료원 지부장(우)

감염병 전담병원[感染病 專擔病院]. 의학용어 사전에 ‘감염병 환자의 진료 및 치료 등을 전문적으로 맡거나 도맡아 담당하는 병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감염병 전담병원에 근무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입니다.

2019년 11월 사람과 동물에 모두 감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는 2020년 1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그해 2월부터 대유행이 시작됐고, 3월 11일 WHO(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로 출현을 거듭하며 수차례 대유행을 이어갔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세상을 완전히 집어삼켰습니다. 공공병원들은 정부 지침으로 비상운영에 돌입했습니다.

강원도의 5개 지방의료원(강릉, 삼척, 속초, 영월, 원주의료원)도 정부와 강원도의 지침에 따라 일반환자를 모두 소개(疏開. 한곳에 집중된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시킴)하고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우리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공공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인이라는 직업정신과 사명감을 가지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이기고 코로나19 환자를 돌보았습니다. 환자들은 내 가족이었고 이웃이었습니다. 어려웠지만, 보람을 느끼며 그렇게 우리는 3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통상 의료기관은 다양한 질환군에 대한 응급대처에서부터 외래진료, 입원진료, 수술, 처치, 회복에 이르기까지 진료과별 부서별 다양한 협업 등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운영합니다.

그러나, 감염병 전담병원은 감염병에 필요한 진료과 외에 대부분의 진료과를 축소 또는 중단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료수익은 급감하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손실보상금으로 운영하는 비정상적 경영을 3년 동안 해야 했습니다.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의료인들에게 임상경험은 의료인으로 성장함에 있어서 중요한 과정입니다. 감염병 전담병원이 장기화하면서 많은 의료인들이 이탈했고, 진료역량과 운영시스템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감염병 대응에 최적화하기 위한 비상체계로 운영이 계속되었던 만큼, 감염병 외 다른 질환 진료과에 대한 숙련도가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5%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70%가 넘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내면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엔데믹 이후,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은 종료되었습니다. 환영했습니다. 모두가 바라던 순간이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감염병 전담병원이 코로나19 이전의 일반환자 진료 중심의 종합병원으로 돌아가는 회복 기간을 4년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지원하는 손실보상금은, 엔데믹 선언 6개월 후 중단되었습니다. 강원도는 도움을 줄 수 없으니, 자구책을 마련하라 압박했습니다.

손발이 다 잘렸는데 알아서 밥을 떠먹으라는 말이었습니다. 필요할 때는 잘 썼는데 지금은 필요 없으니 버리겠다고 합니다.

감염병 팬데믹의 국가적 위기 속에 최일선에서 싸웠던 우리 공공병원은 이런 과정을 거치며 기능이 훼손되고 심각한 경영적 위기에 내몰리며 운영의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토사구팽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공공병원에 남아 최선을 다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들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이전 강원도 5개 지방의료원의 경영수지는 평균적으로 흑자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엔데믹 이후 2023년과 2024년 경영수지는 병원이 감당하기 힘든 적자 상황을 맞게 했습니다.

이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까? 정부와 강원도가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다.

코로나19와 3년 동안 사투를 하고 우리가 받은 것은 상처뿐인 영광과 임금동결·임금체불이었습니다.

우리는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지금 공공병원의 많은 동료들이 사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강원도는 알아야 합니다.

병원도 사람이 있어야 제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공공병원을 방치해 무너뜨린다면 다시 공공병원을 세우는 일은 앞으로 요원할 것입니다.

국가재난 상황이 왔을 때 공공병원이 가장 먼저 역할을 수행합니다. 공공병원에 종사하며 직업의식을 갖고 사명감을 가지려면 정당한 보상을 갖춰야 합니다.

적어도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임금동결이나 임금체불 같은 일은 발생되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공공병원은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이 아니어도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훨씬 확충·강화되어야 합니다.

의료 접근성이 전국 최하위 수준인 강원도에서 공공병원은 의료 격차를 줄이고 도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지역거점 2차 병원으로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병원의 기능을 강화하고 역할을 높이는 것은 감염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역에서 공공의료와 필수의료를 감당하며 사회적 비용을 오히려 낮추는 일이기도 합니다. 공공병원은 잘 지키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며 효과적입니다. 이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중요한 교훈이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는, 강원도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해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현재 정부가 이야기하는 의료개혁은 공공의료 기능 정상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강원도는 공공의료 기능 정상화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확대해야 합니다.

먼저 시급하게 감염병 전담병원에 대한 회복기 추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경영상황이 회복될 때까지 지원 기간과 금액을 고려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 없습니다.

둘째,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생활에 큰 타격을 주는 경제살인이나 마찬가지인 심각한 범죄입니다. 강원도는 공공의 역할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임금체불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반드시 마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유공이 있으니 훈장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공공병원에서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도록 강원도는 기반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도 일상을 회복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셋째, 지역의료·필수의료·공공의료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사람과 기관에 대한 전폭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보건의료인력 부족과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는 특히 강원도에서 의료공백을 만들고, 지역의료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지역의료 체계 전반을 붕괴하게 만들 것입니다. 지금 우리 지역의료 체계는 전향적 의지를 가지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해결 불가능한 수준까지 와 있는 지경입니다. 인력 충원과 인프라 확보를 위해 강원도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무너지는 강원도 공공의료의 피해자는 온전히 환자와 국민들입니다. 더 이상 지금의 지역의료 체계 붕괴 상태를 방치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들이 나설 때입니다.

강원도 공공의료를 정상화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는 오늘부터 병원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인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운동을 전개하면서 도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 5. 21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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