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지역지부, 정부 지침을 왜곡 해석하는 공사 야합안 폭로

사회적 합의 어기는 야합안 때문에, 당사자들 고용불안과 고통 호소 이근선l승인2019.01.01l수정2019.01.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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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가 2018년 12월 31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지부장 박대성/ 이하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018년 12월 31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인천공항지역지부 한재영 대변인의 사회로약 50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사가 정부 지침을 운운하며 야합했다. 2017년 사회적 합의로 이뤄낸 전환 채용을 부정함으로써, 노동자들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강조했다.

정부 지침 핑계 야합안은 고용 불안 야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정부 지침에도 전환 방식에 대한 의견 접근이 있을 경우, 협의 존중하되 보안 방안을 추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채용이 완료된 경우에는 기존 결정을 인정하되 공정채용 확인서, 경력 증빙, 친인척 여부 확인 등 추가 검증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번 야합안은 추가 보완 작업을 할 생각은 없이, 제2터미널 개항으로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한 약 3천 명 노동자들에게 경쟁 채용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사자들, 1년 7개월 만에 다시 고용 불안되는 상황, 고통 호소

기자회견장에는, 이번 야합안으로 인해 경쟁채용 대상이 되는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한 노동자들 약 30명이 참석했다. 대표로 두 명의 노동자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수경비 분야 30대 청년노동자, 아이 셋 시설분야 노동자가 그들이다. 이들은 “정당하게 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고용불안을 느껴야 하고,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 상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부에 해결을 촉구했다.

당사자 발언 전문은 다음과 같다.

 

1. 경비보안 분야 30대 청년 노동자 발언

저는 2017년 5월 뉴보은 회사에 입사한 노동자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특수경비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2017년 5월 당시, 제2여객터미널 개항 때문에 사람을 뽑고 있다는 고용지원센터의 문자를 한통 받았습니다.

그렇게 일 자리가 필요했던 저는, 뉴보은 본사에 면접을 보러 갔었고, 면접 보러 온 인원만 300~400명 정도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몰린 이유는, 제2여객터미널 개항 때문에 보안 인력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라 들었습니다.

인천공항 보안경비 업무는 특수경비업입니다. 저는 5월 중순 면접에 합격했고 6월~7월까지 두 달의 대기 기간 동안 특수경비교육과 항공 경비 요원 초기교육 관련 이수시간을 채우며, 시험과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을 다 받는다고 해서 바로 입사가 되었던 부분도 아니였고, 늦게 입사하게 된 동기들은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기하는 인원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는지 교육을 받고나서 바로 8월에 입사하게 되었고, 저와 같이 입사하게 된 반 동기들은 30명 정도 되었습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절반정도가 현재 그만둔 상태이며, 처우는 좋아질 기미도 안보이고 주야간을 돌아가며 일하는데도 최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 모습들과 실망스러운 일들만 생겨 그만두는 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채용비리 이야기가 나왔을 때 너무 억울했습니다. 비리 혐의자로 몰아가서 억울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 공항이다’라는 자부심과 보탬이 된다는 것이 좋았는데, 인터넷 댓글을 보면 거지근성 노동자,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참을 수 있었습니다. 제 자신이 떳떳하고, 이 곳에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입니다.

제가 이 곳에 들어온 지 이제 1년 반 가량이 되었습니다. 2시간 반을 기다리며 면접보고, 각 교육들의 이수 시간을 채우며 3번의 시험 쳐서 들어왔는데, 이제 와서 또 다시 공사 측에서는 경쟁채용으로 반복하라고 합니다.

1년 반 동안 제가 이 곳에서 한 일은 대체 뭡니까?

채용비리는 윗선에서 해놓고, 왜 당하는 건 저 같은 일반 노동자가 당해야 하는 몫 입니까?

이렇게 일 하는 중간에 다시 시험을 쳐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알았으면. 그리고, 주야간 근무를 서면서 최저시급을 받으며 이 곳에서, 일을 계속 해왔을지도 궁금합니다.

세계 최고 공항이다 자부해온 공사 측에서 이렇게 오락가락 하면 안되는 거 아닙니까?

저는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일해 왔는데, 1년 반 일한 것이 저를 증명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이 곳에 처우가 좋을 것이다’해서 당당히 회사 면접 봐서 들어온 분들 중에 나이가 많고 가정과 아이가 있으신 동기, 후배 동료들도 많습니다.

그 분들은 어떡합니까?

자신들이 한 채용 비리 때문에 왜 저희가 피해를 받아야 됩니까?

짤릴 수 있다는 일상 속에 가정을 지켜야 된다는 부분에 있어,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모르실겁니다.

청년들 일자리 부족하다고 걱정들 많이 하시는데, 저 같은 사람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게 제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시설유지 분야 40대 노동자 발언

저는 작년 11월 입사했습니다. 인터넷 구인 광고를 보고 응시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자격증이 있었습니다. 이제 1년이 좀 넘었습니다. 저는 지금 40대 중반입니다. 아이가 셋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이 공항에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잘 보이진 않습니다. 수리하고 정비하고 이런 일니까요.

그래도, 정규직 전환 되면 안정적으로 미래를 좀 계획하면서 살 수 있으리란 기대는 있었습니다. 저 출산 시대에 저 같은 사람을 애국자라고 하던데요. 만약에 다시 경쟁채용해서 떨어지면 우리 다섯 식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저와 비슷한 처지에 우리 동료들이 제에게 청와대 가면 꼭 전해달라고 한 말이 있어서 전합니다. 아시겠지만, 인천공항이 영종도에 있어요. 출퇴근이 힘듭니다. 그런데 영종도가 집값도 그렇게 전세도 비쌉니다.

정규직 된다는 말 듣고, 영종도로 자기 집을 옮긴 사람들이 있어요. 인천공항에서 오래 동안 일할 것이니 아예 여기에 정착하자 이렇게 마음먹고 오는 거예요. 결혼도 하고, 아이도 여기서 키울 생각으로요. 제 동료들도 그래서 비싼 이자 물어가며 영종도에 전세를 구하거나, 집을 장만한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러면, 인천공항에서 하는 일이 더 중요해 지고 더 애착도 가겠죠. 그런데 그 동료들이 지금 한마디로 맨붕이 왔어요.

저도 아직은 1년 좀 넘어서 못 왔지만, 생각은 하고 있었거든요. 아직 아이들 어릴 때 인천공항 근처에서 정찰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접어야죠. 한편으로 이사를 안온게 다행이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동료들 볼 때마다 착잡합니다.

인천공항이 이렇게 큰 이슈가 되었으니, 경쟁채용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오겠죠. 희생자가 안 생길 수가 없겠죠. 비정규직 노동자도 좀 살만한 세상 만든다고 하신 분이, 대통령 되신 거잖아요. 지금 죽을 맛입니다. 좋은 일자리 좀 많이 만들어 주시고요. 우리 다섯 식구도 좀 살려주세요.

 

 

기자회견 마친 후 청와대 해결 촉구하는 서한 전달

▲ 기자회견 대표단이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에게 서한을 전달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좌로 부터 신철 정책기획국장, 박대성 인천공항지역 지부장, 강동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본부장, 당사자 발언을 한 30대 청년 노동자)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사자 발언을 한 30대 청년 노동자, 강동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본부장, 박대성 인천공항지역 지부장, 신철 정책기획국장이 청와대 연풍문에서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에게 서한을 전달했다.

박대성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야합안이 정규직 전환을 훼손하며,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용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히고, "또한 아무 의견 수렴 없이 강행되는 컨설팅 연구 안은, 극심한 후유증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인 인천공항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가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2018년 12월 26일 인천공항공사는 공사노조, 한국노총 인천국제공항노조, 보안검색 노조 등과 정규직 전환 자회사 직원의 ‘임금체계 및 정규직 전환 채용방식에 대한 세부 계획’을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지역지부에 "합의했다고 밝힌 내용은 전체 노동자들의 합의가 아니라, 인천공항공사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의 의견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성명을 발표해 “공사가 오늘 발표한 강행 안 일방 발표 내용은, 지부가 비판한 내용을 그대로 시인하는 것”이라며, “변명할 내용에 마땅한 다른 표현도 없는듯하다. 이번 강행 안은 철회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지부는 강력한 투쟁으로 이번 강행 안을 막아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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