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의 홍보대사 노릇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해체하라!

▲ 허영구

(전)민주노총 부위원장

AWC한국위원회 대표

노년알바노조(준) 위원장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일본에 이어 한국에 입국했다.

일본 입국 당시 가지고 온 후쿠시마 핵오염수에 대한 IAEA의 최종종합보고서는 딱 한 차례 ALPS 통과 오염수 샘플을 분석한 것에 불과했다. 일본정부의 핵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이를 정당화해 주기 위한 입국이 분명하다.

그는 2차, 3차 샘플 분석 결과는 하반기에나 나온다면서 다핵종 제거설비(ALPS) 처리수의 해양투기는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강변했다.

핵의 국제기준은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기준이하’라고 해서 해양생태계와 인간에게 암 발병 등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랑비에 속 옷 젖는다’는 말이 있듯이, 향후 수십 년간 핵 오염수를 해양투기 한다면 그 피해를 가늠할 수 없다.

결국, IAEA사무총장의 일본 입국은 일본정부의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정당화 해주기 위한 것이며, 한국에는 일본정부 홍보대사노릇을 하러 온 셈이다.

태평양 여러 섬에서 핵실험을 하고, 핵잠수함을 운용하는 미국 등 핵무기보유 국가들이 IAEA 기준을 옹호하는 것은, 그들의 군사경제적 이해 때문이지 해양생태계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이번 IAEA 종합보고서가 얼마나 엉터리인지는 “이 보고서 이용으로 발생할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IAEA와 회원국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목에서도 알 수 있다.

IAEA가 지구생태계나 인류의 평화와 건강보다는 핵발전이나 핵보유 국가와 핵마피아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한국에 입국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동의하는 점도 있지만, 한국도 핵발전 과정에서 핵종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핵오염수를 ALPS를 통해 처리한다고 핵종이 ‘제로’가 되는 일은 없다.

해양생태계 파괴와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문제는, 일본정부가 졸속적이고 독단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핵발전을 하고 있는 모든 국가의 문제이자, 전 지구적 문제이다. 핵을 옹호하고 증진해 온 IAEA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1986년 우크라이나 독립과 구 소련 붕괴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도 하는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고 후 30주년인 2016년 4월 26일 열린 행사장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그의 몸에 부착한 휴대용 선량계는, 베타 방사능 수치가 상승하면서 경보음을 울리고 있었다고 한다.

체르노빌 원주민 11만 명은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지금 현재 원거리이긴 하지만 핵종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250만 명이 각종 질병의 위험을 안고 살고 있다.

2016년 10월 폭발했던 체르노빌 핵발전소를 새롭게 덮는 안전격납고를 완공할 당시, IAEA 한스블릭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우리 모두의 상처, 핵이 입힌 상처를 막아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 러-우 전쟁에서 보듯이 우크라이나 핵발전소 방사능 누출과 위험은 계속되고 있다.

7년이 지난 지금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ALPS를 통과한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재앙의 데자뷰다.

핵마피아들의 말은 항상 같다. 핵발전이나 사고로 인해 방사능이 누출되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기생산비용이 저렴’하고, ‘기준치 이하’이고,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고, 심지어 ‘기후위기에 대응해 친환경 녹색에너지’라고 강변한다.

명백한 거짓이고, 재앙을 더욱 가중시키는 일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핵발전(원전)과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금 당장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아내야 한다.

일본이 해양투기를 서두르는 것은 보관비용 때문이고, 그 다음으로는 후쿠시마 지역의 핵오염 문제를 감춘 채, 대외적으로 방사능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공포하기 위해서다.

후쿠시마 현지에서 핵발전소 반대운동을 하는 탈핵단체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일본 내 과학자들은, 해양투기 대신 육지에 보관 시설을 더 증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11 당시 폭발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건물들이 해체되고 있고, 주변은 원주민이 모두 떠나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핵오염수 보관탱크를 대형화하거나 증설이 가능할 정도로 공터가 많다고 주장한다.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전 세계를 향한 테러이며 범죄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