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의료재단, 적자 해결 명분으로 노동자 임금깎기 나서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가 16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빛고을의료재단(이사장 은광석)은 2월 1일 광주시립병원(광주시립제1요양병원, 광주시립정신병원)을 수탁 운영하자마자 적자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환자들의 비급여 진료비를 대폭 인상(보건의료노조, 빛고을의료재단이 수탁운영하는 시립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실태 밝혀 개미뉴스 (antnews.co.kr))하는 한편, 노동자들의 임금깎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기존 재단과 노동조합이 합의한 5억 5788만원 못 주겠다”

보건의료노조는 “빛고을의료재단은 전 수탁기관인 우암의료재단과 노조(보건의료노조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가 <부적절한 단체협약으로 인한 추가소요액이 5억 5788만원에 이른다>며 단체협약 승계를 전면 거부했다. 빛고을의료재단측이 광주시립병원 운영을 수탁하자마자 노동자 임금깎기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빛고을의료재단측이 단체협약에 확보된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으려는 총액은 5억 5788만 2781원에 이른다.

빛고을의료재단측이 단체협약에 보장된 임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항목과 액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임금(면허·자격수당 4020만원, 정근수당 8679만원, 호봉 조정 2172만원, 승진에 따른 호봉 조정 1150만원, 장기근속자 보상 1056만원) ▲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조리원 추가 채용 2318만원, 대체간호사 운영 791만원) ▲복리 후생(교통비 1억 920만원, 하계휴가비 1246만원, 진료비 감면 929만원) ▲노동자 건강권 보호(탄력스타킹과 허리보호대 지급 540만원, 건강검진휴가 4073만원, 휴게시설 확보 1000만원) ▲모성 보호(육아휴직 769만원, 배우자 출산휴가 202만원) 등이다. 

빛고을의료재단에 앞서 2018년 2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5년간 광주시립병원(광주시립제1요양병원, 광주시립정신병원)을 수탁 운영한 우암의료재단은 2022년 10월 6일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우암의료재단과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가 체결한 단체협약은 헌법과 노동조합법에 보장된 단체교섭을 통해 체결된 단체협약으로서 법적 효력을 갖는다.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2022년 10월 6일부터 2023년 10월 5일까지이다.

그러나, 우암의료재단에 이어 2023년 2월 1일부터 5년간 광주시립병원 운영을 수탁한 빛고을의료재단은이 단체협약을 전면 부정했다.

빛고을의료재단은 우암의료재단과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해 “강요 날인한 수용불가 계약서”, “우암의료재단의 배임행위”, “불법으로 쟁취한 권리이므로 효력 의문”이라 주장하면서 “1월 31일자로 기존협약은 종료되었다. 이전 재단이 맺은 단체협약을 지킬 이유가 없다”며 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했다.

단체협약 전면 개악 ... 113개 중 96개(84.95%) 삭제·수정

단체협약 승계를 요구하며 노조가 6월 15일 파업에 돌입한 이후 열린 6월 24일 교섭에서 빛고을의료재단은, 단체협약을 승계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전면 후퇴시키는 단체협약 개악안을 내놓았다.

빛고을의료재단측이 제시한 단체협약안을 보면, 총 113개 단체협약 조항 중 기존 조항 인정은 17개(15.04%)에 불과하고, ▲삭제(24개, 21.23%)와 ▲수정(72개, 63.71%)이 96개(84.95%)이다.

여기에다 빛고을의료재단측은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으로 6개항의 신설 조항을 제시했다.

이처럼 빛고을의료재단측은 기존의 단체협약을 전면 부정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전면 개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빛고을의료재단측이 제시한 단체협약 개악 내용을 보면 ▲근로조건 저하 금지 조항 삭제 ▲노조활동시간과 조합원 교육시간 축소 ▲조합비 일괄공제 조항 삭제 ▲조합사무실과 비품 지원 조항 삭제 ▲인사위원회 조항 삭제 ▲정원유지와 고용안정 보장 조항 삭제 ▲면허수당, 정근수당, 교통비 등 제 수당 삭제 ▲콜근무수당 삭제 ▲병가 조항 삭제 ▲청원휴가 축소 ▲2일간의 하계휴가 삭제 ▲직원 예방접종 조항 삭제 ▲선택적 복리후생제도 삭제 ▲진료비 감면 축소 등으로 대부분 노조활동을 축소하고, 임금을 삭감하고, 복지를 축소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또한,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시립병원(광주시립제1요양병원, 광주시립정신병원)의 지난 5년간 누적적자가 68억원이고, 2022년 적자는 17억원이며, 수탁 이후 5개월간(2023년 2월~6월) 8억 96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금과 노동조건 보장하고, 올바른 공익적자 해법 마련해야!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적자 해결을 명분으로 노동자 임금을 깎는 것은 틀렸다”고 지적하고, “노동자 임금을 깎아 적자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악질 사용자의 전형적인 수법이며, 공익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시립병원 운영방침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수많은 시·도립 공공병원이 위탁 운영되고 있지만, 어느 수탁기관도 광주시립병원을 수탁 운영하고 있는 빛고을의료재단처럼, 노동자 임금깎기와 단체협약 전면 개악과 같은 악랄한 방식으로 시·도립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자 임금을 깎지 않고도 공익적 적자를 해결하고, 시립공공병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며 ”빛고을의료재단이 계속 노동자 임금을 깎고, 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한다면 광주시립병원의 파행운영은 더 장기화되고, 적자운영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노조는 “빛고을의료재단은 노동자 임금깎기와 단체협약 개악을 전면 중단하고, 임금과 노동조건 보장, 단체협약 승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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