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0월과 2015년 1월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 거주시설(인천 옹진군 영흥도 소재)에서 두 명의 장애인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먼저 인천 영흥도 소재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A씨(지적장애1급/29세)는 지난 2014년 12월 25일 시설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하였다. 입원당시 오른쪽 눈과 몸, 옆구리, 허벅지 안쪽, 정강이, 발 등 전신에 피멍이 들어 있었고,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입원한지 35일이 지난 2015년 1월 28일 오전 11시 55분경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 시화병원 입원 초기 사망한 A씨의 상태(사진1) - 사진제공 ; 사망한 A씨의 부친

A씨는 2010년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소하여 당시 4년째 시설생활을 하고 있는 이용인이었다. 소식을 접하고 병원에 달려 온 아버지 B씨(인천 거주)는 A씨의 상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중환자실에 누운 A씨의 얼굴과 몸, 다리 등 전신에 선명한 피멍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 시화병원 입원 초기 사망한 A씨의 상태(사진2) - 사진제공 ; 사망한 A씨의 부친

곧바로 시설 측의 폭행을 의심하였고, 시설 측에 상처의 원인에 대해 물어봤지만 시설 측은 넘어져서 생긴 상처라고 답변하였다고 한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은 고인의 아버지 B씨는 다음 날 새벽에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측을 폭행혐의로 신고하였다.

▲ 시화병원 입원 초기 사망한 A씨의 상태(사진3) - 사진제공 ; 사망한 A씨의 부친

이 소식을 접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단순한 사망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즉각적으로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해 피해유가족, 장애인단체,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이 함께하는 단체)가 구성하고, 지난 1월 30일 추모제를 개최하고 A씨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진실을 밝히고 이후 이런 일이 없어야만 하다며 대책을 촉구해 왔었다.

이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는 놀랍게도 피해자는 사망한 두 명 뿐 아니라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있었으며, 가해자 역시 한 두 명이 아닌 전체 생활교사의 절반이 넘는 8명으로 밝혀졌다.

▲ 시화병원 입원 초기 사망한 A씨의 상태(사진4) - 사진제공 ; 사망한 A씨의 부친

인천중부경찰서는 지난 2015년 4월 13일 생활교사들에 의한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음을 CCTV 분석을 통해 밝히고 생활교사 6명을 폭행혐의로, 생활교사 2명은 폭행치상과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천지방법원 형사4단독 재판부(이동우 검사)는 폭행혐의로 기소된 6명의 생활교사에게 5명에게 벌금 300만원, 1명에게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었다.

생활교사들은 장애인을 돌본다는 명분으로 그들을 밀치고, 때리고, 집어 던지고 위협하였다. 중증의 발달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는 ‘안전놀이방’은 돌보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집단 감금하는 ‘감금방’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폭행이 거주장애인들을 이 감금방에 가두기 위한 과정에서 벌어졌다.

▲ 시화병원 입원 초기 사망한 A씨의 상태(사진5) - 사진제공 ; 사망한 A씨의 부친

가해자들은 거주인들을 돌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중증장애인들을 짐승같이 다루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구

형은 고작 벌금 몇 백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9월 29일 오후 1시 50분 인천지법(형사4단독/강부영 판사)은 1심 선고에서 가해자 1명에게 검사구형보다 많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가해자 2명에게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하였다.

나머지 3명에게도 각각 벌금 300만원, 200만원, 50만원을 선고했다.

▲ 시화병원 입원 초기 사망한 A씨의 상태(사진6) - 사진제공 ; 사망한 A씨의 부친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피해자들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비록 가해자들에게 실형이 선고되지 않은 아쉬움은 있지만, 이례적으로 검사 구형보다 엄중한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인천지방법원이 장애인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남원 ‘평화의 집 거주인 폭행사건’은 물론 대구 ‘시립희망원’의 인권유린 의혹까지 장애인 시설의 인권침해는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장애인 학대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의문사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 거주시설의 반복되는 인권침해는 가해자 몇 명의 일탈이 아닌 거주시설에 만연되어 있는 폭력적 문화와 이를 조직적으로 묵인하는 폐쇄적 구조가 중요한 원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책임과 단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 못지않게 시설 내 만연한 반인권적 시스템에 대한 처벌과 책임 역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의문사 대책위는 “이번 판결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검사의 즉각적인 항소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후 진행될 해바라기 거주인에 대한 폭행치상, 업무상 과실치사 사건과 해바라기 시설폐쇄 행정소송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벌이 이루질 수 있도록 촉구하고, 해바라기 거주인들이 탈시설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작년 12월 1일 옹진군청이 해바라기시설에 대해 시설폐쇄를 결정하였지만, 시설법인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 경과>

- 2014년 12월 25일 오후 7시 25분경 의식불명의 A씨 119에 의해 시화병원으로 이송

- 2014년 12월 25일 오후 9시 30분경 아버지 B씨 병원 도착, A씨의 몸의 멍을 확인하고 폭행의혹을 시설 측에 제기, 시설 측은 넘어져서 생긴 상처라고 해명

- 2014년 12월 26일 새벽 5시 25분경 112에 폭행혐의로 신고. 전신의 멍과 뇌사상태의 A씨에 대해 시설 측의 폭행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의뢰

- 약 5분후 시흥경찰서 경찰관 6명 정도가 출동하여 아버지 B씨로부터 경위를 듣고 A씨의 상태를 살핀 후 증거사진 촬영. 그러나 A씨의 소속 시설이 인천 영흥도라는 이야기를 듣고 시흥경찰서 관할이 아니라며 인천 중부경찰서로 사건 이관하겠다고 설명

- 동일 오전 10시 경 중부경찰서 경찰관 4-5명이 방문하여 B씨와 시설관계자로부터 사건경위를 듣고 돌아가려 하자 B씨는 “A씨에 대한 사진촬영 등 증거수집은 하지 않느냐”고 반문. 중부경찰서 경찰관은 “아버님이 찍지 않으셨느냐 찍으신 사진 나중에 보내 달라”고 말함. B씨는 “내가 찍은 사진은 찍은 거고 경찰관이 증거수집차원에서 사진을 직접 찍어야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자 머뭇거림. 곧이어 방송사에서 사건을 취재하겠다고 연락이 옴. 경찰관에게 방송사에서 취재를 온다고 말하자 그때서야 A씨에 대한 사진촬영을 하고 철수 함.

- 2014년 12월 29일 JTBC 8시 뉴스를 통해 A씨 폭행의혹 보도됨

- 2014년 12월 31일 오전 9시경 B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A씨 사건에 대해 전화로 긴급진정 접수.

- 동일 중부경찰서 참고인진술 및 A씨 의료기록 등 수사팀에 전달.

- 2015년 1월 3일 해바라기 시설 교사 2인이 면회를 옴. 시설교사들과 B씨의 대화 중 A씨 상처에 대해 질문하자 자신은 모른다고 답변. 그러면 목격자가 있느냐는 질문에 서00 교사가 넘어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답변함. 엘리베이터 앞에서 점심 먹으러 가던 중 넘어졌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답변.

- 2015년 1월 5일 해바라기 방문하여 사고 당일 담당교사였던 심00 교사와의 면담을 시설장과 사무국장에게 요청. 그러나 시설 측은 면담요청 거부.

- 2015년 1월 6일 옹진군청 방문하여 폭행의혹에 대해 진정.

- 2015년 1월 8일 인천시청 장애인복지과 방문. 담당직원 만났으나 “사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으며 아버님 면회도 잘 안다니셨다면서요.”라며 면박만 당하고 나옴.

- 2015년 1월 9일 인천시청 재방문하여 1인시위를 진행하던 중 민원실 표00 팀장을 만나 시장면담을 요청함. 관련 진정서를 작성함.

- 동일 저녁에 시청 장애인복지과장등 직원 몇 명이 병원 방문.

- 2015년 1월 12일 중부경찰서 앞 서장면담 1인 시위를 진행했으나 면담하지 못함.

- 2015년 1월 13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임수철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연락이 옴.

- 2015년 1월 14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사무국장 등을 만나 향후 공동대응에 대해 논의함.

- 2015년 1월 16일 옹진군청 방문하여 담당팀장 등 면담하여 A씨 사건과 관련하여 해바라기 이용인 가족들에게 통보해 달라고 요청. 옹진군청은 공문으로 가족들에게 통보하겠다고 답변.

- 2015년 1월 19일 인천지방검찰청 방문하여 진정서 제출.

- 2015년 1월 23일 인천장차연, B씨 옹진군청 방문하여 민관합동 실태조사 요구

- 2015년 1월 24일 시화병원 주치의로부터 기도 내 삽관을 28일 경 제거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들음. 제거 후 이상이 없으면 요양병원으로 전원조치를 하자고 이야기함. 삽관 제거와 이상 시 재삽입의 위험성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동의서 작성.

- 2015년 1월 28일 오전 9시 30분 A씨의 기도 내 삽관 제거. 오전 11시에 아버지 B씨가 A씨를 30분간 면회. A씨의 호흡이 거칠어 간호사에게 문의하였으나 잘 모르겠다며 대수롭지 않게 답변.

- 면회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오전 11시 36분 병원 측으로부터 급하게 연락을 받고 중환자실로 복귀. A씨가 위중한 상태에서 의료진이 응급조치 중이었음. 오전 11시 55분 A씨 사망.

- 동일 오후 12시 경 중부경찰서에 A씨 사망을 통보하고 부검을 요청.

- 2015년 1월 30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 진행. 1차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경막하출혈이며, 이전에도 약한 경막하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들음. 또한 머리에 외력에 의한 뇌의 좌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음. 콩팥, 암, 선천적 질환은 사인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 최종 부검결과는 한 달 후 나옴.

- 동일 진상규명 요구하며 A씨 장례 무기한 연기.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 구성키로 합의

- 동일 오후 12시 A씨 추모제 진행.

- 2015년 2월 2일 오후 2시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진행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

- 2015년 2월 3일 오후 3시 중부경찰서 방문. 수사 진행상황 확인. 9월 21일, 12월 20일 CCTV 확인. 눈의 상처 원인으로 보이는 넘어지는 영상 확인함.

- 2015년 2월 10일 오후 6시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 면담. 대책위 입장전달. 2월 16일까지 재논의하여 복지부입장 정하겠다는 입장.

- 2015년 2월 16일 보건복지부와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 논의

- 2015년 2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진상규명 촉구 피켓시위

- 2015년 2월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최종부검결과 폭행여부 결론내리지 못하고 수사를 통한 규명필요하다는 의견

- 2015년 3월 4일 복지부, 옹진군청, 대책위 해바라기 인권실태조사 실무회의 진행, 복지부, 옹진군청, 인권침해예방센터, 대책위로 구성된 조사단 구성하여 해바라기 인권실태 전수조사 실시키로 결론

- 2015년 3월 17일 장례투쟁 49일차 희생자 위령제 진행

- 2015년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해바라기 시설 인권실태 전수조사 실시. 조사과정에서 2014년 10월 거주인 나**씨가 늑골골절로 인한 폐기흉, 심정지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가해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되었다는 내용 추가 확인.

- 2015년 4월 13일 중부경찰서 전,현직 생활교사 9명 폭행혐의로 불구속 입건 수사결과 발표

- 2015년 4월 20일 사망 83일차 A씨 장례식 진행(장례 투쟁 마감)

- 2015년 5월 19일 해바라기 조사단 회의에서 옹진군 통해 최근 급성A형간염으로 거주인 전**씨 돌아가셨다는 소식 접함. 전**씨는 시화병원에 2~3일 입원해 계셨고, 급성A형간염이 발견되어 다른 병원으로 전원·치료하던 중 사망.

- 2015년 5월 21일 해바라기 시설 폐쇄 등 요구하며 인천시청 앞 노숙 농성 진행

- 2015년 5월 21일 해바라기시설 김** 거주인 추락사고.

- 2015년 5월 25일 시설 유지개선 주장했던 조사원 2명 폐쇄의견으로 입장 선회

- 2015년 6월 4일 인천420공투단 농성 해소(농성 14일차). 인천시는 해바라기시설 폐쇄, 탈시설TFT 구성 합의

- 2015년 7월 27일 해바라기 거주인 사망사건 철저한 수사촉구 기자회견

- 2015년 7월 30일 해바라기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보고서 회람

- 2015년 8월 해바라기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시설폐쇄 권고 결정

- 2015년 10월 A씨 등 거주인 폭행사건에 대해 해바라기 생활교사 2인 폭행치상혐의 기소처분, 6인에 대해 폭행혐의로 약식기소 처분 결정

- 2015년 10월 6일 옹진군 해바라기 시설폐쇄 안내문 발송

- 2015년 10월 29일 거주인 폭행사건 1차 공판 진행

- 2015년 11월 26일 거주인 폭행사건 2차 공판 진행(가해 교사들 혐의 일부 부인)

- 2015년 12월 1일 옹진군 해바라기 시설폐쇄 결정

- 2015년 12월 17일 거주인 폭행사건 3차 공판 진행

- 2016년 1월 14일 거주인 폭행사건 4차 공판 진행

- 2016년 1월 28일 A씨 사망 1주기

- 2016년 3월 3일 옹진군 해바라기 시설폐쇄 TF회의 진행

- 2016년 7월 13일 인천시청, 옹진군청 대책위 거주인 탈시설 대책 면담 진행

- 2016년 9월 29일 폭행교사 6명에 대한 1심 선고

*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 제공

* 관련기사 1) 해바라기 생활재활교사 9명 폭력혐의 입건(2015.04.17)

관리와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되는 폭력... 구조적 한계 드러난 사건

http://www.a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

* 관련기사 2) 폭행, 성추행, 감금, 약물투여... 일상화된 인권침해(2015.09.02)

해바라기 인권실태 전수조사결과 발표... 조사위원 전원 해바라기 시설 폐쇄 권고

http://www.a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와 함께하는 방법 4가지>

1. 기사 공유하기 ; 기사에 공감하시면 공유해 주세요!~

2. 개미뉴스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gaeminews/?pnref=lhc

3. 개미뉴스에 후원금 보내기 ; (농협 351-0793-0344-83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4. 개미뉴스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jIWEPBC4xKuTU2CbVTb3J_wOSdRQcVT40iawE4kzx84nmLg/view

* 개미뉴스 기사는, 조합원들의 조합비와 후원금으로 만들어 집니다.

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