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호  박사(북경대 졸) 현재 울산에서 노동교육에 종사

지금부터는 민투위가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의 중요한 고비마다 어떻게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하면서 자본의 노동자 분할전략에 일조하였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는 독자들이 대공장운동의 현주소를 이해하고 한국 노동운동의 문제점을 한 차원 깊게 인식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1) 현대차노조 11대 이상욱 집행부 (2004.1~2005.12)

이상욱 집행부는 순수하게 민투위 조직으로 구성된 집행부이다. 그가 현대차노조 11대 위원장으로 당선된 시기는 마침 현대차 내에서 1차 불법파견 반대투쟁(이하 ‘불파투쟁’)이 폭발할 무렵이었다.

현대차는 2004년 9월~12월 노동부로부터 울산, 전주, 아산 공장에서 총 9234명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을 받고 비정규직을 불법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현대차의 불파투쟁은 이때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전체 비정규직투쟁의 핵심 쟁점이 되었다.

하지만 이상욱 집행부는 이 같은 유리한 정세를 비정규직투쟁의 발전을 위해 활용하기 보다는 반대로 투쟁의 발전을 억압하는 방향으로 일관하였다. 그 구체적 경위는 이러하다.

현대차노조는 2005.1.24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현대차 내 울산비정규직노조와 함께하는 ‘불법파견 원하청연대회의’를 구성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원하청연대회의’는 현대차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8명, 비정규직노조 3명으로 구성된 협의체 형식으로 출범하였다. 이 연대회의의 운영방식은 ‘공동결정, 공동투쟁, 공동책임’이라는 3대 원칙에 기반 한 공동결정제를 채택하였다.

하지만 이는 형식상 민주적 절차라는 외피를 쓴 사실상 비정규직투쟁을 억압하기 위한 정규직노조의 통제장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하청연대회의 내에서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비정규직지회 대표와 정규직노조(현대차노조) 대표 간에 의견차이가 발생했다.

비정규직 대표는 ‘비정규직노조’로의 집단 가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조직하는 방식을 주장했던 반면, 정규직 대표는 ‘투쟁단’이란 중간형식을 도입할 것을 고집했다. 그래야만 기존 정규직노조의 조직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3~4개월간의 논란 끝에 결국 일단 ‘투쟁단’으로 조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언뜻 비본질적인 조직화의 형식 문제를 놓고 이렇듯 석 달 씩이나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 것은 사실상 이상욱 집행부의 투쟁의지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애매한 ‘투쟁단’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결국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는데 있어 복잡한 절차를 하나 더 마련한 셈이다.

2005.1.18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내걸고 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50여명이 탈의실에서 235일 간의 옥쇄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상욱 집행부는 이 기간 내내 사실상 모른 채하는 태도로 일관하였으며, 위원장 이상욱은 한 번도 투쟁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여름휴가가 끝난 후인 9월 8일 사측과 현대차노조는 임단협에 잠정 합의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 합의안은 당시 ‘절망적인 잠정합의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주석 1)

왜냐하면, 원상회복 합의에서 ‘8월12일 이후’라고 못 박음으로써 결국 2005.1.18 파업농성에 돌입하여 해고되고 고소고발 당한 5공장 농성자들(비정규직들)이 모두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여름휴가 후 투쟁동력이 약해질 무렵인 9월 4일, 비정규직노조 울산 2공장 해고자인 류기혁 조합원이 자결하였다.

이때도 이상욱 집행부는 류기혁 동지의 열사 지위 인정문제와 관련하여 미적대었다. 그 이유는 ‘노조의 열사투쟁 전통’에 따라야 하며, ‘열사’ 호칭의 부여 여부는 현자노조 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정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미온적인 태도는 지역 연대단체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울산에서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를 비롯한 시민, 노동단체가 류기혁 동지를 일찍부터 ‘열사’로 호칭하면서, 28개 단체 이름으로 2005.9.6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타살로 규정하였다. 주석 2)

(2) 금속노조 ‘지부 1대’ 이상욱 집행부 (2007.3~2007.12)

현대차노조가 금속노조의 기업지부로 전환한 후 1대 지부장은 다시 민투위 조직원인 이상욱이 당선 되었다. 이상욱 집행부는 기업지부 전환에 따라 지부의 규약 규정을 본격 처리하기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2007.6.21 소집했다.

‘1사1노조’는 금속노조가 채택한 규약의 기본원칙이기에 주석 3), 현대차지부는 이 같은 금속노조 규정에 따라 사내 비정규직을 가입시키면 되었다. 하지만 규약 개정 과정은 생각처럼 순탄하지가 않았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지부가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자체 단일안을 마련키 위해 비정규직 3주체(울산, 아산, 전주공장) 간의 수련회를 가졌다. 수련회 과정에서 이들 3주체 간에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인 최병승은, 현대차지부에 직가입할 수 있는 범위와 관련하여 사내 모든 비정규직을 지부 ‘조합원’으로 가입시킬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거기에는 직·간접 생산부문 뿐만이 아니라 식당, 판매 등도 포함하였는데, 그럴 경우 자칫 비정규직 출신 조합원 수가 기존 정규직 조합원 수에 육박할 수 있어 후자의 경계심을 유발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 같은 주장을 한 이유는 오직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원칙론뿐이었다. 

이에 대해, 아산과 전주공장 비정규직 주체는 일단 현대차지부 내에서 자신들이 독자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한시적 지회’ 방안을 선호하였다. 즉 비정규직들이 정규직화를 이룰 때까지 현대차지부 내에서 한시적으로 ‘지회’로 존속한다는 안이었다.

이상욱 집행부는 이런 사실을 알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일부러 3주체 방안 중에서 가장 논란의 소지가 있는 ‘최병승안’을 기초로 지부 임시대의원대회에 집행부안을 제출하였다.

이 안은 양자의 결합방식에 있어 ‘선거구별 편제’를 담았으며, 가입 대상에 있어서도 판매, 모비스, 정비 등을 모두 포함하여 2만3천여 명 규모였다. 주석 4) 이는 울산공장 전체 조합원 3만 명에 육박하는 수자로서, 당연히 기존 정규직 조합원들의 불만을 샀다. “이거 하지 말자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 반응이 나왔는데, <현자노조 20년사>는 당시 임시대의원대회 분위기를 이렇게 완곡하게 표현한다.

“2007.6.21 제96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자 반대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합원의 범주에서 모비스 근무 비정규직 노동자, 판매 대리점의 노동자, 한시 하청 노동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고,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조합원이 될 경우 현장에 혼란이 생긴다는 주장이었다.” 주석 5)

물론 어떻게든 비정규직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정규직 대의원들 세력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1사1노조’ 규정에 대한 찬성의견을 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회사가 제대로 투자를 하고 회사를 운영했더라면 정규직 노동자였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갈등이 있었지만 조율하며 여기까지 왔다. 한국노총을 합쳐도 조직된 노동자가 200만 명을 넘지 못하는데, 우리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할 필요가 있다” 주석 6)

투표 결과는 421명 투표에 211표 찬성, 210표 반대로 통과 정족수인 281표(2/3 찬성)에서 70표가 모자라 ‘1사1노조안’이 부결되었다.

이상욱 집행부가 조금이라도 성의를 갖고 조합원들을 설득하였더라면 충분히 통과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되돌아보면 원래 취지가 ‘1사1노조’ 원칙의 관철이었기에, 큰 이견이 없었던 직·간접 생산부문의 비정규직들에게 우선 지부 가입 자격을 부여한 후 상황을 보아가며 그 범위를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었다.

(3) 금속노조 지부 2대 윤해모 집행부 (2008.1~2009.9)

현대차지부 2대 집행부 역시 민투위가 장악했다.

이때도 ‘1사1노조’ 관련한 대의원대회 안건을 다룰 수 있는 기회가 2차례나 있었다.

이상욱 집행부에 이은 윤해모 집행부는 같은 민투위 출신이면서도, 앞선 이상욱 집행부와 달리 ‘1사1노조’ 규정 통과에 표면상으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당시 분위기로 볼 때 이 규정의 통과 가능성은 매우 컸다고 보여 진다.

앞서 ‘1사1노조’ 부결에 대한 현대차지부에 쏠린 주변의 따가운 비판여론, 금속노조 본조의 적극적인 노력 주석 7), 그리고 비정규직 3주체(울산, 아산, 전주)가 그동안 현대차지부 직가입의 주요 장애요소였던 조직편제나 조합원 범위 문제에 있어 유연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주석 8)

이에 따라 현대차지부 내의 분위기도 쇄신되어 원하청 연대회의, 사업부별 대의원간담회, 현장 제조직 의장단 간담회가 잇달아 개최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가결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것을 저지키 위한 사측의 음모 역시 치밀하게 진행되었다. ‘폭탄선물’ 하나가 비밀리에 준비되었다.

당시 현대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이었던 민투위 조직원 김00이 1년 전 연루되었던 ‘성매매’ 사건이 1사1노조 규약개정을 다룰 임시대의원대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터져 나온 것이다.

김00은 일 년 전인 2008년 사내에서 농성투쟁 중에 딸 생일을 핑계 대고 농성장을 빠져나와 몰래 모텔에서 불법 성매매를 하다가 잠복한 형사에 의해 덜미가 붙잡혔다.

하지만 당시엔 사측의 도움으로 김00은 별 일 없이 풀려났다. 사측은 이 같은 약점을 잡고 있다가 임시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윤해모 집행부를 압박한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한방 먹은 윤해모 집행부는 2009.6.15.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나중에 스스로 그것을 번복하는 등 현대차지부는 자중지란에 빠졌다. 우여곡절 끝에 임시대의원대회가 2009.6.25.~26 열리긴 하였지만, 애초 ‘1사1노조’ 관련 규약 처리 건은 현대차지부 정상화시까지 유보하기로 결정되면서 결국 유야무야 되었다.(성매매 사건의 주역인 김00은 2020년에 민투위 의장으로 다시 화려하게 복귀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대차노조는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연대 실현을 위한 몇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투위 집행부의 소극적 태도나 고의적 방해 혹은 과오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2004년 노동부로부터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은 불법’이라는 판정을 받은 이후,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은 사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유리한 환경 속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2010년 7월 대법원에서 최병승에 대한 승소판결이 내려진 후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유리한 조건을 살리지 못한 채 결국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데는, 5만 조합원이라는 막강한 역량을 보유한 정규직노조의 소극적 태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만약 정규직노조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정규직-비정규직 연대를 추진했더라면, 굳이 ‘법정소송’이라는 하염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소극적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은 훨씬 더 능동적인 전개가 가능하였다.

이렇게 볼 때, 당시 민투위의 기회주의적 배신행위가 오늘날 한국 노동운동에 있어 얼마만큼 해악을 끼쳤는지 잘 알 수 있다.

만약 결정적 순간마다 민투위의 배신이 없었더라면, 이후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의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차노조가 사내 비정규직문제를 제대로 잘 처리했더라면, 이후 비정규직문제에 임하는 금속노조의 태도 역시 달라졌을 것이며, 오늘날 한국의 노동운동 양상은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현대차노조가 자신의 비정규직문제를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한국의 총자본은 자칫 최대 위험 요소일 수 있었던 현대차 비정규직문제라는 ‘뇌관’을 성공적으로 제거 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기존 ‘민주파’ 현장조직들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노골적으로 사측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민투위 조직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 민투위의 배신은 과거 한 때의 잘못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그의 조직원 중 한사람이 현재 ‘베스틱’이란 회사를 세워서 비정규직 착취에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베스틱의 2020년 회계연도(2020.1.1.~2020.12.31.) 감사보고서 주석 9)를 보면, 2015년 7월에 설립된 이 회사는 울산광역시 북구 모듈화산업로 14(효문동)에 위치하고 있다.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은 화물자동차운송업, 화물운송주선업 등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대글로비스 하청회사로서 현대자동차 울산 1,2,5 공장에 범퍼를 직서열 공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2020년 회계연도 베스틱의 총매출액은 110억원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4.3%에 이르며, 당기순이익도 14억원으로 13%대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현대차그룹 하청부품사의 영업이익률은, 그보다도 훨씬 낮은 평균 2~3% 대에 불과하다. 원청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도 2020년 각각 4%와 2.7%이었던 점을 감안 할 때, 베스틱의 영업이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소유주는 누구일까?

베스틱의 대표이사는 김00(男), 김00(女)으로 되어 있다. 그중 후자의 지분율이 40%인 것을 볼 때 그녀가 사실상 대주주임을 알 수 있다.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 감사보고서는 “대주주의 특수관계자가 보유”로만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감사보고서의 다른 페이지에는 베스틱의 ‘기타 특수관계자’로 ㈜유니팩이란 명칭이 등장한다.

여기서 밝혀둘 점은 대주주인 김00(女)은 다름 아닌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과 지부장을 역임한 민투위 조직원 이00의 배우자라는 사실이다. 이쯤 되면 베스틱이 왜 일개 하청업체에 불과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그토록 높은지가 자명해진다.

바로 전직 노조위원장 출신이면서, 더욱 중요하게는 지금도 현장 내 ‘민주파’를 자처하면서 조합원들의 신임을 받고 있는 민투위 조직과 관련이 있기에 현대차재벌의 특별한 ‘배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요인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어떤 악질 자본가 못지않게 베스틱이 노동자 착취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스틱의 정식 등록된 임직원은 10명에 불과하지만,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베스틱 분회 (2020.11.22. 설립)의 가입 조합원 수가 110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베스틱이 고용한 대부분의 노동자가 ‘비정규직’ 임을 말해준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하기 짝이 없다. 현대글로비스 산하 18개 서열사 중 노조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연봉차이는 크게 난다.

노조가 제일 먼저 설립된 동진(현대인)의 경우 평균 연봉이 4500만원인데 비해, 노조 설립 직전의 베스틱은 3000만 원 정도에 불과해 1500만 원의 차이가 났다.

그리고 베스틱 내에서는 다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차이가 존재한다. 앞서 말한 것은 베스틱 정규직의 임금이며, 비정규직은 그보다도 훨씬 못하다. 이렇듯 극심한 노동착취야 말로 베스틱의 높은 이윤율의 또 다른 원천임을 알 수 있다.

▲ 파업 중인 베스틱분회 조합원들의 모습

베스틱의 주주들은 이처럼 높은 이윤 덕택으로 지난 해 총 1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베스틱의 발행주가 모두 1만주임을 감안할 때 주당 16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셈이다. 이00의 처는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배당금만으로도 6억 4천만 원을 벌었음을 알 수 있다.

민투위는 2017년 현대차지부 7대 임원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사실이 자신들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서 조직원 이00을 형식상 제명시켰다.

하지만 오랫동안 민투위 조직을 이끌어 왔으며, 또한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지부장을 몇 차례나 역임한 그의 영향력이 형식상의 제명만으로 말끔히 제거되었다고 믿을 수 있을까?이다.

민투위가 이처럼 큰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지만, 현장 내에선 여전히 ‘민주파’ 일원으로 자처하며 조합원 대중들을 기만한다. 그런데 이 같은 기만이 통할 수 있는 것은 외부 배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민투위에게 ‘민주파’라는 명분을 제공하는 역할은, 지난 호에도 언급한 바 있듯이 변혁세력임을 자처하는 노동계 내 ‘좌파조직’들이 맡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민투위와 ‘노동전선’과의 관계는 각별하다.

양자는 그간 십수년간 상호 긴밀한 연계를 가져왔으며, 또한 민투위 조직원이 노동전선의 대표를 역임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가칭)좌파활동가조직 추진주체의 하나이자 지난 해 까지만 해도 민투위를 자신의 가장 강력한 현장기반으로 삼았던 ‘노동전선’은 이 같은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2021.8.22 울산 순회토론회 때도 지역의 활동가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누누이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좌파활동가조직의 추진세력은 민투위 문제를 단순히 정파 간의 알력이나, 개인적 원한관계 정도로만 치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사실은 민투위에 대한 정면 비판이 자신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 즉 유력한 현장 조직기반의 상실을 염려한 때문이라 보여 진다.

이것은 매우 단기적인 안목에 불과하다. 민투위 같은 조직과 굳이 함께하려는 좌파조직 건설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있다. 그 같은 노동운동 내 기회주의세력을 척결하지 않고서는 금속노조의 혁신도 한국 노동운동의 새로운 전망 찾기도 난망할 수밖에 없다. (계속)

 

[본문 주석] 주석 1) “절망적인 잠정합의안, 하지만 불법파견 완전철폐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다!” (현자비정규직노조, 2005.9.9.),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2009년, <현자노조 20년사>, p422. 주석 2) <현자노조 20년사>, p420. 주석 3) 금속노조 규약 제44조 2항은 “비정규직, 사무직에 대한 조직편재는 1사1조직을 원칙으로 한다. 단, 해당단위의 결정에 따른다.”라고 되어있다. 주석 4) 제출된 비정규직지부 가입대상은, 1차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8,691명, 2-3차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2,300명, 식당업체 노동자 1,271명, 판매 대리점 노동자 5,633명이며, 여기에 계열사인 모비스 소속 업체 노동자 4,350명을 포함할 경우 대략적인 인원이 23,326명에 달하게 된다. (김남수, 2012.5.25. “현대차동차 1사1노조 쟁취는 불법파견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 사내하청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투쟁의 중요한 교두보이다!”, p27.) 주석 5) <현자노조 20년사>, p462. 주석 6) 위의 책, p463. 주석 7) 당시 금속노조는 통합금속노조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로써, 금속노조 5기 집행부(위원장 정갑득)는 의욕을 갖고 2008년 12월 정기대의원대회 사업계획, 2009년 2월 임시대의원대회 특별결의를 통해 1사1노조 규약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규정 개정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히 그 전에 몇 차례 부결되어 전국적인 주목을 받던 현자지부의 규정 개정 성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주석 8) 이들 주체들은 앞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가입대상자가 부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가입대상 범위를 1차적으로 현재의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으로 하고, 또한 편재에 있어서도 ‘선거구 편재’가 아닌 ‘비정규직 지회’라는 독자 편재를 함으로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지회에 가입함과 동시에 현대차지부 조합원이 되는 방식을 채택하도록 하였다. (김남수, 위의 글, p13) 주석 9)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10414001179

* 위 주장에 대한 이견이나 다른 주장이 있다면, 언제든지 개미뉴스에 싣도록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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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