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금속노조 진단과 개혁 방향

1) 현대-기아차와 계열사, 부품사 공동교섭으로 돌파구를 마련하자!

▲김정호

박사(북경대 졸),

현재 울산에서 노동교육에 종사

금속노조가 무늬만 ‘중앙교섭’이 아닌 진정한 산별교섭을 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문제와 원-하청 문제의 원인제공자인 재벌을 불러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6개 기업지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들의 불참은 금속노조가 원청인 재벌의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할뿐더러, 또한 그들이 불참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는 진정한 산별교섭 실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금속노조 활동가와 조합원 모두가 분명한 전망을 공유할 때라야 주체들의 의식적 노력 또한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속산업은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등 많은 업종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업종 간의 임금이나 노동조건 격차는 동일업종 내부의 그것보다도 더욱 심할 수 있고 구체적인 현안도 다를 수 있다.

금속산업 일반의 임금과 근로조건 문제를 한꺼번에 처리하고자 하면 문제가 복잡해 질 수 있으며, 자칫 비정규직문제 및 원-하청 차별이라는 핵심문제로의 집중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금속노조는 단계적으로 이 목표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먼저 자동차업종으로 금속노조가 자신의 노력을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그중에서도 현대차그룹 ‘완성사-계열사-협력부품사 공동교섭’을 성사시키는데 우선적인 역량 배치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첫째, 완성사(현대차, 기아차)와 계열사 등 현대차그룹과 관련된 회사들은 전체 금속노조 18만 조합원 중 11만 여명으로 60%를 차지한다. 이렇듯 수적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에 금속노조 내에서도 그 중요성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표1> 참조)

둘째, 현대차그룹은 정규직-비정규직, 원-하청 문제를 포함한 금속노조의 핵심 쟁점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우선 원-하청 문제를 보면, 현대차그룹 소속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한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현대차재벌은 한국의 자동차부품사 상당부분을 자신의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축으로 한 직서열생산체계(JIS)에 편입시켰다. 이 같은 체계야말로 부품사들에 대해 ‘전속계약’을 강요하고 지금의 불공정한 원-하청 관계를 성립케 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단 이 같은 수탈적 원-하청 체계에 편입된 중소 하청 부품사들은 2%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에 기대어 생존할 수밖에 없게 되며, 그들은 다시 원청으로부터의 이 같은 수탈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킨다.

결국 현대차재벌은 원-하청 노동자 간 격심한 임금 격차를 낳는 가장 중요한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이 한국 자동차업계의 원-하청 노동자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현대차재벌로부터 찾게 되는 이유이다.

비정규직문제에 있어서 볼 때도, 2016년 ‘3.21 합의’로 비록 현대차 내 불법파견 문제가 일단락되었다고는 하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전체 현대차그룹 내에는 여전히 비정규직문제가 심각하게 남아 있다.

정규직 퇴직자들의 빈자리를 한시직인 ‘촉탁직’으로 채우는 바람에 완성사에선 최근 새롭게 비정규직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또 부품사인 현대위아 평택공장은 대법원에서 이미 불법파견 판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내비정규직들을 ‘자회사 재입사’란 명목으로 배치전환을 시도하면서 해당 노동자들은 1년 넘게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밖에도 얼마 전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강력한 ‘발전기 점거투쟁’을 벌인 바 있다.

셋째, 현대차그룹은 이렇듯 각종 현안 문제의 집산지임과 동시에, 다른 한편 이에 맞설 수 있는 노동자 주체역량 역시도 금속노조 내에서 가장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각각 5만명과 3만명의 정규직 조합원을 갖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 지부 외에도, 근래 들어 계열사에서 속속 비정규직 노조들이 결성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잠깐 소개하도록 하자.

현대차 계열사의 철통같은 노무관리는 현대위아에서부터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현대위아는 정규직이 약 1100여명인데 비해 비정규직 수는 2500여명이 넘는다. 2013.5.12 평택 포승공단에 위치한 현대위아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최초로 노조를 설립하였다.

이어서, 2015.4.25 현대위아 광주공장 5곳의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지회를 설립했다.

비정규직 조직화 움직임은 물론 현대위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핵심 모듈공장인 현대모비스 하청노동자들(6천여 명) 그리고 직서열업체인 현대글로비스 하청노동자들(4천여 명)의 비정규직 노조 결성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다.

2017.5.27 현대모비스 화성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모비스화성지회'를 설립한 것을 신호탄으로, 이후 아산지회, 광주지회 등 우후죽순처럼 전국의 현대모비스 사업장에 노조가 설립되었다.(<표 2> 참조)

현대글로비스에도 2016.10.3 '동진지회'의 결성을 시발로 지금까지 14개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되었다.

이상 설립된 현대차그룹 계열사 하청 비정규직들의 노동조건은 대체로 엇비슷하며, 정규직과 비교해 볼 때 대단히 열악하다. 이러한 하청 비정규직들의 저임금 노동은 현대차재벌의 외주화 동기를 끊임없이 부추기며, 역으로 정규직의 일감과 공정을 축소시키고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노동자들이 각자 고립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자본의 전략에 말려들어 둘 다 패배하는 길이기에, 공동대응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 지고 있다.

넷째, 이처럼 완성사-계열사-하청부품사의 방대한 체계로 이루어진 현대차그룹은 자본 간의 유대와 생산과정 상의 긴밀한 연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 관련 노동자들은 공동교섭을 위한 명분에 있어 매우 유리하다.

우선, 이들 각각은 생산과정에서 긴밀한 연계를 갖는다. 현대위아를 비롯한 부품업체의 경우 앞서 언급한 직서열방식(JIS)이라 불리는 완성차의 부품공급 체계로 인해, 완성차로부터 어떤 종류의 부품을 언제, 얼마만큼 생산해서 납품해야하는지에 대한 세세한 지시를 받는다.

그리고 품질과 직결되는 부품 제작(가공 및 조립)의 구체적이고 세세한 방법까지도 통제받는다. 이처럼 위계적이고 중앙 집중적인 부품생산 및 납품체계는 그 자신 부품업체 원청인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역시도 자신의 사내하청과의 관계에 있어 불법적인 근로자 파견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들(부품업체 원청)도 완성차가 정해 준 월, 주, 일 단위에 납품할 부품의 종류, 납품 순서, 납품 수량, 구체적 가공 및 조립 방법을 사내협력업체에게 지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자본간 유대의 측면에서 보자면, 현대차그룹은 그간 정의선회장과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의 지휘아래 그룹 차원에서 전체 계열사의 임단협 가이드라인, 불법파견 문제, 현대모비스 등의 하청노동자 파업에 대한 대처, 지부장 선거 개입 등과 같이 관련된 모든 문제를 지휘, 통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들 문제들에 대해 누가 봐도 그룹 본사 차원의 개입과 통제가 분명한데도, 노동자들은 함께 공동대응하지 못함에 따라 각개 약진하면서 힘을 분산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이상의 주객관적 조건을 감안 할 때, 금속노조의 업종공동교섭 전략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석 2) 금속노조 본조는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관련사 공동교섭에 자신의 교섭권을 전폭적으로 위임하고, 본조차원에서의 집중적인 지원을 수행하여야 한다.

먼저, 첫해는 그룹사 ‘공동교섭’의 실현과 당장 가시적인 각 단위 간 임금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중소하청 부품사와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의 생활임금 쟁취, 정규직 조합원들의 물가인상과 생산성 향상에 따른 정당한 임금인상을 요구조건으로 제시한다.

이리하여 그룹사 중심의 업종 공동교섭의 선례가 창출되면, 이듬해부터는 차츰 원-하청 간 불평등 관계를 낳는 ‘전속계약제’ 폐지, 계열사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현,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협하는 외주화 문제처럼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접근해 간다.

만약 현대차재벌이 이 같은 공동교섭에 불응할 경우 실력행사가 불가피하다.

이때는 완성차와 계열사, 부품사 간의 역량을 잘 배합한 전술을 개발한다. 완성사-계열사-하청부품사는 현대차재벌과 자본 및 생산과정 상의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어 공동교섭에 있어 노동자 측의 다양한 전술 구사에 유리하다.

예컨대 노동자 측의 주력부대인 완성차가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중요부품을 취급하는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의 협력업체 중 어느 한곳만 작업을 중단해도 완성차 공장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현대글로비스 사례를 하나 소개하도록 하자.

현대글로비스 울산지회는 2021년도 임단투를 위해 9개 분회(조합원 약 800여명) 공통요구안을 만들었다. 단체협약이 있는 기존노조와 처음 단체협약을 만들어야 하는 신설 분회가 함께 존재하는 상황을 고려해서, 공통 요구안은 ▶상여금 600% 격월 지급 ▶유급전임자 2명 ▶유니온 샵 실시 ▶단체협약 38조 : 회사의 분할, 합병, 양도 시 고용, 근속연수, 단체협약 승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위 요구안의 관철을 위해 2020.11.22.에 함께 창립한 베스틱분회, 진우분회, 진우JIS분회 3사를 2021년 투쟁의 선봉에 내세웠다. 3개 분회는 2021.6.29.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서열업체 사업주들의 노조 무시에 맞서 1시간 경고파업과 주야를 연결하는 2시간 공동파업을 전개했다.

채 300명도 못되는 이들 3개 분회의 파업에 그토록 완강하던 원청 현대글로비스가 맥없이 고개를 숙였다. 위의 요구조건 대부분을 받아들였는데, 무슨 이유였을까? 완성차인 현대차 생산이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다.

베스틱, 진우, 진우JIS 3개 분회는 원래 현대자동차 1, 2, 4, 5공장에 범퍼와 의장, 엔진 부품을 직서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이 순서에 맞추어 자동차 부품을 공급해 주어야 완성사에선 차질 없이 조립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2021.6.29 이들 3사가 2시간 공동파업을 벌이자, 현대자동차 1, 2, 5공장의 범퍼 조립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현대차자본은 임시방편으로 이들 공장에 범퍼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을 컨베이어 라인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1공장 라인은 30분, 5공장 라인은 50분 정도 멈춰 섰다. 1공장 라인의 경우는 범퍼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을 투입했지만, ‘장비 고장’으로 인해 라인이 정지됐다. 5공장 라인은 해당 대의원회가 범퍼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투입을 반대함으로써 라인이 정지됐다.

또한, 이 과정에서 5공장 라인에선 대의원과 현장위원이 사측관리자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현장신문 <노동자함성>은 그에 대해 이렇게 기술한다.

“이번 5공장 라인의 범퍼 조립 없는 차량투입에 반대하는 투쟁은 작지만 중요한 것을 보여줬다. 바로 현대차노동자와 부품사노동자들의 협력과 연대의 가능성이다.

베스틱, 진우, 진우JIS 3사 공동파업은 현대차노동자들이 범퍼를 조립하지 않은 차량투입에 대한 반대투쟁을 낳았다. 그리고 현대차노동자의 반대투쟁은 세 분회 공동파업과 어우러져 생산 전체를 타격함으로써 서열노동자에게 힘을 보태 주었다.” 주석 3)

현대글로비스 협력사(하청)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깨달게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서 설립된 3개사(동진, 영실, 삼정)도 그 한 해 전인 2020년의 파업을 통해 현대차 전체 승용공장을 서게 한 경험이 있다.

그동안에는 현대차에서 설령 파업이 발생해도 보통 컨베이어 타는 의장부만 멈춰 서는 ‘부분파업’이었기에, 파업이 발생하면 사측은 즉각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부품을 한데 모아 순서대로 공급하는 서열업체가 파업을 하게 되자, 이런 식의 대응은 불가능해졌다. 주석 4)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의 연대는 이처럼 다양한 투쟁전술을 가능케 하고 유연성을 배가시켜준다. 8만 명 조합원을 가진 두 완성차(현대차, 기아차) 정규직 대군의 역량은 실로 막강하다. 976명의 결사대로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009년 쌍용차 ‘옥쇄파업’의 위력을 생각해 보면 이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재벌과 공권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처럼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이 본격적으로 투쟁대열에 뛰어드는 것이다. 문제는 그 같은 막강한 투쟁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이다.

여기서 관건은, ‘정규직 이기주의’니 ‘노동귀족’이니 하는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을 바꾸는 것이다. 비정규직, 하청부품사 노동자와 대공장 정규직 간의 연대는 ‘우호적인 사회여론’의 조성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 관련사들의 이 같은 ‘그룹사 공동교섭’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듬해부터는 2단계로 조선업종과 철강업종으로 ‘업종 공동교섭’을 시도할 수 있다.

최종 단계는 금속노조 전체 차원에서 ‘금속산별 최저임금제 실시’, 주 34시간 노동시간 단축, ‘동일노동, 동일임금 쟁취’,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산별 중앙교섭’을 추진하는 것이다.

현재 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매년 수동적으로 접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금속산별은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으며 주체역량 또한 막강하다. 따라서 스스로 독자적인 금속산별 최저임금 인상안을 마련하여 사용자단체와의 중앙교섭에 나서야 한다.

그것을 관철함으로써 오히려 전체 민주노총 차원의 최저임금 협상을 선도하고 민주노총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 역시도 금속노조가 앞장서야 할 의제이다. 이미 미래차시대로의 진입이 본격화함에 따라,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은 다른 어떤 업종보다도 심각한 고용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노동시간 단축밖에는 없다. 금속노조는 지금의 ‘주 40시간 노동’을 넘는 ‘주 35시간 노동’ 의제를 선도적으로 제출하고 민주노총 및 전체 노동계의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렇게 하여 최종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쟁취’, 비정규직 완전철폐를 위한 힘을 비축해 가야 한다. (계속)

[본문 주석]

주석 1) 2020.12.30. 현재

주석 2) 현대차그룹차원의 공동교섭을 위한 시도가 그동안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의미로 보면 이를 위한 초보적 발걸음은 이미 내딛었다고 볼 수 있는데, ‘현대차그룹사연대회의’가 그것이다.

아래 표는 2021.4.8. 개최된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지회 대표자회의에 제출되었던 자료 중 일부이다.

참고로, 아래 박스 내용은 위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이다.

* 대표자 회의는 반기별 각 회씩 정기회의 개최

* 금속노조 2인, 지부·지회 상무집행위원 중 1인을 대표자가 추천

(금속 2명+각 지부·지회 - 현재 17명)

* 금속노조 주관 기획단 회의를 소집·진행하고 필요시 대표자회의 개최

그런데, 지금의 현대기아차그룹사연대회의의 문제점은 범위가 협소하고 정규직노조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불법파견 등 현안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주요 사업에 대한 공유도 ‘통상임금’ 판결과 대응, 정년연장, 사업장별 임금체계의 문제점을 조사 후 보고 등과 같이 정규직 위주의 지극히 초보적인 정보공유 차원에 머물러 있다.

예컨대, 임·단투 준비를 한참 해야 하는 시기인 2021.5.7. 열린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지회 기획단 회의를 보면, ‘현대기아차그룹사 공동교섭 요구 건’이 논의되었지만 “논의 과정에 결론을 내지 않음. 차기 회의에서 재논의 하는 것으로 의견을 드립니다”로 끝나고 말았다. (“제11-02차 현대기아차그룹사 지부·지회 기획단 회의 결과. 2021.5.7.”). 김남수, 2021년12월, “위기의 민주노조운동, 금속노조 전면개조로 돌파하자!”에서 인용.

주석 3) “직서열 노동자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조직적 단결, 준비된 투쟁! 압도적 승리 눈앞”,<노동자함성>, 2021.7.22.

주석 4) 이에 대해 현대차 사장은 이번 파업이 ‘3개 기록’을 세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첫째, 글로비스 산하 부품사에서 처음 파업한 것,

둘째, 자동차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라인’이 완전히 멈춘 것,

셋째, 가장 장시간 파업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최장시간 파업이었다는 것은 조금 의외인데, 아마도 근래 들어 완성차의 정규직파업이 별로 없었던 탓인 듯하다. 몇 년 전에도 양산에서 공공운수 소속 화물운전사들이 파업을 한 적이 있다.

공공운수노조에서 현대차 지부 쪽에 울산 2, 3공장의 부품이 어느 정도 남았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현대차지부가 5시간 일할 정도 남았다고 알려주었고, 결국 시간이 가까워지자 양산 쪽의 부품사 사장들이 손을 들었다.

그 덕택에 완성사 정규직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는 사측 견책사유로 인한 작업 중지이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의 정상임금을 받을 수 있다.

* 위 주장에 대한 이견이나 다른 주장이 있다면, 언제든지 개미뉴스에 싣도록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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