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의 이방인 (II)

무모한 선동꾼: 그의 문제의식이 문제였을까? 강창대l승인2015.10.16l수정2016.05.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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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사건은 우리사회의 민낯일지도 모른다. ‘개인’은 인류가 오랜 야만의 시간을 보낸 끝에 찾아낸 가장 위대한 발견 가운데 하나다. ‘개인’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인권과 자유, 평등을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개인은 공동체의 논리에 밀려 희미한 그림자로 존재할 때가 많다. 부천의 한 복지관에서 임산부를 놓고 벌어진 이번 사건은 우리가 전체의 일원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준다. <개미뉴스>는 이 사건을 깊게 들여다보고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개인’의 존재에 대해 묻고자 한다.

[연재 순서]
1. 가벼운 농담의 진실: 끝없는 평행선
2. 무모한 선동꾼: 그의 문제의식이 문제였을까?
3. 부초와 같은 운명: 공교로운 계약해지
4. 꿈꾸는 어느 중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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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뉴스>는 지난 기사에서 이번 사건의 주요쟁점인 모 간부(부장)의 발언이 복지관이 주장하는 것처럼 가벼이 여길 만한 농담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복지관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은주 씨가 조직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가로막고 사소한 문제를 키운 것인지, 아니면 그의 행동이 정당한 문제 제기였는지 등을 살펴보겠다.

 복지관의 표현대로 이은주 씨가 “작게 시작된 일”을 “확대 재생산”하게 된 첫 번째 사건은 4월 23일(목)에 조재화 씨를 대신해 복지관 관장에게 이메일을 보낸 일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재화 씨는 관장에 대해 강한 신뢰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씨는 평직원이었고, 관장에게 직접 이 문제를 알리는 것을 만류하는 간부들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때 조 씨를 대신해 이 씨가 관장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이 씨가 이번 사건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토요일 부장님의 발언으로 복지팀뿐 아니라 직원들 분노가 큽니다. 어제(4월 22일, 수) 팀회의 때 제가 이번 일은 조재화 샘뿐 아니라 여성 직원 전체의 문제이고 사과 요구를 하자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역)복지팀 전원이 이에 찬성했고 방법을 찾았습니다. 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기관의 고충처리위원장이 부장님이시고 직무대행도 없는 상태라... (중략)... 

그러나 오늘(4월 23일, 목)오전에 이○○ 팀장님(지역복지팀)이 관장님 미팅을 반대하셨습니다. 이유는 “결제라인을 무시하고 관장님을 만나는 것은 단체 행동이다. 팀원들이 단체행동을 할 경우 후폭풍이 있다. 또한 조재화 선생님께도 안 좋은 방식이다. 대신 부장님을 만나서 그런 이야기를 한 의도를 물어보고 조재화 선생님이 부장님 말씀으로 많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합니다. 팀원들은 이 문제로 팀장님이 피해를 입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러나 조재화 선생님은 생각이 다르십니다. ... (중략)... 

조재화 선생님 지금이 가장 조심하셔야 할 때인데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중략)...

제가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팀원들(○○, ○○ 샘)이 이 문제로  팀장님께 힘든 상황이 올까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 (중략)... 이 문제를 올바로 풀기 위해서는 피해자 중심주의에 서야합니다. 주변 관계에 의해 문제의 본질이 펙트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을 바로 잡고 조재화 샘의 힘든 마음을 빨리 다독여드리고 팀원들과 팀장님의 부담감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기로 결정했고 조재화 선생님도 동의하셨습니다.

 이메일에는 조재화 씨가 사태해결을 호소하며 작성한 한글파일이 첨부돼 있었다. 조 씨는 자신의 심경 고백 글에서 이 일에 대해 이 씨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복지관 측은 이메일이 이은주 씨가 혼자 임의로 한 돌발행동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부자연스럽다. 조재화 씨가 작성한 한글문서가 이메일에 첨부되기 위해서는 조 씨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메일에는 지역복지팀 직원들이 부장의 발언을 공론화하고 사과를 받아내자고 결의했다는 것과 이에 팀장이 ‘후폭풍’을 우려해 만류하고 나선 것, 그리고 논의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누구도 이 일로 다치지 않기를 바라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 담겨 있다. 이은주 씨는 무엇보다도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문제를 풀어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피해자 중심주의... 뭐가 문제였을까

'피해자 중심주의'는 주로 성폭력 사건 해결의 원칙으로 제시돼 왔다. 

 그 배경에는 성폭력이 은밀한 장소에서 발생한다는 점, 권력관계에서 강자에 의해 약자에게 행해진다는 특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의 진상을 객관적으로 규명하기가 어렵고 힘에 의해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성폭력을 대하는 관습적 태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태도에는 사건을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예를 들어 “술 취해서 저지른 일인데 뭘 그렇게까지”라는 식의 태도가 그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직을 보위해야 한다는 논리가 개입되기도 한다. 즉, 조직이 당면한 현안을 우선시하며 사건을 덮으려 하거나 피해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태도가 그렇다. 이러한 관점은 성폭력에 대해 엄밀한 기준보다는 관용적이거나 가해자를 비호하는 입장을 갖게 해 피해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사건의 또 다른 특성으로는 위계나 권력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조직문화의 문제가 투영돼 있다는 점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성폭력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보거나 이를 덮어버릴 경우 조직의 잘못된 관행을 부추기고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피해자 중심주의는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과 피해자 모두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원칙으로 채택되고 있다. 물론, 피해자 중심주의가 피해자의 입장을 무조건 옳다고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중심주의는 자칫 무시될 수 있는 피해자의 고통에 주목하기 위해, 그리고 잘못된 관습적인 태도에 의해 재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피해자’ 또는 ‘약자’의 관점을 중시하는 원칙인 것이다.

 이은주 씨는 부장의 발언을 인권침해이고 여성차별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기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재화 씨의 고통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던 지역복지팀 등의 직원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과와 재발방지책 요구의 필요성에 공감했을 것이다. 
 이은주 씨의 주장에 따르면, 처음 지역복지팀장 등 간부들도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성에 공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내 이들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 씨는 당시 간부들이 “관장을 만나려면 사표 쓰고 만나야 한다”라거나 “부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관장을 만날 경우 본인도 사표 써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하며 직원들의 결의를 만류했다고 한다. 물론, 복지관은 이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복지관은 간부들이 만류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부장의 입장을 들어보지 않고 관장을 만나는 것은 진위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한편, 지역복지팀장이 절차에 따라 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하자 이은주 씨는 이를 반대하고 나섰고, 이 과정에서 SNS를 통해 주고 받은 내용에는 조재화 씨가 부장과 만나는 걸 매우 두려워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씨는 당시 조 씨가 "부장이 자신을 호출할 텐데, 그러면 그 앞에서 고개 숙인 채 (부장의)훈계를 듣게 될 것"이라며 불안해 했다고 한다.
 '피해자 중심주의'의 관점에서도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을 가해자인 상급자와 대면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또 다른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해 살펴본 것처럼, 위계관계 안에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공론화하거나 사과 또는 처벌을 받아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복 등과 같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조직이 가진 인권감수성이 낮거나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문제를 공론화한 사람이 오히려 조직에 분란을 일으킨 문제아로 취급될 수 있다. 

 여느 인권침해 사건과 판박이

 그렇다면 주로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원칙으로 제시되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이번 사건에도 유효한 원칙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사건이 발생한 환경에 유사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 있다. 성폭력이 은밀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 역시 사적인 대화에서 발생했고,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진실규명이 쉽지 않다. 그리고 두 사건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가 위계관계에 놓여 있어 피해자 중심주의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일방적인 힘의 논리에 의해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 역시 가해의 입장에서 사건을 인식하거나 가해자를 옹호하고, 조직보위를 우선시하는 등의 관습적인 태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점은 지난 7월 7일 부천시청에서 복지관이 발표한 기자회견 자료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복지관은 기자회견문에서 대책위를 향해 “진정 원하는 것이 암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원종복지관을 초토화시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기관 비방 및 모략, 개인의 명예훼손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부장의 암 투병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온정에 호소하며 부장을 옹호하는 입장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복지관과 직원들에 대한 명예훼손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조직보위의 논리가 보인다. 
 ‘6월 8일 복지관 전체직원회의’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더욱 노골적이다. 당시 한 간부는 “이후로 더 이상 이번 이야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며 복지관이 보건복지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위탁이 어려워질 수도 있고, 위탁이 어려워졌을 때 여기에서 괜찮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라며 “모두 책임을 갖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누군가는 “10년을 이 기관에서 근무하면서 그 허무감을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회의가 마무리될 무렵 관장인 홍갑표 씨도 이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같은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일했다면 그 결과가 평가에 나타날 것”이라며 “목표를 놓친 것 같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말을 했다. 즉, 복지관이 당면한 현안에 주력해야 하지 않겠냐는 문제 제기인 셈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번 사건으로 임산부 직원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은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번 사태를 복지관 내에서 공론화했던 조재화, 이은주 씨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간부로 보이는 누군가는 “우리 10년의 조직문화를 와해시키고, 힘들게 하고, 상처를 남긴 부분들에 대해서 사람이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의 발언을 했던 부장도 이번 사태로 인해 자신도 “직접적인 피해자”라는 말과 “무너져버린 부장의 위신”을 우려하는 등의 발언을 했다. 그는 또, 복지관에 입사하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 해왔고, 그러던 중 병을 얻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이라며 복지관에 책임을 묻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일로 병이 악화된다면 이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복지관이 발표한 자료와 임직원 등의 발언에서 ‘피해자 중심주의’가 사건 해결의 원칙으로 세워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문제가 그대로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문제의 발언으로 피해를 입은 임산부 직원의 편에 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피해자 중심주의의 원칙을 제안한 이은주 씨는 “12년 조직문화를 무너뜨린” 사람으로 내몰렸다. 

 누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을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건 초기의 경위를 잠시 개괄하고 넘어가자.

 4월 17일과 18일 사건발생 직후 조재화 씨는 자신이 속한 지역복지팀에 이 문제를 공유했고 동료들은 부장의 발언을 모든 여성 직원의 문제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간부와 일반직원의 입장이 갈렸고, 그런 상황에서 이은주 씨는 관장에게 사태해결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4월 23일에 보냈다. 관장은 다음날인 24일에 이를 확인했고, 이후 먼저 부장을 면담한 다음, 4월 27일에 조 씨와 면담하며 대화로 원만하게 풀라는 제안을 했다. 
 이날 오후, 복지관 전체직원이 참여하는 ‘복지국가 토론회’ 학습이 열렸다. 이 씨는 이날 동료의 아픔을 외면하고 복지국가를 논하는 게 힘들다는 취지의 말을 해 문제가 됐다. 복지관은 이 씨의 발언을 이 사건이 내부에서 공론화된 계기로 보고 있다. 이후 이 사건에 대해 입단속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됐고, 이로 인해 조재화 씨는 5월 5일에 관장에게 피해자가 오히려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며 조직 구성원들을 위한 컨설팅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물론, 복지관은 입단속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단지 “정확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팀원들에게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조재화 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관장은 당사자들이 만나 오해를 풀라는 식으로 문제 해결을 이끌어갔고, 조재화 씨 역시 이 일로 다른 동료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아 관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5월 11일에 열린 복지관 전체직원회의에서 관장은 이 자리에서 “농담으로라도 사람에게 상처 줄 만한 말들을 하는 것은 우리 조직문화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를 전달하여 오해를 사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말로 사건을 정리했다. 이날 조재화 씨는 관장의 중재를 받아들였음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신의 입장이 무시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은주 씨는 그런 조 씨를 “관장님으로서는 최선인 것 같다”라며 다독였다.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돼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5월 18일에 열린 전체직원회의였다. 이날 회의가 열리게 된 배경에 대해 복지관은 보도자료(7월 7일)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암 치료로 휴직중인 부장이 본인도 직원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원했고, 과장 두 명도 본인들의 행위가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관장에게 섭섭함을 표시했습니다. 일반 직원들은 상황 전체를 모르는 상황에서 복지관 분위기가 술렁이기 때문에 사우회장 등이 상황을 전체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요청을 하여 관장은 5월 15일에 5월 18일 전체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는 회의를 소집합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5월 18일에 이은주 씨는 시어머니 제사 때문에 휴가를 낸 상태였고, 조재화 씨와 간부들의 입단속을 언급해 문제가 된 모 간사도 휴가였다. 물론, 복지관은 사전에 이들의 휴가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씨는 ‘5월 18일 전체직원회의’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미 사태가 마무리 됐고, 이 일로 인해 오히려 부장이 심기가 불편한 상황인데다, 조재화 씨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씨와 모 간사, 조재화 씨가 모두 참석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복지관 내부에는 이번 회의가 부장의 해명을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돌고 있었다. 위 기자회견 자료에서도 "부장이 본인도 직원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원했다"고 밝히고 있어 직원전체회의의 성격이 '부장의 해명을 위한 자리'로 추정될 만하다. 조 씨는 비록 휴가였지만 부장이 참석한다면 자신도 참석하기로 했다가, 부장의 불참 소식을 듣고 참석하지 않았다. 

 관장은 <개미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부장의 회의 참석 역시 만류했었다고 밝혔지만, 그러나 부장은 이날 10시경에 회의장에 들렸고 결국, 다른 한 쪽의 당사자들이 빠진 상황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뒤바뀐 가해자와 피해자

 복지관의 발표 자료에 정리된 당시 회의 내용을 보면, 이날 회의에서는 ‘5월 11일 전체직원회의’와 달리 몇 가지 문제점이 더 지적됐다. 그 내용은 이렇다.
  첫째, 부장 등 직원들이 농담으로라도 인격에 해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온 조직 문화. 둘째, 임산부(조재화) 직원에게 말을 전해 오해를 만들고 부담을 갖게 한 점. 셋째, 모 간사가 간부들의 동태를 전달하며 괜한 의혹을 키운 점 등이다. 그리고 이은주 씨의 행동도 문제가 됐다. 
 관장은 이 씨가 사실 확인도 없이 부장을 가해자로 규정하고, 부장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고 말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즉, 첫 번째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은주 씨가 복지관의 ‘일상적인 소통의 문화’ 또는 단순한 ‘농담’을 확대해석해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가해자·피해자 논리’로 당사자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가로막아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이 씨는 '쑥개떡 사업' 등 '대장동 생태공동체 만들기' 프로젝트에 여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그렇기 때문에 사건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직원전체회의가 열린 5월 18일 오후, 조재화 씨는 부장의 연락을 받고 부장의 집으로 찾아가 면담을 하며 부장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조 씨가 사과를 받아들인 이유는 우선, 부장이 암 투병 중이라는 점, 그리고 자신 역시 임산부라는 점, 그리고 문제가 확대돼 동료들까지 성가시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한다. ‘6월 8일 전체회의’ 녹취자료에는 당시의 사과 내용을 부장의 육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상처 줄 생각 없고, 조재화 선생한테 한 말이 아니기 때문에 조재화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못하겠다. 이 부분은 조재화 선생 본인한테도 했어요, 만나서. 그렇지만 어찌됐건 힘들게 한 부분에 대해서, 내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당연히 해야 된다고.”

 조재화 씨는 사태를 마무리하기 위해 부장의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심경고백을 통해 이날 부장의 사과가 “온전한 사과”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날인 5월 19일 지역복지팀에서는 조재화 씨가 부장으로부터 받은 사과 내용과 전체직원회의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은주 씨는 자신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책임자가 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크게 흥분했다고 한다. 6월 1일 이씨가 ‘5월 18일 전체직원회의’에 대해  ‘그룹카톡’에 올린 글에는 이러한 심정이 담겨있다. 

“문제 제공자이자 가해자를 보호하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든 자리였습니다. 조재화 샘과 조재화 샘의 입장에 섰던 두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박 간사, 이은주에게 원인을 돌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관장과 간부들이 부장을 감사(싸)며 이 문제를 덮으려 한다는 의혹이 생깁니다.”

 물론, 복지관은 이은주 씨의 문제 제기를 일축했다. 복지관은 ‘5월 18일 전체직원회의’에 대해 “정확하게 사실에 기반하여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자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씨는 5월 18일 회의에 대해 자신에게도 소명할 기회를 요구했고, 그래서 결국 ‘6월 8일 전체직원회의’가 열리게 됐다. 2시간 26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는 이 씨의 휴대폰으로 녹음됐다. <개미뉴스>는 그 파일을 입수해 녹취록을 작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회의 내용을 정리했다.

 12년 조직문화를 무너뜨린 이방인

 앞서 언급한 것처럼, ‘6월 8일 전체직원회의’의 분위기는 조재화, 이은주 씨를 성토하는 상황으로 흘렀다. 이날 관장 홍갑표 씨는 지난 4월 27일(월) 복지국가 토론회(전체직원이 참여하는 토론식 직원학습)에서 이 씨가 한 발언에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4월 27일은 이은주 씨가 보낸(4월 23일) 이메일을 관장이 확인하고 조재화 씨와 면담을 하기로 돼 있던 날이기도 했다. 그러나 면담 결과, 조재화 씨는 관장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가 무너졌다고 심경고백 글에서 밝힌 바 있다. 조 씨에 따르면, 관장은 주로 부장의 입장을 변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복지관은 관장이 “상처받은 부분에 대해서 당사자 간에 시간을 갖고 진정성 있게 대화하고 사과 받았으면 좋겠고, 우리는 서로 물리쳐야 할 사람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독였다고 주장했다. 
 4월 27일, 관장과 조재화 씨의 면담이 있은 후, 복지국가 학습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문제가 된 이은주 씨의 발언은 토론회 말미에 나왔다. 토론은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한 논의로 흐르고 있었고, 이와 관련해 발언을 앞두고 있던 이 씨의 눈에 문득 조재화 씨의 무거운 표정이 들어왔다. 이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조 씨의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이 미어졌다”고 했다. 결국 이 씨는 뜻하지 않게, 준비하지 않은 말을 전체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하고 말았다.

“동료의 아픔을 외면하고 복지국가에 대해 토론하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그러자 몇몇 간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누군가는 “우리는 복지국가에 대해 토론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냐”고 했고, 또 누군가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를 바라느냐”고 했다. 이때 이은주 씨는 “그건 아니”라며 뒤로 물러섰다. 직원들이 과민하게 반응하자 이 씨도 당황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사무실로 돌아와 조재화 씨에게도 “의사를 묻지 않고 이야기를 꺼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직원들의 침묵에 서운하던 조 씨는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다시 ‘6월 8일 전체회의’ 상황으로 돌아가면, 관장은 이은주 씨의 말을 “한 사람의 인권을 지킨다는 명목 하에 다른 전체 직원들의 생각과 판단을 무시하고 외면”한 처사이고, 전체 직원 학습시간에 하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 씨는 자신이 조재화 씨의 입장이었다면 복지국가를 토론하는 자리가 “폭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며 힘든 처지의 동료를 외면할 수 없어 했던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한 간부는 이 씨에게 “선생님이 생각하는 동료는 누구냐”며 “조재화 선생님만 동료냐”라고 쏘아붙였다. 

 이외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이은주 씨가 제안한 ‘피해자 중심주의’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이 중요시 되는 이유는 사건(성폭력 또는 인권침해)이 위계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건의 당사자가 평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한다. 또, 피해자 중심주의는 사건을 조사하거나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재차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원칙이다. 그래서 권력관계에서 강자인 가해자가 피해자와 접촉하는 것을 제한한다. 그리고 사건을 해석하거나 규정하는 말조차도 가해자의 관점이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은주 씨는 사건 해결의 원칙으로 피해자 중심주의를 주장하며 부장과 조재화 씨가 민주적이고 평등한 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말로 인해 이 씨는 관장과 직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야 했다. 즉, 이 씨의 말이 ‘복지관이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곳’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해석된 것이다. 이 씨의 말은 곧 복지관의 직급체계를 부정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이에 대해 ‘6월 8일 전체직원회의’에서 부장은 이런 말을 했다. 

“민주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시정을 해야죠. 근데 이 속에서 이런 발언을 할 만큼 직장생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저는 아닌 것 같아요. ... 민주적이지 못한 관장님, 부장님한테 무슨 사업을 의논을 합니까? 그거 못하잖아요, 그럴 수가 없잖아요. ... 어떤 슈퍼비전이나 어떤 지시사항이나 이런 것을 안 받고. 그럼, 선생님 혼자 일 하셔야죠.”

 관장 홍갑표 씨 또한 모든 사회복지관이 직급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것이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이유가 무엇인지 재차 이은주 씨에게 질문했다. 그러나 이 씨의 주장이 직급체계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씨는 직급에 의해 형성되는 위계가 사건 해결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한 것인 반면, 복지관의 임직원들은 “12년 조직문화가 부정당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사건에 대한 책임은 이은주, 조재화 씨에게로 돌려졌다. 이들이 부장의 발언을 공론화해 복지관이 괜한 내홍에 휩싸였고, 이로 인해 직원들의 우애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손상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은주 씨는 복지관의 12년 조직문화를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것으로, 복지국가도 논할 자격이 없는 반인권적인 조직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 됐다.

 이제 복지관 안에서 이 사건의 가해자는 이은주와 조재화 두 사람이 되었고 복지관은 피해자가 되었다. 그리고 당초 ‘임산부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됐던 이번 사태는 ‘6월 8일 전체직원회의’에서 새롭게 규정되고 있었다.

 농담은 인권침해가 될 수 없을까

“왜, 제가 가해자예요, 이은주 선생님? 판결을 왜 이은주 선생님이 하는 거죠?”

 이 말은 ‘6월 8일 전체직원회의’에서 나온 부장의 발언이다. 부장은 자신이 가해자라는 것을 극구 부정했다. 아니, 부장은 오히려 자신을 이번 사태로 인해 고통을 겪은 “직접적인 피해자”로 규정했다. 관장 홍갑표 씨는 이은주 씨가 부장을 가해자로 규정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알고 보면 단순한 ‘농담’이었고, 당사자가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 수 있는 문제였는데 이 씨가 성급하게 결론을 내고 이를 사건으로 점화시켰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미뉴스>는 첫 번째 기사에서 문제의 발언이 가벼운 농담 수준으로 보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오히려 그간에 벌어진 정황은 조재화 씨의 기억이 사건의 실제 모습에 가까울 것이란 짐작을 갖게 한다. 그런데 과연, 농담으로 한 말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을까? 

 2014년 11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국내 언론사에 ‘장애인 보도준칙’ 및 ‘인권보도준칙’을 준수해 달라며 “방송, 신문 보도에서 장애인 비하표현이 사용되지 않도록 관심과 주의”를 가져달라는 의견표명을 했다. 
 인권위가 이러한 권고를 하게 된 배경에는 보도에 흔히 사용되는 관용적인 표현이 문제가 됐다. 예를 들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쓴다거나 답답한 심정에 대해서 ‘벙어리 냉가슴’이라는 식의 표현이 그렇다. 인권위는 이러한 표현에 대해 “불특정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한 이들에게 “억압과 멸시의 감정을 갖게 할 수 있고, 동등한 권리의 향유자로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발표에 따르면 언론의 이런 표현에 대해 2013년에 진정된 건만 174건에 달했다.
 인권위의 발표는 표현의 목적과 달리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조금만 시각을 달리하면, 복지관이 이번 사건을 인권침해로 규정하는 것을 부인하며 내놓은 해명들은 오히려 그들의 조직문화에 깃든 인권감수성의 수준을 대변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관장 홍갑표 씨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농담으로라도 사람에게 상처 줄 만한 말들을 하는 것은 우리 조직문화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에서 관장의 태도는 이은주 씨와 상반됐다. 이은주 씨가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워 약자를 보호하려 했던 반면, 관장은 조직 보위를 우선시 했다. “화이부동하려 했으나 동이불화로 전개되는 상황들이 안타깝다”는 관장의 말은 이런 점을 잘 보여준다.

사회복지사 대부분, 인권침해 직간접적 경험 있다

 이미 우리사회에 인권침해에 노출되기 쉬운 사회복지사의 근무환경이 문제가 된 바 있다. 2013년 12월에 인권위가 발표한 『2013 사회복지사 인권상황 실태조사』에는 사회복지사가 놓인 근무환경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조사돼 있다. 위 연구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사회복지사의 근무환경 가운데 “폐쇄적인 의사소통구조”를 문제로 지적했다.

“사회복지기관이 상명하달식의 의사소통 구조를 여전히 갖고 있으며, 팀장을 통하지 않으면 개별 사회복지사의 의견이 더 위의 의사결정과정으로 전달 될 수 없는 폐쇄성을 지적하였다. 특히, 고충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나 담당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고충이 아닌 이용자의 고충을 처리하는데 집중하고 있어, 직원들의 고충이 처리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2013 사회복지사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3. 318쪽)

 게다가, 면접자 대부분이 폭언과 폭행, 성희롱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가 있다는 위 연구의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자료에 따르면, 상급자에 의해서는 주로 폭언과 성차별적 대우가, 클라이언트로부터는 폭언과 폭행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사회복지사들이 이런 피해를 입더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거듭 지적했듯이, 이번 사건의 쟁점인 문제의 발언은 가볍게 여길 만한 것이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설사 그것이 농담이었다 하더라도 복지관이라는 기관의 성격상 그 심각성은 여느 조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직급 또는 위계관계에 따라 강자와 약자로 뚜렷이 나뉜다는 점, 문제를 접한 지역복지팀 동료들도 부장의 발언을 여직원 전체에 대한 인권침해로 간주해 사과 요구가 필요하다고 인식을 공유한 사실 등으로 미루어보아 사건 초기 이은주 씨의 대응에 문제의 소지는 없어 보인다.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내세워 부장과 조재화 씨의 관계가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제안 역시 적절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4월 27일 복지국가 토론회에서 이 씨가 한 발언을 ‘조직을 부정'한 것이라거나 '동료의 인권을 외면한 조직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하는 것 역시 지나치다. 더구나 이 씨는 ‘5월 11일 전체직원회의’를 통해 관장이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보고 더 이상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럼에도 복지관은 사건의 책임을 이은주, 조재화에게 돌렸다. 오히려 복지관은 이번 사태를 통해 조직 내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재화 씨는 여전히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지관 측은 조 씨가 여러 차례 입장을 번복한 것을 문제 삼아 그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점은 한편으로, 그가 양단을 오가면 겪었을 심리적 갈등이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 씨는 부장과 자신의 건강상태, 주변 동료들에게 끼칠 피해 등이 걱정돼 사과를 받아들이고자 했었지만, 유일하게 자신의 고통을 공감해준 이은주 씨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이익을 얻게 된 것에 심한 자책감을 느꼈다. 

 6월 29일, 1년 계약직이었던 이은주 씨는 복지관으로부터 계약만료를 통지받았다. 복지관은 계약에 따라 고용관계가 자연히 소멸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씨의 계약만료 역시 석연찮은 면이 없지 않다. 

※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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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종합사회복지관은 <개미뉴스>의 이근선 운영위원의 이름이 ‘부천원종종합복지관의 성차별․인권침해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명단에 포함된 것을 꼬집어 기사의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개미뉴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객관적인 취재와 보도를 위해 노력했음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개미뉴스>는 취재와 기사작성 과정에서 양측의 주장과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부분만 사실로 간주했다. 서로 엇갈리는 내용은 주장으로 간주했고, 이를 인용할 때에는 양측의 입장을 모두 반영했다. 더불어, 양측의 주장은 주로 공식적으로 발표된 자료를 참고했으며 특히, 6월 8일에 열린 복지관의 직원전체회의 녹취록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6월 8일 직원전체회의’는 사건의 책임 소재가 부장에서 이은주, 조재화 씨로 바뀌게 된 상황에 대해 이 씨가 항의하여 마련된 자리였다. 이러한 점 때문에 복지관 측은 ‘6월 8일 직원전체회의’만으로는 사건의 전체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6월 18일 전체직원회의’ 회의록을 추가적으로 참고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개미뉴스>는 회의록 작성자가 이번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돼 있고, 기계적으로 작성된 기록물이 아닐 경우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은주, 조재화 씨와 대책위 등의 주장에 대해 복지관이 여러 차례 반박과 입장표명을 해왔고, <개미뉴스>는 이를 복지관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간주했다. 
 추후, 복지관과 대책위 양측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증거를 제공하며 기사에 대한 정정을 요구할 경우, 후속보도를 통해 이를 알릴 예정임을 또한 밝혀둔다. <편집자>

강창대  kangc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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