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을 죽음으로 내몬 아현2구역 재건축, 끝이 아니다

이근선l승인2018.12.20l수정2018.12.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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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철/ (전)노동당 성북당협 위원장

아현2구역 재건축사업 과정에서 강제수용에 이은 강제철거로 절망한 세입자 박준경 님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용산참사 10주기를 앞둔, 그리고 서울시가 12월부터 동절기 강제철거를 금지한다고 밝힌 그 직전에 벌어진 일이다.

세입자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재건축사업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주대책이 어느 정도 명시되어 있다고 하는 재개발사업, 근본적으로 공익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원거주민, 생계를 꾸려온 영업권자들의 삶의 터전을 강제 수용하는 문제에 대해 돌아봐야 할 때다.

2018년 12월 18일, 서울시 성북구 길음1재정비촉진구역에 홀로 남아 대책을 촉구하고 있는 남상혁, 진지원 가족 자택 앞에 조합과 1천명 조합원 일동 명의로 걸린 현수막이다. 내용도 왜곡되어 있고, 강제수용 했다며 해당 가족이 수 년 동안 살아온 집을 조합이 자기 집이니 나가라고, 버젓이 현수막을 걸었다.

▲ @사진제공 ; 길음1구역대책위
▲ @사진제공 ; 길음1구역대책위

이들이 현수막을 통해 비방한 철거민들은, 현금청산자 가족으로 70평정도 되는 집에 오랫동안 자녀들과 살아왔다. 다른 구역과 마찬가지로 실거래가는 고려하지 않은 감정평가가 내려졌다. 이의제기를 통해 8억여 원까지 이끌어냈지만, 여전히 터무니없이 낮게 평가된 것이다.

공익, 주거공공성을 고려해야 할 사업이 오히려 주거하향을 부추기고, 주거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원주민 100명 중 10명 외에는 떠나야 하는 개발이 과연 공익을 위한 개발인가. 건설자본과 토건세력, 일부의 배만 불릴 뿐이다.

더욱이 최근 성북구 도시분쟁조정위원회도 조합에 추가 대책에 대해 권고한 바 있으나, 조합장은 이를 거부했다.

▲ @사진 제공 : 장위7구역철거민대책위
▲ @사진 제공 : 장위7구역철거민대책위

길음1구역과 인근 장위뉴타운 장위7구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비슷하다. 지난 2월 말, 장위7구역조합원모임이라는 이름의 현수막이, 대책을 호소하며 투쟁하고 있는 현금청산자 조한정 씨 부부의 집 인근에 걸렸다.

‘수평이동’을 요구하는 현금청산자, 현실적인 영업손실대책을 요구하는 공장세입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알박기’ 등 인신공격이었다. 5월까지 이어진 강제집행과 강제퇴거 사태 당시, 조합이 고용한 철거용역까지 조한정 씨 부부에게 “내 집에서 나가”라고 위협했다. 

길음1구역과 장위7구역 모두 조합장이 해당 지역구 구의원 출신이다. 당시 성북구의회 재개발 분야를 담당하는 상임위 소속이었다.

아현2구역 故 박준경 님 사망사건 이후,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 등 서울시가 입장을 다시 밝혔다. 그러나, 아현2구역과 마찬가지로 서울시 노원구 공릉1재건축구역(태릉현대) 주민들이 12월 직전 벌어진 강제철거로 거리를 떠돌고 있다. 장위7구역 조한정 위원장 부부처럼 노숙하는 철거민들도 많다.

“여기 사람이 있다”토지 등 소유자 75% 이상의 동의만 있으면, 전면철거식 아파트 정비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대한민국.

가족과 함께 계속 살고 싶거나, 영업을 계속 하고 싶은 원주민, 세입자들은 소수의견이라는 이유로, 혹은 세입자이니 어떤 권한도 없다면서 강제수용을 당하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 주택조합개발, 심지어는 골프장 개발 등의 명목으로 111개에 달하는 법에 의해 강제수용이 합법이라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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