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집중과 연대로 승리하는 투쟁 - 명분 있는 투쟁에 집중하자!(주석 1) 

▲ 김정호 박사(북경대 졸) 현재 울산에서 노동교육에 종사

금속노조 18만6천의 조합원과 수백 개의 사업장 내에는 현대차지부처럼 규모와 사회적 파급 면에서 핵심사업장으로 주목 받는 곳도 있고, 그보다는 작지만 정부와 자본 측의 뻔뻔한 태도로 인해 사회적 투쟁 명분이 분명한 사업장도 있다.

흑자 폐업 한 외자기업 한국게이츠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현대위아 평택공장 비정규직 투쟁이 그 대표적이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이러한 투쟁들을 전국적으로 집중시켜 “18만 조합원의 힘으로 완전승리”를 쟁취해 내지 못하고 있다.

(1) 흑자 폐업한 한국게이츠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한국게이츠 투쟁을 통해 론스타, 쌍용자동차 투쟁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고 어떻게든 변화시키고자 노력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다행히도 외투법(외자투자법) 관련해서 각계각층에서 논의가 되었고 입법 발의를 위한 준비도 되고 있기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승리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동지들께 약속도 했지만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후회 없이 투쟁했습니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싸워온 투쟁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다시는 한국게이츠와 같은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투쟁하겠습니다.” (한국게이츠 지회장 채붕석 동지 페이스북 중에서)

▲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이 투쟁 중 현대자동차를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있는 모습

지난 2020.6.26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한국게이츠가 일방적인 폐업 공고를 내고 7월 31일 폐업하며 147명의 노동자를 해고 했다. 이 과정에서 ‘폐업공고’라는 요식행위만 있었을 뿐, 노조와 단 한 번의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

한국게이츠는, 지난 30년간 매년 평균 60억 이상의 순이익을 낸 흑자 기업이다. 노동자가 청춘을 다해 일궈냈던 성과는 재투자 없는 1,000억 이상의 주주배당과 자본유출로 빼돌려졌다.

한국게이츠는 국내 생산시설을 폐쇄하면서 판매법인은 남겨, 중국산 제품을 현대차, 기아, GM대우에 납품을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게이츠 노동자는 말한다. “현대차에서 중국 부품을 못 받겠다고 하면 끝날 일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지난 7월 그린뉴딜의 핵심정책으로 자동차산업에 수십조 원의 세금을 퍼붓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현대차는 최대의 수혜를 받는 기업이 된다.

그런데, 현대차는 정작 흑자기업인 1차 협력업체 한국게이츠의 폐업사태를 방치하고 있다.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은 이렇게 묻는다. “외국자본의 농간으로 흑자 우량기업이 고의로 폐업되고, 수십 년을 일한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났는데, 자동차산업 장밋빛 전망이 가당키나 한 소린가?”

한국게이츠 조합원들은 폐업에 반대한 투쟁 초기에 대구에서 현대차 울산공장까지 일주일에도 며칠씩 원정투쟁을 벌였다. 각 공장 문을 돌아가며 선전전을 벌이면서 관심을 가져줄 것과 연대를 호소했다.

530여일 점거농성, 단식투쟁 등 해볼 수 있는 투쟁은 다했다는 한국게이츠 조합원들의 절규에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 GM대우지부는 무엇을 했는가?

또 금속노조는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의 연대투쟁을 끌어내기 위한 투쟁을 기획해 본적이 있는가?

이렇듯 금속노조 본조 차원의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2020.11.3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자체 투쟁선포식을 갖고 11월 4일부터 한국게이츠 공장부지를 인수한 대성산업 본사가 있는 서울로 무기한 상경투쟁을 결의했다.

금속노조의 조직체계 상 한국게이츠는 대구지부에 속하며, 또 지역이 대구이니 만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나섰던 것이다.

“그간 한국게이츠지회는 국회와 청와대, 미 대사관, 현대자동차 공장과 본사 등 전국 각지를 찾았다. 지금껏 공장과 시청 앞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8월부터 71일간 단식농성까지 진행했다. 그럼에도 손해배상·가압류조차도 철회하지 않았다. 정부는 산업전환 시기, ‘한국게이츠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한 법과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속대구 11-70호 2021.11.5.)

11월 3일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한국게이츠 투쟁 결의건’ 단일 안건으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대구지부 삼천 조합원은 한국게이츠 투쟁을 함께 끝까지 책임진다.” “한국게이츠 투쟁 승리를 위한 생계지원금으로 조합원 1인당 5천 원씩 삼 개월을 지원하고 이후 투쟁이 계속될 경우 관련해서는 재논의 한다.”고 결의하였다. (주석 2) (금속대구 11-70호 2021.11.5.)  

 

위 <표1>을 보면, 지난 해 전국노동자대회 기간에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현대차, 기아차지부는 참가 대상에서도 빠졌다. 금속노조가 이 투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금속노조는 지금 조직 형식주의에 매몰되어 한국게이츠처럼 전국적으로 상징성 있는 투쟁을 대구지부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에만 내맡겨 두고 있다.

당연히 금속노조 본조 차원에서 적극 개입하여 산하 기업지부인 현대차와 기아차, GM대우 지부를 적극 끌어 들여야만 한다. 이는 원-하청 노동자 연대라는 전략적 과제를 달성하는데 있어 의미가 큰 사업이다.

한국게이츠 투쟁을 왜 현대차, 기아차와 분리시키려는 것인지 많은 활동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 역량을 분산시키지 않고 집중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금속노조는 앞으로 이런 투쟁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2) 현대위아 평택비정규직지회 투쟁 

현대위아 평택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차별과 착취를 끊어 내기 위해 2013년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를 설립하였다.

2014년 1차 불법파견소송을 진행하여 2016년 1심에서 승소하였으며, 2018년 2심에서도 승소하였다. 최종적으로 2021.7.8 대법원에서 64명 조합원이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들의 뒤를 이어 2차 소송자 33명도 2021.9.28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이들 현대위아 평택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은 지금도 “불법파견 현행범을 구속하라”, “법원판결대로 직접 고용하라”며 578일차 천막농성(2021.12.21. 현재)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법원 판결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현대차재벌 때문이다. 비정규직지회는 ‘대법원 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5개월 째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현대위아 평택비정규직지회 최근 투쟁 경과(주석 3)] 2021.7.8. 불법파견 1차 소송자 64명 대법원 승소 2021.8.18. 원청 노무팀과 울산에서 대법판결이행 교섭(교섭장소를 울산으로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 있었으나 일단 참석해서 추이를 보는 것으로 함) 2021.8.25 현대위아 특별 교섭2차(평택) 2021.9.1.특별교섭 3차(창원) 2021.9.8 특별교섭 4차(평택) 2021.9.10. 대법원 승소자 64명 9월 10일 임금 지급 합의, 복귀 추후 교섭 2021.9.28. 불법파견 2차 소송자 33명 서울고등법원 승소. 2021.9.29 특별교섭 5차(창원) 2021.10.6. 축소교섭(창원) 2021.10.13. 특별교섭 6차 2021.10.19. 특별교섭7차(창원) 2021.10월.26 특별교섭 8차(평택) 2021.11.9 특별교섭 9차

 

현대위아는 모듈과 엔진 등 자동차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차 계열사이다.

정규직이 1천1백 명 정도인데 비해, 비정규직은 2천5백 명으로 그 두 배가 넘는다.

특히 위아 엔진공장은 비정규직 노동자 전용 공장으로, 저임금에 기초하여 현대차 정규직(엔진사업부)과는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현대차재벌은 이 같은 경쟁구조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완성차 정규직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불법파견 철폐투쟁은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내부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위아 비정규직평택지회의 투쟁을 계기로 현재 부품사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은 지난 7년의 긴 기간 동안 자본의 갖가지 탄압을 이겨내면서,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냈다.

특히, 현대모비스와 함께 자동차 핵심 부품사로 손꼽히는 현대위아 사내하청의 불법파견 판결은 그 의의가 크다. 자본 측이 노조를 거부하고 불법파견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급속히 확산시킨 ‘비정규직 전용공장’에 대해 불법파견 판결이 내려진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위아는 물론 현대모비스의 비정규직 전용공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곧 하청 및 비정규직 노동자를 통한 무노조·저임금 착취구조를 안착시키려는 현대차 자본에 대한 상당한 타격이 된다.

이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한 현대위아 비정규직평택지회의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 전환 투쟁에 금속노조 및 ‘위아 정규직지회’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본문 주석] 주석 1) 이하 내용은 [김남수, 2021년, <위기의 민주노조운동, 금속노조 전면개조로 돌파하자!>]에서 필자가 관련 내용을 뽑아 약간의 정리를 보탠 것임 주석 2) 투쟁중인 한국게이츠 조합원 19명은 금속노조 장기투쟁대책기금을 2021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간 매월 1,988,800원씩 지급 받았다. 주석 3) 11-2-5차 비정규대표자회의 회의결과 21.8.17 참가단위 현황 공유. 출처 : 11기52차 중집위 회의자료

* 위 주장에 대한 이견이나 다른 주장이 있다면, 언제든지 개미뉴스에 싣도록 하겠음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와 함께하는 방법 4가지>

1. 기사 공유하기 ; 기사에 공감하시면 공유해 주세요!~

2. 개미뉴스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gaeminews/?pnref=lhc

3. 개미뉴스에 후원금 보내기 ; (농협 351-0793-0344-83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4. 개미뉴스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jIWEPBC4xKuTU2CbVTb3J_wOSdRQcVT40iawE4kzx84nmLg

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